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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버핏·앤트로픽, 동시에 움직인다, 역사상 최대 IPO 러시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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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 스페이스X 주당 135달러, 시총 1750조 원 목표로 6월 12일 나스닥 상장에 돌입
  • 버크셔 해서웨이 후계자 그레그 아벨, 단 이틀 만에 약 24조 원을 집행
  • 앤트로픽, IPO 비공개 신청서 SEC에 제출

자본시장에서 벌어지는 일

6월 4일, 월가 모든 시선이 한 방향을 향한다. 스페이스X의 기관 투자자 대상 로드쇼가 이날 공식 개막했다. 6월 11일 가격 결정, 12일 나스닥 데뷔. 티커는 ‘SPCX’. 목표 시가총액은 1조7500억 달러(약 2500조 원)다. 사우디 아람코가 2019년 수립한 세계 최대 IPO 기록을 세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같은 주 버크셔 해서웨이는 단 이틀 사이에 주택건설사 테일러 모리슨을 68억 달러에 인수하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총액 168억 달러(약 24조 원). 그리고 AI 안전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SEC에 IPO 비공개 신청서를 조용히 제출했다.

우연이 아니다. 자본시장에서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그 방향은 우주·국방, 그리고 AI다.


스페이스X 상장: 열기와 냉각수 사이

역대 최대 IPO, 그러나 고평가 논란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의 고정 공모가로 로드쇼를 시작했다. 이 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1조7700억 달러로, 현재 테슬라(약 1조6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시가총액 7위에 해당한다.

2025년 매출 186억7000만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주가매출비율(P/S) 약 94배에 달한다. 로켓 스타트업 로켓랩은 118배, 팔란티어는 81배, 테슬라는 17배 수준이다. 2025년에 순손실로 전환한 탓에 PER 기준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독립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적정 가치를 7800억 달러로 산정했다. 이는 IPO 목표 가치의 절반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수익을 내는 사업부는 스타링크뿐이며, AI 사업과 발사 사업은 2025년에도 수십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적자 기업에 2500조를 베팅하는 이유

스페이스X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기술과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화성 탐사, 우주 AI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고평가 논란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까닭은 단순하다. 이 회사가 실패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올해 초 자신의 AI 스타트업 xAI를 스페이스X와 250억 달러에 합병했다. 이 거래는 독립 검증 없는 관계자 거래(related-party transaction)였다. 이로 인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약 1조5000억 달러에서 현재 수준으로 상향됐다. 비판론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머스크는 리테일 투자자 배분 비율을 30%로 책정했다. 통상 IPO 물량의 10% 수준인 리테일 배정을 세 배로 늘린 것이다. IPO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로드쇼 일정도, 가격 범위 제시 없이 고정 공모가로 직행한 것도, 나스닥100 조기 편입 추진도 모두 기존 공식을 무시한 행보다. 머스크답다.

상장 전초전: 부품사들의 행진

스페이스X 상장 직전 관련 기업들의 IPO 러시가 먼저 시작됐다. 드론 제조사 벡스(4월), 신호 정보 기업 호크아이 360(5월), 그리고 스페이스X 로켓 부스터 착륙 시스템 부품을 납품하는 어플라이드 에어로스페이스(6월)가 줄줄이 나스닥에 입성했다. 수십 년간 방산 기업을 보유하던 사모펀드들이 엑시트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버크셔 해서웨이, 달라졌다?

아벨의 선택 ① 테일러 모리슨 인수

버크셔의 새 CEO 그레그 아벨은 주택건설사 테일러 모리슨을 68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는 이 회사를 버크셔 산하 클레이튼 홈즈의 기존 주택 사업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선행 PER 기준 12배. 시장 평균(약 24배)의 절반이다. 워런 버핏이 찰리 멍거의 조언을 받아들여 수십 년 전 폐기했던 ‘싸고 평범한 회사 줍기’, 이른바 담배꽁초(Cigar Butt) 전략이 부활했다. 버핏이 애플 투자로 증명한 ‘훌륭한 회사를 적정 가격에’가 아니라 ‘싼 회사를 헐값에’다.

