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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는 영원하다’, 저PER 30선과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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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폼(Form)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Class)는 영원하다’. 멋진 말이죠. 이 말은 ‘클래스 있는 선수는 잠깐 부진할 수 있지만, 결국 실력을 발휘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주식투자에서 PER은 이 말이 가장 어울리는 투자지표입니다. PER은 오해를 받아 무시받기도 하지만, 결국 PER만한 투자지표가 없는 게 사실이죠.

PER을 기준으로 매력이 큰 종목 30개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여기서 PER은 가장 최근 실적인 1분기 연환산 순이익과 24일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PER이 3배 이상인 종목과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종목은 제외했습니다. PER 3배 이상을 기준으로 정한 이유는 많은데요. 분량이 논문 하나도 거뜬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간략히 말하면 “오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보통 PER이 낮으면 좋긴 한데요. PER이 극단적으로 낮으면 그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연에 따라 투자매력이 달라질 수 있죠. 즉,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 특별히 살펴봐야 하는 종목은 제외하기 위해 ‘PER 3배 이상’이란 기준을 사용했습니다.

추가로, PER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PBR, ROE, 배당수익률을 같이 정리한 이유는 PER로만 투자 판단을 내리다가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PER이 유용한 투자지표인 것은 사실이지만 완벽하진 않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적인 투자지표를 정리해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매력의 우선순위를 따진 후 종목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생각과 기준을 적용한 후 찾은 30개 종목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리스트 정렬은 PER이 낮은 순으로 했습니다. 그 결과 세보엠이씨 PER이 3.7배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KG이니시스, 국보디자인, KG모빌리언스, 아세아시멘트, 기업은행 등이 리스트에 포함됐습니다.

[표] 저PER 30선 + 주요 투자지표

저PER_20240625

* 1분기 연환산 실적, 24일 주가 기준
(자료: 인리치타임스)

세보엠이씨는 PER이 3.7배입니다. 더불어 PBR이 0.6배로 역시 눈길이 갑니다. 정리하면 현재 주가는 회사가 번 순이익과 회사가 가진 순자산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ROE는 16%로 절대적 기준으로 높은 편이며, 배당수익률은 6.3%로 역시 높습니다. 주가는 싼데, 주주에게 돌려주는 이익과 배당이 많습니다. 투자지표로 봤을 땐 참 매력적인 종목입니다.

단,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먼저 주가 변동성입니다. 세보엠이씨 주가는 5월 들어 급등했다가 최근 조정을 받는 흐름입니다. 보통 저PER의 매력은 ‘발굴되지 않은 숨은 진주’ 같을 때 발휘됩니다. 다시 말해 현재 세보엠이씨는 PER이 낮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는 상황은 아닙니다. 저PER을 이용해 투자할 때 가장 아름다운 시나리오는 ①남들의 외면과 오해를 받아 주가 저평가 ②원하는 수량만큼 충분히 매수 ③시장의 오해가 풀리면서 주가 상승입니다. 즉, 세보엠이씨 기차는 이미 떠났다고 할 수 있죠.

[그래프] 세보엠이씨 주가 차트(일봉)

세보엠이씨_주가

(자료: 알파스퀘어)

물론, PER 절대적 기준으로 세보엠이씨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이에 현재와 같은 상황을 ‘주가가 상승 후 조정을 받을 때 매력적인 종목을 살 수 있는 기회’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단, 주가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즉, 주가 변동성이 커진 위험을 감수할 만큼 세보엠이씨가 매력적인지 더 자세히 따져봐야 합니다.

먼저, 세보엠이씨의 사업 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세보엠이씨는 건설 현장에 쓰이는 기계장비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회사는 건설 현장에서 기계설비 또는 소방설비 공사를 진행합니다. 1분기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설비 94% △플랜트 4.5% △기타 1.5%입니다.

세보엠이씨 매출액은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모습입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매출액보다 더 크게 오르내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실적은 특이한데요. 매출액이 감소 후 반등하려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매출 감소에도 이익 방어를 잘했다고 할 수 있죠.

[그래프] 연환산 실적 흐름

세보엠이씨_실적

(자료: 인리치타임스)

매출액이 감소함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해 영업이익률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 절대적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마치 ‘마지노선’을 보는 듯한 느낌이죠.

