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이 미국 철강업체 US스틸 인수 승인을 위해 140억 달러(약 19조5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승인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0억 달러 투자 계획, 기존 제안의 5배 규모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의 US스틸 인수 승인을 얻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5월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미국 내 최대 40억 달러(약 5조5천억원) 규모의 신규 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총 140억 달러(약 19조5천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제철이 기존에 제시했던 27억 달러(약 3조7천600억원) 투자 계획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2028년까지 110억 달러(약 15조3천억원)를 우선 투자하고, 이후 수년 내 총 투자액을 140억 달러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승인 재심사, 트럼프 행정부 설득 위한 전략
이번 대규모 투자 제안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재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CFIUS는 5월 21일까지 재심사를 마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6월 5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바이든 전 대통령이 결정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판단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일본제철의 이번 투자 제안은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해석된다.
미국 철강산업 활성화와 국가 안보 강조
일본제철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철강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일본제철 간부는 “US스틸이 살아남으려면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100% 자회사가 아니라면 실행할 수 없다”고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밝혔다.
법률 전문가들은 일본제철의 이번 전략이 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DLA 파이퍼의 닉 클라인 변호사는 “미국 내 철강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는 미국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이번 거래를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이번 소식이 알려진 후 US스틸 주가는 1.3% 상승했으며, 일본제철 주가는 다음 날인 5월 20일 0.66% 하락했다. 이는 시장이 이번 제안으로 인수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총 149억 달러(약 20조7천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 철강노조의 반발과 국가 안보 우려로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불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미국과 글로벌 철강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산업 재편 가능성
미국의 상징적 기업인 US스틸에 대한 일본제철의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이는 글로벌 철강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될 전망이다. 과잉 생산 능력과 환경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에서 대형 기업 간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확보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을 강조해 왔으나, 핵심 산업의 외국 기업 인수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미국의 산업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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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기업 소개
일본제철(Nippon Steel Corporation)
일본제철은 1970년 야와타제철과 후지제철의 합병으로 설립된 일본 최대 철강기업이다. 2012년 스미토모금속공업과 합병해 신일본제철주금이 되었고, 2019년 현재의 일본제철로 사명을 변경했다. 연간 약 5,000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3위의 철강 생산업체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고품질 강재를 공급하며, 글로벌 확장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고급 자동차용 강판과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전기강판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제철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US스틸(United States Steel Corporation)
US스틸은 1901년 J.P. 모건과 앤드류 카네기 등이 설립한 미국의 대표적 철강기업이다. 설립 당시 세계 최초의 10억 달러 기업으로 미국 산업화의 상징이 되었다. 20세기 초반 미국 철강 생산의 약 60%를 차지했으며, ‘빅 스틸(Big Steel)’로 불리며 미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해외 경쟁과 미국 내 소형 제철소의 등장으로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다. 현재는 연간 약 1,700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피츠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로 방식의 제철소 확장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 회복에 나서고 있다. 미국 국가 안보와 관련된 주요 기업으로 여겨지며, 미군 장갑차와 잠수함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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