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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퀀트 챔피언이 말하는 ‘이기는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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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 한국인 최초 세계 최대 퀀트 투자 대회(IQC) 우승: UNIST 김민겸, 142개국 8만 명을 꺾다
  • AI(ChatGPT)로 재무제표 분석하는 실전 팁: 복잡한 숫자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
  • 저평가 종목 발굴 + S&P 500 적립식 투자: 세계 챔피언이 직접 추천하는 개인 투자 전략

알고리즘이 인간의 감정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공포와 탐욕에 흔들리는 개인 투자자와 달리, 수학적 모델은 냉정하게 데이터만 본다. 그 알고리즘의 세계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 대학생이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 4학년 김민겸 씨다.


한국인 최초의 퀀트 챔피언

UNIST 김민겸 학생이 미국 글로벌 자산운용사 월드퀀트(WorldQuant)가 주최한 ‘제5회 국제 퀀트 챔피언십(IQC)’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 12명의 결선 진출자와 경쟁했으며, 총상금 2만 3,000달러(약 3,1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컬럼비아대, 옥스퍼드대, 인도공과대 등 세계 최정상 명문대 출신들을 제치고 얻은 결과다. 올해 대회에만 전 세계 참가자들이 제출한 모델이 26만 3,000여 개에 달했다.

김민겸 씨는 스스로를 “그냥 평범한 학생”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그 겸손한 말 뒤에는 반 년이라는 집중적인 준비와 남다른 접근법이 숨어 있었다.


퀀트(Quant)란 무엇인가

퀀트(Quant)는 ‘Quantitative Analyst(계량적 분석가)’의 약자다. 개인의 감이나 뉴스에 의존하지 않고, 수학적·통계적 모델을 활용해 주가를 예측하고 투자 전략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WorldQuant의 퀀트 연구원들은 다양한 시장 데이터에서 통계적 패턴을 찾아내 금융시장의 미래 가격 흐름을 예측하는 모델, 즉 ‘알파(alpha)’를 개발하는 일을 한다.

IQC 대회에서는 WorldQuant의 온라인 플랫폼 ‘BRAIN’을 통해 다양한 시장 데이터와 연산자를 이용해 주식 포지션을 시뮬레이팅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백테스팅하는 방식으로 겨룬다. 미국 3,000개 기업의 재무제표와 가격 데이터를 받아, 이를 수학적으로 프로그래밍하여 실전에서도 통할 수 있는 최적의 투자 전략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던 기술이었던 퀀트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도 점점 활용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소수정예’와 ‘거시경제 통찰’

다른 참가자들과 차별화된 그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팀들이 200~300개의 알고리즘을 제출한 데 반해, 김민겸 학생은 단 32개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양보다 질을 선택한 것이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전략은 ‘롱숏 에쿼티(Long-Short Equity)‘였다. 상승이 예측되는 종목은 매수하고, 하락할 것으로 본 종목은 공매도하는 방식이다.

흥미로운 건 수학적 사고에 강한 AI가 오히려 퀀트 대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 중국 대표팀은 투자 전략을 실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참가했지만, 높은 점수를 받았던 시뮬레이션과 달리 실제 적용에서는 반대 결과를 냈다.

김민겸 씨는 이 결과를 두고 “(AI를 활용한) 수학적·정량적 사고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철학과 통찰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의 금융적 의미를 진정성 있게 고려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패에서 배운 투자

세계 챔피언도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다.

군 입대 전 모아둔 목돈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우량주에 처음 투자했다. 당시 엔비디아가 100% 수익률을 기록했을 때 매도했지만, 만약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약 1,000%의 수익을 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찍 팔아버린 ‘엔비디아의 후회’는 많은 투자자들이 공감할 이야기다.

제대 후에는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연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급락하는 하락장을 몸소 경험하며,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 좌절이 퀀트 공부로 이어진 출발점이었다.


AI로 재무제표 해석하기

그가 제안하는 방법은 간단하고 실용적이다. 어려운 재무제표를 직접 해석하기 힘들 때 ChatGPT를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방법은 이렇다:

  1. 네이버 금융, 구글 파이낸스 등 포털에서 기업의 요약 재무 정보를 화면 캡처한다.
  2. 해당 이미지를 ChatGPT에 첨부한 뒤, “최근 실적을 기반으로 동향을 설명해 줘” 또는 “몇 년간의 마진 변화를 요약해 줘”와 같이 요청한다.
  3. AI가 복잡한 숫자를 이해하기 쉬운 텍스트로 정리해 준다.

핵심은 AI를 나만의 전문 회계사나 애널리스트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감정 없이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는 눈

그의 투자 철학 중 가장 실용적인 부분은 저평가 종목 발굴법이다.

재무 상태는 건전한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과도하게 낮은 종목,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급락한 비체계적 위험이 발생한 기업을 기회로 본다. 시장이 이성이 아닌 심리로 움직일 때, 데이터는 다른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로 삼성전자를 언급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 원대까지 밀렸을 당시, 데이터상으로는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대중의 심리적 불안이 주가를 과도하게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숫자가 아직 괜찮은데 시장이 공포에 떨 때, 퀀트는 그 틈을 읽는다.


챔피언이 강조하는 가장 단순한 진리

세계 챔피언이 가장 강조하는 투자 원칙은 놀랍도록 단순하다.

“돈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시간이며, 시간이 쌓여 복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 종목을 발굴하고 알고리즘을 짜는 전문가조차, 일반인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S&P 500 지수 추종 상품의 적립식 투자다. 목돈을 모아가는 과정이라면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고 일정 수준의 수익률이 담보되는 이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장 낫다는 판단이다.

단기 수익률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시간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수식보다 강한 가장 오래된 투자 원칙이다.


세계 무대를 향한 다음 발걸음

이번 우승으로 김민겸 학생은 월드퀀트 본사 인턴십 제안을 받았으며, 2026년 7월 시작되는 이 인턴십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실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국을 퀀트 강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산업공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며 데이터 분석과 경영 전략을 동시에 익혀온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수학 공식이 만든 세계 1위. 그 공식의 출발점은 결국 데이터를 읽는 진정성과,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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