[그래프] 연환산 영업이익률 추이

세보엠이씨_영업이익률

(자료: 인리치타임스)

이익 증가와 함께 ROE도 상승세입니다. 최근 1분기 연환산 기준 ROE는 16.3%입니다. 단, ROE가 높아진 만큼 PBR도 상승했는데요. 최근 주가가 급등했을 때는 PBR이 0.9배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지금은 주가 조정과 함께 PBR이 0.6배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래프] 연환산 ROE&PBR

세보엠이씨_REO

(자료: 인리치타임스)

지난 한 달간 세보엠이씨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투자주체는 ‘외국인’입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약 16억원을 투자하며 세보엠이씨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기관도 한 달간 순매수해 관심을 드러냈고요. 단, 해당 기간 주가는 5.6% 하락하며 부진했습니다.

[그래프] 누적 순매수 현황(2024.5.28~6.25, 단위: 백만원)

세보엠이씨_수급

(자료: 인리치타임스, 키움증권)

세보엠이씨의 매력(장점)과 우려되는 점(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ㅇ 장점: 저PER&저PBR, 높은 ROE, 높은 배당수익률, 수급(외인&기관 순매수)
ㅇ 단점: 매출 감소, 커진 주가 변동성, 낮은 영업이익률, 부진한 건설업황 분위기

부족한 성장성 매력을 높은 배당수익률이 메꾸는 모습입니다. 낮은 영업이익률은 높은 ROE가 대신하고요. 건설업황이 부진하지만, 그 속에서 빛나기 때문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무엇보다 저PER과 저PBR로 대표되는 낮은 밸류에이션(=저평가)는 가장 큰 안전장치가 되어주고요.

단, 주식투자에서 가장 매력적인 카드는 ‘성장주’라고 믿는 투자자에게는 무언가 부족한 종목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부족한 성장성은 배당수익률이 상쇄해주지만, 그 이상은 보여주기 힘들죠. 결국 주가 상승은 ‘성장성’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실적 예상치를 이용해 미래 PER(Forward PER)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 PER은 자연스럽게 EPS 성장률과 연관을 지을 수 있고요. 미래 EPS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PER이 낮은 종목을 찾는다면 ‘성장성’과 ‘저평가’ 매력을 모두 챙길 수 있습니다.

미래 EPS 성장률을 추가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EPS 성장률과 함께 매출액 성장률도 추가했는데요. 이유는 진정한 성장주는 매출 성장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죠. 가끔 EPS만 성장하는 기업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기업이 성장하기 보다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성장없는 성장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세보엠이씨의 경우 매출액 성장없이 영업이익과 순이익 성장을 이끌어낸 것과 같은 논리죠. 이는 우리가 원하는 성장주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로, 미래 EPS 성장률과 미래 PER을 기준으로 종목을 발굴하는 것은 ‘월가의 영웅’이라 불리는 피터 린치가 사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또, 피터 린치는 이 두 특성을 이용한 지표인 ‘PEG’를 이용한 것으로도 알려졌죠. PEG는 PER을 회사의 미래 성장성과 비교해 주가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한글로는 ‘주가이익성장비율’이라 부르죠. 개인적으로 PER의 단점을 가장 잘 보완해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표] 미래 PER + 실적 성장

FwdPER_20240625

* 1분기 연환산 실적, 올해 연간 예상 실적, 24일 주가 기준
(자료: 인리치타임스)

물론 PEG도 단점이 있습니다. PEG에서 사용하는 숫자들이 모두 ‘미래 추정치’라는 점입니다. 추정치는 ‘틀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죠. 문제는 예상과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입니다. 이런 경우 PEG를 이용해 내린 투자판단은 완전히 ‘잘못’되어 버리죠. 동시에 PEG 매력적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에 따라 주가는 크게 하락할 수도 있고요.

결국 완벽한 투자 방법은 없습니다. 단, 투자지표를 제대로 알고 사용한다면, 단점을 미리 보완할 수 있습니다. 투자지표를 제대로 알고 그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한 이유죠. 또, 기업의 매력과 비교해 충분히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반드시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안전마진은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실수하더라도 ‘괜찮다’고 해주는 위로해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죠. 또, 안전마진을 확보하는데 가장 대중적이고 유용하게 쓰이는 투자지표가 PER이기 때문에, ‘클래스가 영원한’ PER을 잘 활용한다면 좋은 투자 성과를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추신: 아래 리스트를 살펴본 후 마음에 드는 종목을 선택해 세보엠이씨처럼 분석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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