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KB금융, 국내 은행지주 최초 PBR 1배 돌파…시총 61조원 돌파
- 사상 최대 실적과 3조원대 주주환원으로 주가 재평가 본격화
- 금융지주 4사 모두 주주환원율 10%p 상승,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은행주 패러다임의 전환, KB금융이 증명하다
KB금융 주가가 11일 장중 16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국내 은행지주사 중 처음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도 16만41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관치 금융이라는 굴레에 갇혀 만성적 저평가를 면치 못했던 국내 은행주들이 드디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KB금융 주가는 35%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과징금과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하지만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LTV 담합 과징금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지난 5일 발표된 사상 최대 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이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3조원 주주환원의 충격, 시장이 반응하다
KB금융이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5조850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자수익의 꾸준한 증가에 증권·보험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더해진 결과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순이익 규모보다 주주환원 의지다. KB금융은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연간 총 3조600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주주환원 3조원 시대를 연 셈이다.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강화된 주주친화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 비율인 주주환원율은 52.4%로 전년보다 약 10%포인트 높아졌다. KB금융뿐 아니라 신한금융(50.2%), 하나금융(46.8%), 우리금융(39.8%) 등 금융지주 4사 모두 주주환원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 계획도 야심차다. KB금융은 1차 주주환원 재원으로 단일 회차 기준 역대 최대인 2조8200억원을 책정했다. 신한금융은 현금배당 총액을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할 방침이며, 우리금융은 1조1500억원, 하나금융은 상반기에만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감액배당 카드까지, 자산가들의 이목 집중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내놓은 또 하나의 카드는 감액배당이다.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세 15.4%가 면제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 대상에서도 제외돼 고액 자산가들에게 특히 유리하다. 우리금융이 작년 주주총회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데 이어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올해 주총에서 감액배당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세금 혜택을 넘어 금융지주사들이 주주가치 극대화에 얼마나 진지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다. 배당금을 받는 주주 입장에서는 실질 수령액이 늘어나고, 회사 입장에서는 주주 충성도를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의 평가: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
증권업계는 KB금융의 PBR 1배 돌파를 은행주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PBR 1배 달성은 은행권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며 “다른 금융지주들 역시 비용 효율화, 비은행 강화,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집중하고 있어 주가 재평가를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최근 은행주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2월 들어서만 12개 증권사가 KB금융 목표주가를 높였으며, 현재 컨센서스는 18만688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10% 상승 여력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1만6000원이라는 공격적인 목표가를 제시하며 30% 이상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신한금융(미래에셋증권 목표가 13만1000원), 하나금융(하나증권 15만7000원), 우리금융(하나증권 4만3000원)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올라가는 추세다.
저평가의 종말, 그 이후는?
올해 들어 금융지주 4사의 주가 상승률은 모두 30%를 넘어섰다. KB금융 35%, 신한금융 32%, 하나금융 36%, 우리금융 42%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과징금 폭탄 우려에 짓눌렸던 은행주들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완전히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PBR 1배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상장기업이 최소한의 저평가 기준선을 넘어섰느냐를 판단하는 잣대로 쓰인다. KB금융이 이 선을 넘었다는 것은 시장이 더 이상 은행주를 ‘싸구려 주식’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남았다. 글로벌 은행들의 평균 PBR은 여전히 1배를 훨씬 웃돈다. 하지만 변화의 시작은 확실하다. 사상 최대 실적, 공격적 주주환원, 비은행 부문 강화, ROE 개선 노력이 맞물리면서 은행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관치 금융이라는 굴레를 벗고,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금융지주사들의 변신이 이제 막 시작됐다. KB금융의 PBR 1배 돌파는 그 여정의 첫 이정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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