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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을 망치는 건 종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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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 성격이 아니라 행동 패턴이 문제다
  • 20대 남성이 수익률 꼴찌인 이유
  • 리스크는 ‘위험’이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주식 앱 알림이 울릴 때마다 화면을 확인한다. 커뮤니티에서 남의 수익 인증 글을 보면 조급해진다. 급기야 ‘나도 저 종목 들어가야 하나’ 생각한다. 대한민국 투자자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상이다. 그런데 이 반복되는 행동 패턴이 바로 수익률을 갉아먹는 주범이라면?

아주대학교 인지심리학과 김경일 교수와 부동산·투자 전문가 이광수는 최근 대담에서 놀라운 사실을 짚어냈다. 투자 수익률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종목 선택 능력도, 타이밍을 읽는 감각도 아니었다.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아느냐였다.


“투자 잘하는 성격은 따로 없다”

흔히 사람들은 묻는다. “대담한 성격이 투자를 잘하나요, 아니면 신중한 성격이 유리한가요?” 김경일 교수의 답은 단호하다. “성공하는 성격은 따로 없습니다.”

인지심리학에 따르면 IQ와 성격은 20세 이후에는 거의 변하지 않는 상수에 가깝다. 즉, 성격을 바꿔서 투자를 잘하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방향이 잘못되었다. 진짜 질문은 “어떤 내 성격이 투자 판단을 왜곡하는가?”

행동금융학의 선구자 벤저민 그레이엄은 지능형 투자를 “두뇌보다 성격에 더 가까운 특성”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성격 자체의 우열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투자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 핵심임을 시사한다.

또 핵심 통찰 하나가 있다. 사람들은 성공 사례를 쫓으려 한다. 유명 투자자의 강연을 듣고, 수익 인증 글을 탐독한다. 그리고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김경일 교수는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성공 방식은 성격적으로 나에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나와 비슷한 성격의 사람이 저지른 실패 사례를 배우는 것이다. 실패 사례는 어떤 함정에 빠지면 안 되는지를 알려주는 ‘부정적 롤모델’ 역할을 한다. 동기부여가 아니라 리스크 회피 관점에서 타인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 이것이 심리학이 가르쳐주는 투자법이다.


숫자가 증명한다

데이터는 냉정하다. NH투자증권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60대 이상 여성 주식 투자 수익률이 26.9%로 가장 높았다. 40~50대 여성들은 그 뒤를 이었다. 20대 남성 수익률은 19%로 전체 꼴찌였다.

20대 낮은 수익률의 핵심 원인은 회전율이었다. 20대 남성의 회전율은 68.33배(6,833%)로 모든 연령 중 가장 높았다. 쉽게 말해, 가장 열심히 사고 팔았지만 가장 낮은 성과를 냈다는 뜻이다.

반면 수익률이 좋은 10대의 경우, 보유 주식 대부분이 부모가 선물한 것이었다. 이에 매매를 거의 하지 않았다. 결국 회전율이 낮을수록 수익률이 높다는 사실이 연령대를 막론하고 일관되게 나타났다.

증권 전문가들은 남성 투자자의 과잉 확신이 잦은 매매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익률 상위권인 40~60대 여성들은 우량종목에 집중했다. 또, 단기적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투자하는 성향이 강했다고 NH투자증권은 설명했다.

김경일 교수는 여기서 “군인 효과”를 언급한다.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은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되어 주식 앱을 자주 볼 수 없다. 그 결과 의도치 않게 매매 빈도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수익률이 개선되었다. 매매를 자주 할 수 없는 환경이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낳았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투자 앱 접근 빈도를 스스로 제한하거나, 알림을 끄거나, 특정 시간대에만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라. 이렇게 ‘시스템적 허들’을 만드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실질적 방법이다. 인지심리학은 이를 뒷받침한다.


리스크를 다시 정의하다

많은 투자자들이 리스크(Risk)를 ‘손실 가능성’으로 번역한다. 이 번역은 잘못됐다.

