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의 절대강자 동서식품이 오는 30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7% 인상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평균 8.9% 인상에 이어 불과 6개월 만의 추가 인상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상으로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 제품과 ‘카누 아메리카노’ 등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평균 9% 오르고, ‘맥심 티오피’, ‘맥스웰하우스 RTD’ 등 커피 음료류는 평균 4.4% 인상된다. 소비자 판매 가격은 유통 채널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글로벌 기후변화와 환율 상승이 원인
동서식품은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커피 원두 생산량 감소와 야자유 등 주요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원/달러 환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커피는 2025년 초부터 CFD 거래를 기준으로 58.03 미국 달러/파운드 또는 18.11% 상승했으며, 브라질의 2025/26 아라비카 생산량이 3,835만 포대로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브라질이 198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는 점이 공급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커피값 120원 논란과 현실

한편,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 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19년 당시 커피 한 잔의 원두값은 120원 정도가 맞지만, 인건비, 임대료 등을 포함한 총 비용을 고려하면 최소 1,500~2,000원은 든다고 분석했다. 아메리카노에 들어가는 원샷에 커피콩 10g을 사용한다고 보면, 수입 가격은 대략 잔 당 170~280원 사이로, 원재료비만으로는 120원이 크게 벗어난 수치가 아니라는 평가다.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명암
2023년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 152잔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며 ‘커피 공화국’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커피 전문점은 한국 자영업자들의 블랙홀이 되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커피·비알코올 음료 전문점’ 가맹점 수(2만9,499곳)는 처음으로 ‘치킨 전문점’ 가맹점 수(2만9,305곳)를 넘어섰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4년 기준 약 1만2,242개의 카페가 폐업했으며, 하루 평균 34곳이 문을 닫았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간 청년 창업 대비 폐업률은 음식점업이 127.5%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커피전문점도 폐업률 상위 업종에 포함됐다.
통계청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의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은 5,000여만원으로 조사 대상 업종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비슷한 점포 수를 가진 치킨전문점이 종업원 1인당 1억2,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커피 가격 인상의 전방위적 확산

동서식품의 가격 인상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연이어 가격을 올린 이후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던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아메리카노(작은 사이즈 기준) 한 잔 가격만 4,000~6,000원대에 달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원두 생산 차질로 국제 커피 시세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속적인 원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일부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향후 전망
“이는 식음료 시장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커피 가격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커피 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복잡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아라비카 및 로부스타 커피 두 품종의 가격은 각기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커피값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품질과 브랜드 경험을 통한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의 커피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와 업계 모두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할 시점이다.
참고: 동서식품 회사 소개
동서식품은 1968년 5월 23일 설립된 국내 대표 식품 전문 기업으로, 1970년 미국 제너럴 푸즈(현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와 기술제휴를 통해 맥스웰하우스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한 이후 맥심, 카누, 프리마 등의 대표 브랜드로 국내 인스턴트·조제커피 시장의 8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시리얼 시장에서도 포스트 브랜드를 통해 켈로그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현재 주식회사 동서의 자회사로 운영되며, 커피 원료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여 환율 변동에 민감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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