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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5차 5개년 계획 착수…”미국 이길 전략 가져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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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026년부터 시작될 제15차 5개년 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이번 계획은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2일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내년 3월 양회를 전후해 발표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 초안 작성에 들어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관련 회의에서 “국제정세 변화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잘 이해하고, 국가 경제구조를 적극 적응시켜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에서는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이 사실상 ‘미국을 이길 전략을 가져오라’는 주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5개년 계획을 통해 미중 관세전쟁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1953년 시작된 5개년 계획, 중국 경제 기적의 원동력

중국

중국의 5개년 계획은 1953년 제1차 계획이 시작된 이래 70여 년간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청사진 역할을 해왔다. 초기에는 구소련 모델을 따라 철강, 석탄 등 중공업 육성에 집중했지만,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며 진화를 거듭했다.

특히 2006년 제11차부터는 명칭을 ‘계획(計劃)’에서 ‘규획(規劃)’으로 변경했다.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GDP 성장률에만 매달리던 양적 성장에서 민생 개선과 환경 보호, 혁신 등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러한 5개년 계획을 통해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고, 현재는 미국 GDP의 70% 수준까지 추격했다.

‘쌍순환’ 전략으로 내수와 기술 자립 동시 추진

중국 경제성장

현재 진행 중인 제14차 5개년 규획(2021~2025)의 핵심은 ‘쌍순환(雙循環)’ 전략이다. 이는 14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국내대순환’과 첨단기술 제품 수출 중심의 ‘국제대순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다.

왕휘야오 중국세계화센터 소장은 “쌍순환 정책은 중국이 자국의 취약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의 디커플링에 대비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쌍순환 전략 아래 9대 전략 신흥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반도체, 5G,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바이오헬스, 신소재, 항공우주, 해양장비가 그것이다.

전기차 54% 점유율…신재생에너지는 EU 전체 추월

중국 전기차

중국의 전략산업 육성 성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2024년 중국 내 판매 비중이 54%를 넘어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추월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한 번 충전으로 400km를 달리는 전기차를 1600만원대에 판매하며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장은 더욱 놀랍다. 중국은 2023년 한 해에만 태양광 217GW, 풍력 76GW를 설치했는데, 이는 전 세계 신규 설치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이미 EU 27개국 전체 전력 사용량을 넘어섰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는 “중국은 지난 1년간 과거 3년을 합친 것보다 많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며 “2024년 말까지 풍력·태양광 1200GW에 도달해 2030년 목표를 6년 앞당겨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에 800조원 투자…반도체 자급률 70% 목표

중국 AI 반도체

중국은 2025년 AI 분야에만 8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적은 비용으로도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한 것처럼, 중국의 AI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화웨이는 미국에서 1만 달러에 제작하는 자율주행용 라이다 센서를 500달러에 만들어내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2060년 탄소중립 선언…녹색경제 전환 가속

중국 친환경

중국은 202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2030년 이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녹색금융을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의 녹색 대출 규모는 15.9조 위안(약 3020조원)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43.1%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장기적인 녹색경제 확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15차 계획, 기술 자립과 제조업 고도화 동시 추진

중국 산업화

2026년부터 시작될 제15차 5개년 계획은 두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수립될 전망이다. 첫째는 5% 경제성장률 달성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026~2030년 잠재 성장률을 4.88%로 전망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5%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둘째는 대미 전략 고도화다. 반도체, 핵심 의약품 등 미국의 제재에 취약했던 분야에 집중 투자해 기술 자립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허난성의 베어링 공장을 방문해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중요한 기둥이며, 중국식 현대화 추진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적정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단기술 투자와 함께 전통 제조업 기반도 견고히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한국 기업에 기회와 위기 동시에

중국 기회

전문가들은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이 한국 기업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내수시장 확대로 한국산 프리미엄 소비재와 문화콘텐츠 수출 기회는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의 기술 자립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은 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이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의 디지털 경제 및 녹색성장 전환은 한국의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과 유사한 방향성을 지니고 있어 새로운 협력 공간이 창출될 수 있다”며 “중국의 5개년 계획을 면밀히 분석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그리고 이제는 ‘세계의 혁신 허브’로 변모하려는 도전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이 어떤 내용을 담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참고: ‘디커플링’ 시대, 중국의 선택은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세계 최대 두 경제대국이 경제적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은 반도체, AI, 바이오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차단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맞서 기술 자립과 내수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전한 디커플링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핵심 기술과 안보 관련 분야에서는 ‘선택적 디커플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은 디커플링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중국의 생존 전략이자,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려는 야심찬 청사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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