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G파트너스, 비올 인수 후 상장폐지 추진
- 루트로닉·제이시스메디칼 이어 또다시…”투자 선택권 침해” 불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미용·의료기기 업체를 집중 타겟으로 인수 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18일 특수목적법인(SPC)인 비엔나투자목적회사를 통해 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을 인수한 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2009년 설립되어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비올은 고주파(RF) 기반 미용 의료기기에 특화된 기업이다. 마이크로니들RF, 모노폴라RF, 집속초음파(HIFU) 기반 장비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급성장세 보인 유망 기업

비올은 상장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별도 기준 연매출은 2021년 311억원에서 2022년 425억원, 2023년 582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29억원에서 223억원, 361억원으로 늘어났다.
주가 역시 2023년 초 5000원 미만에서 이달 17일 종가 기준 1만1200원까지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미용·의료기기 분야 ‘상장폐지 러시’

문제는 비올이 최근 몇 년간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상장폐지된 미용·의료기기 기업들의 또 다른 사례라는 점이다.
2023년 6월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의료기기 기업 루트로닉을 인수한 뒤 같은 해 10월 자진 상장폐지했다. 2024년에는 프랑스 사모펀드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을 인수 후 11월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의료기기 기업 이루다 역시 클래시스 인수 후 시장에서 퇴출됐다.
비상장 기업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사모펀드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비상장 기업 바임을 인수한 뒤 전자증권 폐지 절차를 밟았다. 전자증권이 폐지되면 실물 증권으로만 거래가 가능해 사실상 상장폐지와 동일한 효과를 낳는다.
투자자들 “선택권 박탈” 반발

이 같은 상황에 개인투자자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상장폐지로 접근이 어려워진 기업 상당수가 ‘K뷰티’를 대표할 유망 기업으로 주목받던 곳들”이라며 “중장기 투자를 계획했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투자자는 “국내 유망한 미용·의료기기 기업을 사모펀드가 독식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이제 투자할 만한 기업은 클래시스, 윈텍 정도만 남은 듯하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경영 효율성 위한 불가피한 선택”
사모펀드 업계는 상장폐지가 보다 유연한 경영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상장 기업이 가져야 하는 정보공개 의무나 주가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신속한 의사결정과 장기적 관점의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특히 K뷰티 열풍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미용·의료기기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상장폐지 증가 추세 지속될 것”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사모펀드를 둘러싼 투자 환경적 변화로 국내 상장폐지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폐지는 단기적으로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할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매력적인 투자처가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선택지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장외거래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성장 동력 확보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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