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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과 손잡고 로봇용 칩 개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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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전자가 꽤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과 대규모 협력을 통해 로봇용 AI칩을 개발한다는 소식이다. 단순히 하나의 칩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개를 동시에 개발한다니, 이건 제법 진지한 투자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K온디바이스 반도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030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입해서 세계 수준의 온디바이스 AI칩을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인데, LG전자는 여기서 로봇과 가전 두 분야에 참여하게 된다.

모빌린트, 하이퍼엑셀과 함께 최소 3개 칩 개발

LG전자는 모빌린트, 하이퍼엑셀을 포함한 세 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각 기업과 한 개씩, 그러니까 최소 세 개의 AI칩을 만드는 셈이다. 이렇게 개발된 칩들은 AI 가전과 IoT 기기에 들어가서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두뇌 역할을 하게 된다.

요즘 가전 시장에서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냉장고가 내 식습관을 학습하고, 세탁기가 옷감을 알아서 구분하고, 에어컨이 실내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대니까. 이런 기능들을 뒷받침하는 게 바로 온디바이스 AI칩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에 밀린 LG전자

사실 LG전자가 이렇게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냉장고, 세탁기, TV 같은 전통 백색가전에서는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로봇청소기만큼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중국의 로보락이라는 회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의 21.8%를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더 충격적인 건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1위라는 점이다. 한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밀린다는 건 꽤 상징적인 일이다.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뭘까. 바로 자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이다. 로보락은 올위너라는 팹리스 회사의 칩을 쓰고, 에코백스는 호라이즌의 제품을 활용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면서 빠르게 제품 경쟁력을 높인 거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까지 노리는 전략

LG전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단순히 로봇청소기만이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모빌린트와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용 AI칩은 일반 가전용보다 훨씬 까다롭다. 실제 세계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로봇파운데이션 모델을 안정적으로 돌려야 하고,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만큼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처음에 LG전자는 가전 분야에만 참여하려고 했다. 그런데 논의를 거듭하면서 휴머노이드 시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늦게 뛰어들면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 미국의 피규어AI라는 휴머노이드 기업은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아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협력하며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전자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는 셈이다.

30년 반도체 개발 경험에도 외부 협력이 필요한 이유

LG전자가 반도체를 처음 만드는 건 아니다. 1992년에 설립된 ASIC센터가 지금의 시스템온칩(SoC)센터로 이어지면서 30년 넘게 가전용 반도체를 개발해왔다. 지난해에는 자체 온디바이스 AI칩인 ‘DQ-C’를 만들어서 여러 가전에 탑재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외부 기업들과 손을 잡는 이유는 뭘까. 경쟁사들도 모두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 걸 다 하기에는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특히 AI 반도체 분야는 전문 팹리스 기업들이 빠르게 혁신하고 있어서, 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분석했다. “LG전자가 로봇 분야의 잠재력을 보고 가능한 다양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로봇청소기에서 쓴맛을 봤으니, 휴머노이드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역량 있는 기업들과 미리 손잡아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거다.”

AI 가전 시장의 미래를 결정할 반도체 경쟁

결국 앞으로의 가전 시장은 반도체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똑같은 냉장고라도 어떤 AI칩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사용자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로봇청소기도 마찬가지다. 같은 하드웨어라도 AI 성능에 따라 장애물 인식, 경로 계획, 청소 효율이 크게 차이 난다.

LG전자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칩 몇 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밀린 경험을 교훈 삼아,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다. 글로벌 가전 기업과 협력하면서 기술력을 검증받고, 양산 경험도 쌓을 수 있으니까. 정부 지원까지 받으면서 말이다.

2030년까지 약 7년이 남았다. 그때쯤이면 우리 집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하나쯤 있을지도 모른다. 그 로봇의 두뇌에 한국산 AI칩이 들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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