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미국·이스라엘의 ‘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 나흘째,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 중
- 트럼프, 4주 이상 장기전·지상군 투입 시사…이란은 걸프 국가들까지 보복 공습 확대
- 전쟁의 향방은 ① 이란 항복 ② 협상 재개 ③ 전쟁 장기화 세 시나리오로 압축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장대한 분노)’ 작전을 전격 개시하며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설을 타격하고, 이스라엘이 테헤란의 정부 청사와 지휘통제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의 화약고는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개전 나흘째인 3일(현지시간) 현재, 이란은 이스라엘은 물론 바레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걸프 국가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퍼부으며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까지 보복전에 가세하면서 분쟁은 빠르게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아직 강한 공격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군 전사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추가 공세 가능성을 열어뒀고, “4~5주를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길게 이어갈 역량도 갖추고 있다. 지상군에 관한 울렁증은 없다”며 전쟁 장기화와 지상전 투입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세계는 지금 이 전쟁이 어디로 흘러갈지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분석가들은 사태의 분기점을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눈다.
시나리오 ① 이란의 항복 — 가장 빠른 종전, 가장 먼 현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바라는 최선의 결말은 이란의 전면 항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의 목표로 ▷이란의 미사일 능력 파괴 ▷해군 전력 격멸 ▷핵무기 보유 차단 ▷역외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 네 가지를 명시했다. 미·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경우, 이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대리세력 지원을 포기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군사적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사흘째 이란 해군 함정 9척을 격침했다고 밝혔으며, “이란 해군 본부를 대부분 파괴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24시간 만에 1,200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했고, 새벽이 아닌 오전에 기습을 감행해 이란 측의 허를 찔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충돌 이후 이미 이란 미사일 약 200기가 파괴됐고, 이스라엘 알마센터는 이란의 가동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를 약 100기 수준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현재 이란은 굴복의 기색이 전혀 없다. 이란 군사·안보 총괄권을 가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 외교협회(CFR)의 린다 로빈슨 선임연구원은 “하메네이 제거가 정권 교체와 동의어는 아니다. 혁명수비대가 바로 그 체제”라며 “공습만으로 정권을 바꿀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민의 봉기와 이란 병력의 투항을 거듭 촉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12월 말부터 이란 전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타올랐으며, 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조직력과 통제력이 유지되는 한, 내부 붕괴를 통한 조기 항복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시나리오 ② 협상 재개 — 타협의 실마리, 불씨는 살아 있다
두 번째 출구는 외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임시 지도부와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대화를 원했고, 나는 동의했다”고 말한 것이다. 오만이 중재자로 나서며 “미·이란 합의가 손에 닿는 거리에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 체제를 완전히 해체하기보다는, 기존 권력 구조 일부를 유지한 채 핵·미사일 포기를 끌어내는 방식의 ‘조건부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면적인 체제 해체가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는 선에서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계산이다. 미군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총을 겨누어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이 임무는 아니다”라는 원칙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그러나 협상 재개의 장벽은 만만치 않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의 강경한 거부 발언은 이란 내부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포탄이 떨어지는 와중에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이란 강경파에게 굴욕적 패배로 비칠 수 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대화의 불씨가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③ 전쟁 장기화 — 가장 현실적인, 그래서 가장 위험한 경로
세 번째이자 가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전쟁의 장기화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이란 군 병력은 약 61만 명에 달한다. 공군력에서는 미·이스라엘이 압도적 우위에 있지만, 이란은 대규모 지상 병력과 중거리탄도미사일 약 2,00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천 발 규모의 드론까지 갖추고 있다.
미국 역시 장기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통상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1기를 요격하려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미사일 3기가 소모된다. FT는 “지난해 ’12일 전쟁’에서 최대 150발의 사드 미사일을 소진했다”고 보도했다. 요격미사일은 생산에 수년이 걸리는 고가 정밀 무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상당한 탄약을 소모한 미군이 이 전쟁까지 장기화될 경우, 재고 부담이 임계점을 넘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도 이란이 꺼낼 수 있는 최후의 무기다.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힐 경우, JP모건은 유가가 현재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120~13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1973년 오일쇼크의 재연이다.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 당시 이란이 실제로 기뢰로 해역을 봉쇄한 전례도 있다.
전쟁이 ‘미션 크리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악몽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군 내부에 깊이 새겨진 그 트라우마는 지상전 투입에 대한 신중론으로 이어진다. CNN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9%가 대이란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이란 현지 파병에는 60%가 반대했다. 전쟁 비용과 인명 손실에 대한 피로감이 축적될수록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정적 변수: 혁명수비대와 호르무즈
결국 이 전쟁의 향배는 두 가지 핵심 변수에 달려 있다. 하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결속력이다. 로빈슨 연구원이 지적했듯,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대가 아니라 이란 신정체제 그 자체다. 하메네이가 제거된 이후에도 이 조직이 이란 임시 지도부를 중심으로 결집해 저항을 이어간다면, 트럼프의 조기 종전 구상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그 해협이 열려 있느냐 닫혀 있느냐가, 이번 사태가 ‘2003년형 단기 충격’으로 끝날지, ‘1973년형 구조적 위기’로 번질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중동 충돌 때마다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동반되는 이중고를 겪어왔고, 중동 국가들과의 방산·자동차 수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100조 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 가동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에는 4~5주를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길게 이어갈 역량도 갖추고 있다.” 트럼프의 이 말이 위협인지 예고인지, 세계는 아직 답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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