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빅테크 기업들이 AI 때문에 대규모 감원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최근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정반대 이야기를 꺼냈다. 오히려 직원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나델라는 헤지펀드 알티미터 캐피털 설립자 브래드 거스트너의 팟캐스트 ‘BG2’에서 “직원 수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냥 늘리는 게 아니라 AI 도입 이전보다 더 큰 레버리지 효과를 내면서 인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이건 단순히 사람만 많이 뽑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핵심은 AI를 활용해서 한 사람의 생산성을 훨씬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나델라는 직원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 365 같은 생산성 소프트웨어나 깃허브 코파일럿 같은 AI 코딩 보조 도구를 적극 사용하게 할 거라고 했다. 이 서비스들은 앤트로픽이나 오픈AI의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다.
나델라는 “내년에는 직원들이 기존 업무 처리 방식을 버리고 새로 배우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 이후에는 인원 확대로 최대한의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면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결과를 낼 수 있고, 그렇게 확보한 여력으로 사람도 더 뽑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2022년 회계연도에 직원을 전년 대비 22%나 늘렸다. 그 이후로 몇 차례 구조조정이 있긴 했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총 직원 수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2025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직원 수는 22만 8,000명이다. 지난 6월에도 9,000명을 구조조정했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나델라는 지금 상황을 수십 년 전 디지털 전환 시기와 비교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전망을 공유하려면 팩스로 여러 사무실에 메모를 돌렸는데, 나중에는 이메일과 엑셀 스프레드시트가 등장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지금은 모든 계획과 실행이 AI로 시작된다”며 “AI로 연구하고 사고하며, 동료들과 공유한다”고 했다.
팟캐스트에서 나델라는 흥미로운 사례도 하나 소개했다. 네트워크 광섬유를 담당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이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운영을 확대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필요한 인력을 전부 채용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유지보수를 처리할 AI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나델라는 이를 “AI 도구를 활용하는 팀이 더 높은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최근 빅테크 업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아마존은 지난달 말 1만 4,000명을 감원할 계획을 발표했고, 메타도 같은 시기 AI 부서에서 약 600명을 내보냈다. 온라인 교육업체 체그는 더 심각했다. 생성형 AI 때문에 트래픽이 줄어들자 직원의 45%인 388명을 한꺼번에 해고했다.
결국 나델라가 말하고 싶은 건 이런 것 같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한다는 것.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에게 AI 도구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그렇게 높아진 생산성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물론 이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AI 시대에 고용과 생산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건 분명하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선택한 셈이다. 앞으로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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