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기업분석삼성바이오로직스, 30조 기업 '쪼개기' 단행…글로벌 신뢰 회복 '파격 결단'

삼성바이오로직스, 30조 기업 ‘쪼개기’ 단행…글로벌 신뢰 회복 ‘파격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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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했다. 이번 분할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지속적인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각 사업영역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새로 설립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로 이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의 구조 개편’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향후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미칠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해상충 문제의 근본적 해결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해상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CDMO 사업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생산을 위탁받으면서, 동시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구조에서 고객사들은 자신들의 영업비밀이나 핵심 기술이 복제약 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바이오 CDMO 사업의 특성상 고객사의 민감한 기술 정보와 개발 노하우가 필수적으로 공유되는데, 이 정보가 경쟁 관계에 있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수주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성장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화되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은 자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어, CDMO 업체 선정 시 이해상충 여부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회사에 자사 신약의 생산을 맡기는 것은 ‘적에게 무기를 주는 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사업 분할의 주요 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

1.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

분할 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에만 집중하게 되며, 새로 설립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 등 R&D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각 회사가 자신의 핵심 사업영역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2. 투자자 선택권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수익 구조와 성장성이 전혀 다른 두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하는 구조였다. CDMO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반면,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높은 성장성을 가지지만 개발 리스크도 큰 특성을 보인다.

분할 이후에는 투자자들이 각자의 투자 성향과 전략에 맞는 사업을 선택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는 CDMO에 집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성장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R&D 중심의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두 회사가 독립적으로 시장에서 각각의 사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각 사업부문의 진정한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 그룹 바이오 사업 구조 재편

삼성그룹 전체의 바이오 사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신설 지주회사를 통한 신규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와는 무엇이 달랐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

흥미롭게도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전자는 고객사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해법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역시 세트(완제품)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면서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이슈를 겪고 있지만, 사업 분할보다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좋은 기술과 가격을 제시하면 고객은 돌아온다”는 시장 논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왜 삼성바이오로직스만 분할을 선택했나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할을 단행한 이유는 바이오 CDMO 사업의 본질적 특성에 있다. 바이오 분야는 고객의 영업비밀과 핵심 기술이 필수적으로 공유되는 사업이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뢰를 절대적으로 중시하기 때문에 잠재적 경쟁사와의 협업을 극도로 꺼린다.

바이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반도체는 기술 스펙과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장이지만, 바이오는 신뢰가 곧 계약”이라며 “한 번 의심받으면 회복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CDMO 업체와 5~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단순한 기술·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결국 ‘외과수술’을 통한 근본적 해결책을 선택한 것이다.

시장과 투자자 반응

분할 발표 직후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나타났지만, 장기적으로는 각 사업의 독립성과 경쟁력 강화,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고객사 신뢰 회복과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이해상충 우려가 해소되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평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국계 증권가

JP모건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번 분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리포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은 CDMO 사업의 순수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이해상충 해소를 통해 향후 5년간 CDMO 수주 규모가 현재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꺼려했던 유럽과 미국의 대형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계약을 검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과 도전과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은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해 기존 주주들에게 추가적인 세금 부담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과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이번 분할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분할 후 성장 전략

삼성바이오로직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할을 통해 각 회사가 얼마나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을 이뤄낼 수 있느냐다. CDMO 사업에 집중하게 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송도 4공장 증설을 발표하며 생산 캐파시티(Capacity)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간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점유율을 현재 15%에서 25%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mRNA 백신과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에 전념하게 된 새 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함께, 신약 개발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이미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어, 분할 이후 더욱 집중적인 R&D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인적분할은 단순한 사업 재편을 넘어, 바이오 산업에서의 고객 신뢰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두 회사가 각각의 전문 영역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참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된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의 선두주자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분야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MO), 위탁개발(CRO), 바이오시밀러 개발 등이며, 로슈, 길리어드,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성장해왔다. 코스피 상장사로 시가총액은 약 30조원 규모이며, 2024년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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