김경일 교수는 투자에서의 리스크를 “내가 모르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 즉 불확실성”이라고 알려준다. 위험(Danger)이 이미 알려진 나쁜 결과라면, 리스크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 그 자체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험을 줄이려면 더 좋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예측 불가능한 변수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

비유가 명쾌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간은 단거리 운전보다 훨씬 정확하다. 변수가 많을 것 같지만, 거리가 길수록 개별 돌발 변수들이 평균화되기 때문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계열을 길게 가져갈수록, 즉 장기 투자를 할수록 예측하지 못한 단기 변수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이 말은 수익률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복리의 마법을 실현하려면 ‘높은 수익률’로 이익을 재투자해야 한다. 즉, 복리로 자산이 늘어나는 방법은 장기투자해야 한다. 잦은 매매를 하면 위험에 노출되어 결국 장기투자 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1000만 원을 연 10% 복리로 운용한다면, 32년 후 2억 원 이상이 된다. 49년이 지난 뒤에는 10억 원이 넘는다. 이것이 바로 리스크를 ‘불확실성’으로 이해했을 때 도달하는 결론이다. 더 오래 시장에 머무는 것 자체가 리스크 관리 전략이 된다.


2030을 위한 프레임 전환

이광수 전문가는 2030 세대에게 불편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꺼낸다. 부모 세대의 성공 방정식—아파트 한 채로 자산을 불리던 공식—은 이 시대에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인구 구조, 금리 환경, 자산 가격 수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가 제안하는 대안적 프레임은 “100세 시대를 위한 연금 설계”다. 단기간에 큰 부를 쌓으려는 목표 대신, 오랫동안 꾸준히 자산을 축적해 노후 현금 흐름을 만드는 방향으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시드머니 강박’도 내려놓아야 한다. “돈이 모이면 시작하겠다”는 생각은 투자의 가장 큰 적이다.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더 큰 복리 효과가 찾아온다. 20세에 시작해 한 달에 소액씩 연 10% 복리로 투자하면 65세에 은퇴할 때 백만장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오랜 투자 격언은 숫자로 증명된 사실이다.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다. 잃지 않는 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지속적으로 누리는 것이 결국 가장 확실한 부의 축적 경로다. 단 한 번의 큰 손실이 수년간의 복리를 무위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잃지 않음’은 소극적 태도가 아닌 정교한 전략이다.


자녀에게 돈을 가르치는 법

투자 철학은 어른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이광수·김경일 두 전문가는 자녀 연령대에 맞는 경제 교육 로드맵도 제시한다.

중학생까지는 소비 교육이 먼저다. 물건을 사고 영수증을 보관하는 습관을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기회비용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이 돈으로 저것을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소비는 더 이상 충동이 아닌 선택 문제가 된다.

고등학생이 되면 노동 가치와 가계 구조를 이해시킬 때다. 부모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가정 수입과 지출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솔직하게 대화한다. 추상적인 교훈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경제를 배우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너무 이른 나이에 주식 시장의 심리적 변동성에 직접 노출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부모가 자녀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대신 운용하면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 권장된다. 아이 호기심을 자극하되,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남의 수익률을 보지 말아야 할 이유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심리적 함정이 있다. 바로 비교다.

SNS에 넘쳐나는 수익 인증 글, “나는 이걸로 몇 배 벌었다”는 커뮤니티 게시물은 투자자 판단력을 흐린다. 비교는 두 가지 방향으로 사람을 망가뜨린다. 상대방이 잘되면 무리한 추격 매수를 유도한다. 자신이 뒤처지면 투자를 포기하게 만든다. 어느 쪽도 이성적 판단이 아니다.

김경일 교수는 이를 인지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인간 뇌는 절대적 수치보다 상대적 비교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100만 원을 벌었어도 남이 1000만 원을 벌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손해를 본 것처럼 느낀다. 이 본능을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 심리적 투자 근육을 키우는 훈련의 출발점이다.

투자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남과의 레이스가 아니라 내 목표 지점을 향해 꾸준히 달리는 것—이것이 심리학이 가르쳐주는 투자의 본질이다.


기자 노트: 이 대담은 단순히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투자자로서 가장 먼저 분석해야 할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움직이는지, 어떤 정보에 과잉반응하는지를 아는 것—그것이 수익률을 결정하는 진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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