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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RO,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1.9%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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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은 1.0%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낮춘 수치다. 내년 전망치는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AMRO는 한국 경제가 민간소비 개선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으로 점진적인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가하는 부채 규모를 고려할 때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간소비와 반도체 수출이 성장 동력

키안 헹 페 AMRO 단장은 12월 19일 발표한 연례협의 결과에서 “한국 경제는 올해 민간 소비 회복과 견조한 수출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가 잠재성장력에 못 미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마이너스 아웃풋 갭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쉽게 말해 경기 부진의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AMRO 연례협의단은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총 6명의 협의단이 다양한 정부기관 및 연구소와 만나 한국 경제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평균 2.1%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1.9%로 다소 둔화할 전망이다. 식료품 가격이 안정되고 글로벌 에너지 비용이 낮아지면서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이는 투입비용 증가 때문이며,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은 계속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과 주택시장 안정화 필요

AMRO는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 거시건전성 정책, 주택정책, 재정정책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생산 증가율이 여전히 부진하고 물가상승 압력은 통제되고 있는 만큼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와 환율 변동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전망이 다소 개선되면서 즉각적인 정책지원 필요성은 줄었지만,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서는 구조적 공급 제약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요가 높은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주택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려면 교육, 보건, 교통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재정준칙 도입 시급성 강조

AMRO가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재정준칙 도입의 중요성이다. 키안 헹 페 단장은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장기적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신뢰 가능한 재정기준을 마련하고 구조적 재정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가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명확한 재정 관리 기준을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재정준칙은 정부가 재정을 운용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을 법으로 정해놓는 것인데, 이를 통해 방만한 재정 운용을 막고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인구구조 문제 해결도 과제

한국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산업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인구구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AMRO는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정년을 연장하며, 인력난을 겪는 업종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이민제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동인구를 확보하는 것이 경제 성장의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현재 노동시장에서 활동하는 인구를 늘리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율 변동성, 단기적으로는 관리 가능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는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동 허 AMRO 수석 경제학자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인플레이션 전망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전제가 유지된다면 큰 틀에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변동성이 금융 안정성 전반을 해칠 만큼 비정상적으로 커질 경우, 한국은행이 보유한 여러 시장 안정화 수단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환율이 크게 요동치더라도 한국은행이 개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AMRO의 이번 전망은 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재정 건전성 확보와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재정준칙 도입은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제시되었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정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책을 조율하느냐가 내년 경제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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