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했어요. 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54% 하락한 2328.92, 코스닥은 5.13% 하락한 652.12에 장을 마쳤어요. 코스피는 작년 8월 5일 8% 넘게 떨어진 후 8개월 만에 5% 이상 떨어졌고요. 코스닥은 2024년 12월 9일 5.8% 떨어진 이후 4개월 만입니다.
주식시장이 급락한 이유로는 ‘트럼프 관세 전쟁’이 꼽혀요. 사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관세 전쟁에서도 잘 버티는 모습을 보였어요. 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3일과 4일 5% 넘게 떨어졌거든요. 우리나라 증시는 해당 기간 크게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만은 다르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다소 늦었을 뿐 관세 전쟁은 어김없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투자자는 “지난 주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떠날 걸”이란 아쉬움을 남길 수 있어요. 그러나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건 시간과 에너지 낭비예요. 그보다 우리는 ‘앞으로’를 예상하고 대비해야 해요. 이에 과거 5% 이상 시장이 급락했던 순간들을 정리해볼게요. 주식시장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해야할 일 또는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2015년 이후 코스피가 5% 이상 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시장 역사를 정리하겠습니다)
1. 코로나19 시장을 덮치다
2020년 3월 전 세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했어요. 전례없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전 세계 사람들은 패닉(Panic)에 빠졌죠.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20년 2월 28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졌고요. 이후 코스피는 최저 1439.43 포인트까지 떨어졌어요. 한 달 사이 시장이 28% 가까이 무너진 거예요. 시장이 무너진 기간은 2020년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약 한 달입니다.
[차트] 코스피 일봉 차트(2020년 1월 7일~2020년 6월 30일)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단, 특이한 점이 있어요. 지수가 무너진 약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5% 이상 빠진 날은 딱 하루예요. 바로 마지막 하락일이었던 3월 19일이죠. 코스피는 3월 19일 종가 기준 8.39% 빠졌어요. 그리고 이후 반등해 하락세 시작 지점이던 2200선을 약 3달 만에 회복했어요.
코로나19 하락 때 기억해야 할 점은 3가지예요. 먼저, 지수가 5% 이상 빠진 날은 하루 밖에 없었다는 점이죠. 코스피 지수가 5% 이상 빠지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다음으로 하락은 짧고 강하게, 상승은 (상대적으로) 길고 약하게 나타났다는 점이죠. 마지막으로 지수가 강하게 하락 후 과거 고점을 뚫는 상승장이 펼쳐졌다는 점입니다. 2020년 한 해동안 코스피는 코로나19로 인해 1439 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결과적으로 2873.47 포인트로 한 해를 마감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하기 전 지수인 2300 포인트를 기준으로 잡아도 코스피는 25% 상승했어요.
[차트] 코스피 일봉 차트(2020년 1월 2일~12월 30일)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2. 불안감에 불안감을 더하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한순간에 급락했어요. 2024년 8월 5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8.77% 하락했습니다. 저가 기준으로는 하루 만에 지수가 10.81% 빠지며 ‘패닉’을 보여준 거예요. 당시 기사에 따르면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중동 분쟁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안감에 불안감이 더해지는 형국이었죠.
[차트] 코스피 일봉 차트(2024년 3월 8일~8월 30일)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2024년 주식시장은 코로나때와는 달랐어요. 2024년 연말 코스피는 과거 고점인 2900선과는 더 멀어지며 2400선까지 떨어졌거든요. 고점 대비 17% 하락한 거예요. 또 하락이 6개월 지속되었죠. 코로나때와는 다르게 ‘존버’가 패배했던 순간입니다.
[차트] 코스피 일봉 차트(2024년 1월 2일~12월 30일)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3. 무엇이 달랐나?
2020년 하락과 2024년 하락은 크게 두 가지가 달랐어요. 먼저, 과거 추세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폭락이 오기 전 주식시장은 잠잠했어요. 상승세도 하락세도 아니었죠. 뚜렷한 방향이 없었어요. 또, 변동성이 크지 않았죠. 잔잔한 파도와 같았습니다.
[차트] 코스피 주봉 차트(2019~2020년)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2024년 8월 급락 전 코스피 상황은 달랐어요. 2023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상승과 하락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코스피는 ‘상승 추세’를 보였어요. 또, 잠잠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변동성도 큰 편이었죠.
[차트] 코스피 주봉 차트(2023~2024년)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정리하면 2020년 코로나 하락 전 코스피는 잔잔한 파도였습니다.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과 잃은 사람이 비슷했다고 풀이할 수 있죠. 반면 2024년 8월 급락이 오기 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였죠.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이 잃은 사람보다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때는 주식시장이 부진하면 지금까지 번 수익을 지키기 위해 주식을 던질 욕구가 많은 상황이었죠. 기존에 돈을 번 사람이 주식을 던지면, 뒤늦게 들어온 사람도 ‘패닉 셀(Sell)’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형국이 되죠. 코로나19 하락세보다 2024년 8월 하락세가 더 길었던 이유라고 해석합니다.
물론, 파급력은 코로나19가 더 컸어요. 코로나19때 하락률은 약 37%였죠. 그것도 한 달 만에 하락률이 37%나 되었어요. 그러나 2024년 8월 하락세는 5개월 동안 약 17%가 빠졌습니다.
두 하락장에서 우리가 알아야할 또 다른 부분은 하락장 이후 모습입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하락은 이후 ‘강세장’을 낳았어요. 그러나 2024년 8월 하락장은 반등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죠. 올해 초 코스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강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엇이 달랐을까요?
[차트] 코스피 주봉 차트(2023년~현재)

(자료: 키움증권 영웅문)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일치된 의견’이 다른 결과를 낳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전 세계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죠. 각국 중앙은행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돈을 풀었습니다. 이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었죠. 그러나 2024년 8월 급락때부터 현재까지의 국제 관계는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을 필두로 시작된 무역 전쟁은 각국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죠. 그것도 ‘아주 파괴적인 방법’으로 경쟁하고 있어요. 이와 같은 경쟁은 불안감을 높였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크게 낮추었죠. 주식시장이 하락한 이유입니다.
정리하면 코로나19일 때는 전 세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주식시장에서는 대부분 자금이 ‘상승으로만 배팅’하는 형국이었죠. 지금은 완전히 반대입니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자국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명분하에 기존 무역 질서를 파괴하고 있죠. 이에 다른 나라들이 반발하면서 경쟁을 넘어 무역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코로나19때는 바이러스라는 공통된 적이 있었다면, 지금은 각 국가 모두가 적인 거죠. 전쟁 속에서 대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주식시장은 한동안 변동성이 클 것 같아요. 질서가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거예요. 트럼프의 말 한 마디, 그에 따른 국가들의 반응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거예요. 어지러운 형국이 이어질 거예요. 코로나19처럼 주식시장이 강하게 하락한 후 곧바로 반등하는 그림은 나오기 힘들거예요. 지금부터 각오 단단히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끝날 겁니다.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우리는 어지러운 형국이 언젠간 끝난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그때까지 현명하게 버텨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를 잘 보내야 훗날 상승장에서 자산을 제대로 늘릴 수 있어요. 용기를 냅시다. 인내합시다. 용기와 인내를 보상받을 때까지.
[미친 프로젝트] 하루 5000원! 라떼 한 잔 아껴 주식 제대로 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