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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벤츠와 2조원대 배터리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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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 6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지난달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서울 여의도를 방문한 지 딱 한 달 만에 나온 결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12월 8일 공시된 내용을 보면 계약 규모는 2조 600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8% 정도 되는 금액이다.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부터 2035년 6월까지 약 7년간이고, 유럽과 북미 지역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중저가 라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LG에너지솔루션과 메르세데스-벤츠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두 회사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 10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로 추정됐고, 두 건을 합치면 약 15조원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여의도에서 만난 두 회사의 수장들

지난 11월 13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비롯해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단순히 배터리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인공지능 자동차, 전장 부품, 디스플레이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손을 잡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로부터 한 달 만에 나온 이번 배터리 계약은 그날의 회동이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두 회사의 전략적 동맹이 말이 아닌 실제 계약으로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시장의 춥고 긴 겨울

요즘 전기차 시장이 좀 어렵다. 한때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이른바 ‘전기차 캐즘’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선택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미국 ESS 시장으로의 진출이다.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냈다. 다른 하나는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과 차세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는 것이었다.

이런 노력들이 실제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매출 5조 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IRA에 따른 세액공제 보조금을 빼고도 2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는 것이다. 체질이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배터리를 넘어선 협력

칼레니우스 회장의 여의도 방문 이후 업계에서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LG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의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동차가 점점 더 소프트웨어와 전자 장비의 집합체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LG그룹이 가진 다양한 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서도 하나의 그룹 안에서 배터리부터 디스플레이, 전장 부품까지 통합 솔루션을 받을 수 있다면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다. 앞으로 두 회사의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위기를 기회로

이번 2조원대 계약은 단순히 큰 금액의 수주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정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차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런 과도기에 확실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생산 기반을 다져두는 것은 향후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을 때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 시장 진출과 완성차 업체들과의 계약 확대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앞으로 이 회사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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