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명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무나 갖지 못한다는 ‘유니크(Unique)’함과 나를 표현하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점 등 다양한 이유로 명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편, 명품을 파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어 ‘효자 제품’입니다. 명품 브랜드 중 수량을 한정하면서까지 ‘특별함’을 지키려고 하는 이유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어주기 때문입니다. 즉, 명품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량을 조절하거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합니다.
이렇게 높은 수익성은 ‘명품 브랜드’가 돈을 버는 핵심입니다. 이 핵심을 활용해 주식투자에서도 ‘명품주’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높은 수익성’을 가진 기업을 찾기 위해 영업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영업이익률은 회사가 본업으로 남긴 이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지표입니다. 만약, 영업이익률이 20%인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회사는 매출로 100원을 벌면, 그 중 20원은 이익으로 남깁니다. 즉, 회사가 사업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ROE는 자기자본에 대한 이익률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자기자본은 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면 회사 자산 중 투자자의 몫이 ‘자기자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ROE는 내가 투자해서 가진 자기자본 대비 회사가 얼마나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가진 자본이 100원이고 순이익이 15원이라면, ROE는 15%입니다. 풀어쓰면, 회사는 주주들에게 15%의 이익을 남겨준 것입니다.
두 지표의 핵심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ㅇ 영업이익률: 회사가 본업 활동을 통해 회사에 남긴 이익
ㅇ ROE(자기자본이익률): 회사가 주주의 몫에 대해 남긴 이익
이 두 지표를 수익성의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회시가 본업을 통해 돈을 잘 벌고, 그 돈을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줄 수 있는지’ 이 두 지표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단순히 ‘높다’는 것은 기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영업이익률 20% 이상 △ROE 10% 이상인 기업을 ‘높은 수익성을 가진 명품주’라고 정리하고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 결과 △F&F △삼목에스폼 △노바텍 △아톤 △유나이티드제약 등 10개 기업이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추가로 순이익 변동폭이 지나치게 큰 종목은 제외했으며, PBR이 2배를 초과하는 종목도 리스트에서 뺐습니다. 순서는 ROE가 높은 순으로 정렬했습니다.
[표] 명품주 10선
* 1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 21일 종가 기준, ROE 높은 순
(자료: 인리치타임스)
PBR을 2배로 제한한 것은 실제 명품과 명품주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명품은 ‘사용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면 실제 가방과 패션으로써의 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주식은 사용가치가 없습니다. 또, 주식은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비싸게 사서’는 돈을 벌 확률이 낮아집니다. 이에 적어도 ‘비싸게는 사지 말자’는 취지로 ‘PBR 2배 이하’라는 제한을 두었습니다. 또, PBR에 제한을 두었더니 자연스럽게 PER도 높지 않은 종목으로 리스트가 꾸려졌습니다.
우리가 명품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헤리티지(Heritage)’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명품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역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역사가 브랜드 가치를 올려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명품에 역사가 있듯이, 명품주는 ‘영업이익률의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지는 명품’보다는 ‘혜성같이 뜨는 명품’에 눈이 가듯이,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명품주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이에 과거 2020년부터 가장 최근 실적인 올해 1분기까지의 영업이익률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또, 올해 연간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 평균)가 있는 종목은 영업이익률 예상치도 살펴보았습니다.
[표] 명품주 10선 영업이익률 흐름표
* 2024.1Q는 1분기 연환산 기준, 2024(E)는 시장 컨센서스 기준
(자료: 인리치타임스)
영업이익률 상승과 유지, 하락을 분류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ㅇ 상승: 삼목에스폼, 아톤, 하이록코리아, 삼아제약
ㅇ 유지: 유나이티드제약, 윈스, 세운메디칼
ㅇ 하락: F&F, 노바텍, 웹젠
여기서 영업이익률 ‘하락’에 분류되는 종목은 주의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F&F는 영업이익률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계속 하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노바텍과 웹젠은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하는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F&F보다는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 반등세를 이용하는 투자전략을 짤 수도 있습니다.
