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아모레퍼시픽, 미주 매출 6,310억원으로 전년비 20.3% 급증…3년 만에 4조원 돌파
- 에이피알, 미국 매출 3.6배 폭증 5,727억원…단일 국가 최대 시장 등극
- K뷰티, 미국에서 프랑스 제치고 화장품 수입국 1위 달성…아마존 중심 온라인 공략 주효
한국 뷰티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뷰티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최대 변수로 꼽혔던 미국의 관세 인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현지 수요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전략이 실적으로 증명되면서다.
아모레퍼시픽, 미주 시장에서 날개 달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매출 4조2,528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4조원 고지를 다시 넘어섰다. 전년 대비 9.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358억원으로 52.3% 급증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주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다. 아모레퍼시픽의 미주 매출은 6,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해외 매출(1조9,091억원) 중 미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31.5%에서 33.1%로 1.6%포인트 확대됐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미주 지역이 중화권을 넘어 최대 해외 시장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주력 브랜드인 라네즈와 코스알엑스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2월 출시한 라네즈 ‘글레이즈 크레이즈 틴티드 립 세럼’은 현지에서 ‘도넛 립 세럼’으로 불리며 여러 차례 품절 사태를 빚었다. 라네즈는 립과 워터뱅크, 크림스킨 등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고성장이 지속됐고, 코스알엑스는 펩타이드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미국 뷰티 편집숍 세포라를 통해 현지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에스트라와 한율의 인지도 상승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각각 20% 이상, 4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의 가시적 성과를 입증했다.
에이피알, 미국서 11년 연속 성장 신화 쓰다
에이피알 역시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창립 이후 11년 연속 성장을 이어가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273억원, 1,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111%, 영업이익 228% 증가했다.
에이피알의 성장 동력은 단연 미국이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2,258억원으로 207% 급증했으며, 이 중 미국 매출은 5,72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배 이상 늘었다. 2024년 말 21.9%였던 미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37.5%로 뛰어올라 국내를 포함한 단일 국가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공격적인 현지 마케팅과 브랜드 투자 전략에 집중했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를 앞세워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를 두 차례 진행하며 브랜드 영향력을 키웠다.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와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의 시너지 효과도 실적을 견인했다. 홈 뷰티에 대한 현지 소비자 관심이 확대되면서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결합한 솔루션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로 메디큐브는 단일 브랜드 기준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60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 공략, 왜 성공했나
K뷰티의 미국 성공은 시장 환경 변화와 전략적 대응이 맞물린 결과다. 미국은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에서 처음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1위 국가로 등극했다.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3% 증가했고, 미국 화장품 수입시장 점유율은 22.4%에 달했다.
성공의 핵심은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공략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제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20년 26.2%에서 2023년 29%까지 성장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는 2024년 현재 1억8,010만 명으로 미국 소비자의 75%에 이른다.
아마존에서 스킨케어 베스트셀러 50개 제품 가운데 10개가 한국산 제품으로 조사됐으며, 코스알엑스의 ‘스네일 뮤신 에센스’는 아마존에서 판매 1위를 지켰다. 대형 소매업체 입점이 어려운 중소 K뷰티 브랜드들에게 아마존은 비교적 간단한 진입 통로였고,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과 아마존 자체 지원이 더해지며 중소 브랜드들의 진출 기회가 확대됐다.
시장 트렌드도 K뷰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시장에서 더마코스메틱 트렌드가 확산되며 스킨케어 부문 수요가 급증했다.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성분 마케팅’이 주도하고 있으며, 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클린 뷰티 선호도가 높아졌다. 미국에서 출시되는 미국산 스킨케어 제품이 2020년 대비 16% 감소한 반면, 한국산 제품은 20% 증가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2026년, 공격적 확장 나선다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은 올해 미국에서 확인된 성장성을 바탕으로 외형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K뷰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을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삼고 현지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 더마 화장품과 메이크업, 헤어 케어 등 신규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한편, 라네즈, 코스알엑스, 설화수,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도 도모한다.
에이피알은 판매 채널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장한다. 온라인에서는 아마존, 틱톡샵 등 주요 이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검증된 베스트셀러 제품 수를 확대해 판매 효율을 끌어 올린다. 오프라인에선 온라인을 통해 성과가 확인된 제품을 기반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며 탄탄한 리테일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다.
대신증권은 에이피알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4,923억원, 매출액은 39% 증가한 2조23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LS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하반기 면세점 반등, 중국 턴어라운드, 서구권 수요 지속에 따라 실적 성장이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한 과제도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신뢰와 현지 유통사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전 세계 뷰티 트렌드가 시작되는 곳인 만큼 고객 중심의 접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K뷰티가 중장기적인 성과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관세 리스크, 오프라인 채널 확장에 따른 마케팅비 부담, 경쟁 심화 등 변수에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2026년 미국 뷰티 시장에서는 스키니멀리즘 2.0, 남성 그루밍, 지속가능성, 셀러브리티 뷰티 등 새로운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어 K뷰티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리주란, PDRN 등 한국에서 미용 시술에 활용되는 성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기술 기반 스킨케어 솔루션을 앞세운 K뷰티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의 성공 사례는 K뷰티가 글로벌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혁신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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