아벨은 버핏과 달리 ‘적극적 경영자’로 알려져 있으며, 피인수 기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버핏 방식에서 벗어나 계열사 간 시너지와 통합 효율을 추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벨의 선택 ② 알파벳 100억 달러

버크셔는 알파벳 AI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한 800억 달러 규모 주식 발행에 참여해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버크셔가 알파벳에 처음 투자한 것은 2025년 3분기였다. 이후 세 분기 연속 지분을 늘렸고, 이번 투자로 알파벳은 코카콜라와 함께 버크셔의 5대 보유 종목에 진입할 전망이다.

버핏은 불과 몇 달 전인 올해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AI 투자는 ‘도박’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그의 60년 투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이었다. 아벨은 그 철학을 취임 5개월 만에 걷어냈다.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은 올해 1분기 기준 3802억 달러였다. 이 막대한 현금이 수년째 주가 발목을 잡는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S&P 500이 지난 1년간 34% 오르는 동안 버크셔는 오히려 13% 빠졌다. 아벨은 그 압박에 응답했고, 댐을 열기 시작했다.


앤트로픽의 두 얼굴

$47B 런레이트, 비공개 S-1 제출

앤트로픽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SEC에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올해 5월 연간 매출 런레이트가 470억 달러로 불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 말 90억 달러에서 급증한 수치다.

앤트로픽은 지난주 기업가치 기준으로 오픈AI를 제치고 AI 스타트업 1위에 올랐다. 시리즈 H 투자 유치 후 기업가치는 약 9650억 달러로 1조 달러에 육박한다.

‘미토스’의 힘, 그리고 머스크와 기묘한 동거

앤트로픽의 IPO 스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토스(Claude Mythos Preview) 모델이다. 미토스는 고급 사이버 보안 역량을 갖춘 AI 모델로, 앤트로픽이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이라는 사이버 보안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소수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이 모델 존재가 트럼프 행정부의 AI 사이버 보안 행정명령을 촉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토스는 이미 수천 건의 심각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식별했다. 광범위한 배포 전 이를 먼저 수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공개 범위가 제한됐다. 현재 앤트로픽은 유럽 사이버 보안 기관 ENISA에도 미토스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구도가 등장한다.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와 콜로서스 1·2 시스템을 통한 GPU 용량 접근 계약을 체결했다. 즉, 머스크의 그록(Grok)과 앤트로픽 클로드는 경쟁 관계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머스크 인프라 위에서 돌아간다. 머스크는 경쟁사에게 컴퓨팅을 팔아 수익을 거두고, 그 돈으로 화성 탐사 비용을 댄다. 양측 모두에게 합리적인 거래다.

앤트로픽은 공식 S-1이 투자자에게 전달되기 최소 15일 전까지는 세부 재무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스페이스X는 4월 1일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하고 5월 20일 공개 서류를 공시했다. 앤트로픽 상장 타임라인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다.


거품인가, 혁명인가

세 가지 사건이 같은 주에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모펀드의 엑시트, 버크셔의 AI 베팅, AI 기업들의 IPO 레이스. 자본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하나의 섹터로 몰리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말한다. 1990년대 인터넷 혁명 당시에도 시장은 닷컴 버블 이전까지는 과열로 보였다고. 그러나 아마존을 버블 고점에서 샀더라도, 장기 보유했다면 결국 승자가 됐다고.

비관론자들은 말한다. 스타링크만 흑자를 내는 스페이스X에 2500조가 적절한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앤트로픽에 1000조 가치가 타당한지를 묻는다.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 투자자들이 상장 후 더 매력적인 가격에 주식을 살 기회가 올 것이라며 IPO 직접 참여에 신중할 것을 권고했다.

보수의 화신으로 불리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후계자조차 AI 테이블에 앉았다. 그 의미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같은 데이터가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진다. 지금 자본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의 본질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당신은 이것이 혁명이라고 믿는가, 아니면 버블이라고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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