영업이익률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3개 종목은 결국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냐’가 중요합니다. 영업이익률 ‘유지’ 종목 중 세운메디칼을 예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싸게 산다’는 기준으로 사용되는 지표는 PER, PBR, PSR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PBR을 이용해보겠습니다. 또, PBR은 ROE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자기자본’을 이용해 투자지표를 계산하는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절대적 기준으로 ROE는 높을수록, PBR은 낮을수록 투자 매력도가 크다고 합니다. 세운메디칼 ROE는 2022년 4분기 저점을 찍은 후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한편, PBR은 2020년 4분기 2.7배를 기록한 후 계속 하락해 1배에 못 미치는 0.9배 수준을 유지합니다. 즉, 주주에게 벌어주는 이익은 늘었지만, 자기자본에 대한 평가는 계속 낮아졌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돈을 더 많이 벌어주는 종목을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프] 세운메디칼 연환산 기준 ROE&PBR
(자료: 인리치타임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영업이익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과 같이 ROE도 큰 변화 폭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종목은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냐’가 관건입니다. 싸게만 살 수 있다면, 시간은 투자자의 편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업이익률 상승주 중 아톤을 살펴보겠습니다. 아톤은 주의할 점이 있어 특별히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아톤은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를 보여 매력적입니다. 즉, 회사는 본업 활동으로 좋은 성과(=영업이익)를 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죠. 문제는 ROE입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ROE는 회사가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이익이라고 했는데요. 아톤은 ROE 부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ROE는 2021년 1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특출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2022년 4분기 단번에 ROE가 24%대를 기록하며 엄청난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높아진 ROE는 4개 분기 동안 유지했지만, 작년 4분기 반토막이 났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과거 높았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안정적으로 상승한 반면 ROE가 꾸준하지 못했던 이유는 ROE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지표를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톤은 영업외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톤은 과거 파생상품과 금융자산, 지분법 손실 등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한 가운데 순이익의 등락이 컸던 이유입니다. 이런 경우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래프] 아톤 연환산 기준 ROE&PBR
(자료: 인리치타임스)
반면, 삼목에스폼은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흐름과 더불어 ROE도 오르는 경향을 보입니다. 아쉬운 점은 ROE가 상승한 만큼 PBR이 상승했다는 점인데요. 단, 최근 주가 조정으로 PBR이 다시 0.46배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투자매력도가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 삼목에스폼 연환산 기준 ROE&PBR
(자료: 인리치타임스)
삼목에스폼이 영업이익률과 ROE, PBR을 기준으로 매력이 큰 건 사실입니다. 단, 걱정거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수익성이 높아지는 기업의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정점의 순간’입니다. 수익성이라 불리는 영업이익률과 ROE는 끝없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어느 정도의 성장 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에 삼목에스폼의 수익성도 분명 ‘정점’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들어온 자금이 수익성이 더 이상 높아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빠져나가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더 위험한 경우인데요. 높아진 수익성을 지키지 못하고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이때의 주가 조정은 클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경우는 주가 조정을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단, 수익성이 높아질 때의 프리미엄을 빼야 합니다. 즉, ‘기대치를 낮추고’ 투자하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의 경우에는 투자를 보류하거나, 만약 주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익절 또는 손절’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때는 상황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새 판’을 준비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투자 매력을 하나씩 따져봐야 할 때죠.
삼목에스폼의 경우 다행히 PBR로 대표되는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주식시장은 삼목에스폼의 순자산에 대해 ‘저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살펴 본 2가지 위험이 있지만, 저평가를 무기로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합니다. 주식투자에서 결국 ‘싸게 사는 것’이 가장 강력한 ‘리스크 관리’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리스트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분산투자’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종목을 하나씩 분석할 시간이 없다면 10개 기업을 같은 비중으로 모두 사는 것입니다. 단, 투자를 단순히 하는 만큼 향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 실적이 발표할 때까지 보유한다는 규칙을 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실적으로 영업이익률과 ROE, PBR을 업데이트한 후 같은 방법으로 명품주를 정리하고 종목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보다 더 추천하는 투자법은 의심되는 명품주를 자르는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F&F와 아톤은 명품주가 맞는지 다소 의심이 갑니다. 즉, 조금만 시간을 더 투자해 리스트 중 ‘아닌 종목’을 걸러내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나아간다면 ‘앞으로도 명품주’가 되거나 ‘더 값어치 하는 명품주’를 골라내는 것입니다. 단, 진정한 명품주를 찾아내는 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만큼 종목을 분석하는 투자자의 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난이도가 ‘최상’이라 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투자’는 쉽지 않습니다. 종목을 살펴보는 시간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목 발굴을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될만한 종목’을 추려낸 후 그 종목을 자세히 분석한다면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투자’를 할 수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명품주 10선’과 지난 ‘배당 매력주 26선’은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투자 활동을 위해 준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