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뉴스AI 쇼크, 월스트리트 흔들다

AI 쇼크, 월스트리트 흔들다

Published on

📌 핵심 요약

  • AI 파괴 공포로 소프트웨어 업계 시가총액 2조 달러 증발, 화물·부동산까지 전염
  • Anthropic, 300억 달러 조달로 가치 3,800억 달러 평가… 역대 두 번째 규모 자금조달
  • 골드만삭스 “이것은 끝의 시작”, JP모건 “과매도 매수 기회”… 월스트리트 엇갈린 전망

소프트웨어 업계를 강타한 ‘AI 대학살’

월스트리트에 전례 없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기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첫 주부터 시작된 소프트웨어 주식의 급락은 단순한 조정을 넘어 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지각변동으로 확대됐다. Salesforce와 ServiceNow는 각각 올해 들어 26%와 28% 하락했고, TurboTax의 모회사 Intuit는 34% 이상 폭락했다.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 ETF는 1월에만 15% 급락해 2008년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고, 이후 6거래일 동안 추가로 14% 하락했다. Jefferies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이를 ‘SaaS대학살(SaaSpocalypse)’이라 명명하며 소프트웨어 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사상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Anthropic의 신제품이 방아쇠를 당기다

이번 폭락의 직접적 계기는 AI 스타트업 Anthropic이 2월 초 공개한 새로운 자동화 도구였다. 법률 행정업무를 자동화하는 Claude Cowork의 새로운 기능이 공개되자 Thomson Reuters는 올해 들어 28% 하락했고, LegalZoom은 하루 만에 20% 폭락했다.

법률 소프트웨어에서 시작된 매도는 곧 전체 소프트웨어 섹터로 번졌다.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배수를 대폭 낮추기로 결정했다. 한때 안정적인 구독 모델과 높은 갱신율로 프리미엄 평가를 받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이제 AI 자동화로 인한 가격 압박과 신규 경쟁자 진입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전염병처럼 번지는 AI 파괴 공포

더 충격적인 것은 AI 파괴 우려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다른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물 및 물류 업계가 먼저 타격을 받았다. 경쟁업체가 추가 인력 없이 물량을 늘릴 수 있는 AI 화물 도구를 공개하자 C.H. Robinson Worldwide와 RXO는 각각 20%와 25% 폭락했고, J.B. Hunt Transport도 6% 이상 하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섹터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CBRE, Jones Lang LaSalle, Hudson Pacific Properties 등 주요 부동산 중개 업체들이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AI 파괴에 취약한 것으로 간주되는 고수수료 노동집약적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eefe, Bruyette & Wood의 애널리스트 Jade Rahmani는 CBRE의 주가 급락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가장 가파른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CBRE는 4분기 실적에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9% 가까이 하락했다.

3,800억 달러 가치 평가, Anthropic의 승리

아이러니하게도 시장 공포의 진원지인 Anthropic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월 12일 Anthropic은 3,800억 달러의 가치 평가로 3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술 분야 역대 두 번째로 큰 민간 자금 조달 규모로, OpenAI의 400억 달러 조달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시리즈 G 라운드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Coatue가 주도했으며, D.E. Shaw Ventures, Dragoneer, Peter Thiel의 Founders Fund, MGX 등이 공동 주도했다. Microsoft와 Nvidia의 투자도 일부 포함됐다.

Anthropic의 현재 연간 매출 규모는 140억 달러로, 첫 매출을 올린 이후 3년간 매년 10배 이상 성장했다.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 수는 지난 1년간 7배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AI 코딩 도구인 Claude Code의 성장세다. Claude Code의 연간 매출 규모는 25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6년 초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비즈니스 구독은 4배 증가했고, 전체 Claude Code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업 고객이 차지한다.

CFO Krishna Rao는 “기업가, 스타트업, 세계 최대 기업들 모두 동일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Claude가 비즈니스 운영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의 엇갈린 진단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소프트웨어 폭락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과매도 기회로 본다. JP Morgan의 Dubravko Lakos-Bujas는 시장이 현재 향후 3~6개월 내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최악의 AI 파괴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다년 계약과 높은 전환 비용으로 인해 단기 대체로부터 상당한 완충 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Morgan Stanley의 소프트웨어 리서치 책임자 Katy Huberty도 이번 매도를 기업의 실제 비즈니스로는 정당화할 수 없는 “심리 주도적” 왜곡으로 규정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Goldman Sachs의 전략가 Ben Snider는 이번 하락이 “끝의 시작”일 뿐이며 종말의 시작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신문 산업과 비교하며 “장기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Snider는 신문이나 담배처럼 파괴적 기술이나 규제로 인해 주가가 장기간 하락한 산업들을 예로 들었다. “신문 주식의 수년간 하락은 실적 추정치가 바닥을 칠 때까지 지속됐다. AI의 최종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단기 실적 결과가 비즈니스 회복력의 중요한 신호가 되겠지만, 많은 경우 장기 하방 리스크를 불식시키기에는 불충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Amazon 약세장 진입, 인플레이션은 둔화

이런 혼란 속에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대기업 Amazon도 타격을 받았다. Amazon은 52주 최고가보다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실적 부진과 AI 설비투자 계획 증가가 메가캡 기술주에서 광범위한 이탈을 촉발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은 인플레이션 둔화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4%로 완화되면서 S&P 500은 거의 보합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나스닥은 AI 파괴 우려와 실적 발표 엇갈림 속에 하락 마감했다.

‘구글 모멘트’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명확한 제품 회복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AI가 레거시 모델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Alphabet이나 Salesforce 같은 업계 선두주자들이 제품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전통적 소프트웨어 종목에서 투자자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Box의 CEO Aaron Levie는 20년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이라며 AI가 자사 제품을 향상시킬 강력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리소스와 시간,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하는지에 대한 이해 부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tifel의 애널리스트들은 HubSpot의 파트너들과 면담한 결과 어떤 파트너도 AI 관련 단기 인력 감축이나 좌석 감소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는 시장의 공포가 실제 비즈니스 현장과는 괴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차세대 도미노는 어디인가

2월 12일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약 1%, S&P 500은 1.4%, 나스닥 종합지수는 거의 2% 하락했다. 금 선물은 3% 급락했고 비트코인도 6만 5,000달러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이제 다음 타격을 받을 섹터가 어디일지, 그리고 이 공포 매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시하고 있다. UBS의 경고처럼 AI가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서비스 차입자를 위협하면서 2026년 말까지 레버리지 대출과 사모 신용에서 750억~1,200억 달러의 추가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스템 충격”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유럽에서는 다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독일 DAX 지수는 Siemens 주가가 강력한 AI 수요로 2026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후 6% 급등하면서 1.3% 상승했다. 이는 AI가 모든 기업에 위협이 아니라 일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시대의 서막

Jones Trading의 수석 시장 전략가 Mike O’Rourke는 이번 소프트웨어 주식 하락이 즉각적인 매출 위협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둘러싼 장기적 불확실성에 대한 재평가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예측 가능한 경상 수익 흐름이 더 이상 무위험으로 간주되지 않으면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이 압박받고 있다는 것이다.

Anthropic의 약진은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고한 믿음을 보여준다. OpenAI가 8,300억 달러 가치 평가로 추가 1,000억 달러 조달을 모색하고 있고, Google 모회사 Alphabet은 올해 AI 개발에 최대 1,85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1,170억 달러로, 이 자금은 부동산 개발, 데이터센터 장비, AI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발전소에 사용될 것이다.

결국 이번 시장 혼란은 새로운 시대로의 고통스러운 전환을 의미할 수도 있다. 문제는 누가 살아남고 누가 사라질 것인가다. 확실한 것은 AI 혁명이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 “투자자는 설 연휴 심심할 틈이 없다” 투자자라면 설 연휴에 봐야 할 영화 7편

👉 월터 슐로스: 대학도 가지 않은 평범한 청년이 월스트리트 전설이 된 이야기

최신 글

마이크론 HBM4 공급 탈락 전망… 한미반도체 실적 타격?

📌 핵심 요약 세미애널리시스, 마이크론의 엔비디아 베라 루빈 HBM4 공급 점유율 0%로 하향 조정 한미반도체, 마이크론...

“투자자는 설 연휴 심심할 틈이 없다” 투자자라면 설 연휴에 봐야 할 영화 7편

이번 설 연휴, 고향 내려가는 길이나 집에서 쉬는 동안 무엇을 볼지 고민 중이신가요? 단순한...

AI 시대 명암: 생산성 급증 뒤 번아웃 그림자

📌 핵심 요약 UC버클리 연구진, AI 도구가 작업량 증가시키지만 인지 피로 유발 경고 업계 리더들 "에이전트...

5000억 회복한 교촌치킨, 그러나 ‘왕좌’는 멀어지나

📌 핵심 요약 지난해 매출 5174억원으로 반등 성공했지만, 치킨업계 3위 고착화 위기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으로 브랜드 신뢰...

머스크發 우주 태양광 테마에…한화솔루션, 일주일 만에 주가 70% 급등

📌 핵심 요약 한화솔루션 주가, 일론 머스크의 우주 데이터센터 언급 후 일주일 새 2만8050원→4만7700원 급등 증권가,...

효성중공업 ‘7870억 수주’ 조현준 회장의 10년 결실 맺다

📌 핵심 요약 창사 최대 7870억원 규모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조현준 회장의 전략적 투자 한국 전력기기...

현대차 남양연구소 ‘재택근무 제로’ 추진

📌 핵심 요약 현대차 R&D 핵심기지 재택근무 완전 폐지 추진 중 노조 강력 반발: "제도화된 권리...
Enrich Times | 부자가 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