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급 부족으로 ‘슈퍼 사이클’ 진입
- 국내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0조원 투자 필요
-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처로 전남 해남 솔라시도 AI 센터 선정
AI 에이전트 시대, 데이터 수요 폭발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예측은 충격적이다. “향후 AI 추론 수요가 10억 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AI 시장이 질문에 답하는 ‘챗봇’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율 에이전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여행 계획을 위해 몇 차례 검색하는 것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항공권 예약부터 숙박, 동선 최적화까지 수천 회의 연산을 통해 최적해를 도출한다. 이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기계와 기계의 대화로, 과거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에 종속됐던 데이터 트래픽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공급 병목, 전력난이 AI 성장을 가로막다
문제는 수요 폭증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북미 주요 데이터센터 시장의 공실률은 1.6%로 역대 최저 수준 이다. 전력과 부지 확보의 어려움이 신규 공급을 제한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은 심각한 병목 상태에 놓였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8년까지 연평균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되며,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3년 대비 1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 전체를 재편해야 하는 수준의 변화다.
투자 수익률, 기존 인프라 자산 웃돌아
AI 데이터센터는 높은 수익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도로와 항만 등 민자사업의 기대 수익률이 연 4~5% 수준인 반면, 데이터센터의 자본환원율은 6~7%대에 형성돼 있다. 정책 지원이 더해질 경우 내부수익률(IRR)은 8~1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는 타 부동산군 대비 운영의 중요성이 크며, 신규 공급 주체로 부동산운용사가 부상하고 있다. 액티스, 코람코, 퍼시픽자산운용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금융자본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데이터 주권 확보, 선택 아닌 필수
일각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자율주행, 로봇 제어처럼 지연 시간이 치명적인 서비스는 국내 ‘엣지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돼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 주권이다. 행정, 금융, 의료, 국방 등 국가 핵심 데이터가 해외 서버에 저장될 경우, 해당 국가의 법령이나 외교 환경에 따라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자체 인프라 없이는 국내 기업이 고가의 사용료를 지불하며 글로벌 빅테크의 가격 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50조원 투자, 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
업계에서는 국내 AI 이용 수요에 비춰 최소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이 경우 약 50조원의 비용이 소요 된다고 분석한다. 건축 및 전력 설비에만 15~20조원, GPU와 AI 서버 등 핵심 IT 자산에 30~35조원이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투자는 국내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업계는 국산 HBM과 차세대 AI 가속기의 대규모 수요처를 확보하게 되며, 전력기기와 냉각 설비 분야도 성장 기회를 맞는다. 건설 업계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시공 실적을 쌓을 수 있다.
대규모 전력 소비 거점을 지방에 구축하는 것은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정책과 맞물려 국가 전력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성장펀드 1호, 전남 해남 솔라시도 선정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첫 번째 메가 프로젝트로 전남 해남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가 선정됐다. 2조5000억원 규모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는 AI용 GPU 1만5000장 이상을 확보해 스타트업과 연구자, 기업에 제공하는 국가 핵심 기반시설이다.
국민성장펀드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투·융자 방식으로 초기 자본을 지원하면서 센터 건설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는 AI와 지역균형발전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 국정과제와도 직결된다.
리스크 관리 위한 역할 분담 구조 필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건물과 전력, 냉각 설비 등 기반 시설은 국민성장펀드나 한국형 국부펀드가 투자해 토대를 닦고, 교체 주기가 짧고 감가상각이 큰 GPU와 서버 비용은 입주 기업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자산 성격에 맞춰 투자 주체를 나누는 것이 막대한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 한국의 선택
2024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2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2025년에는 45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구글은 750억 달러, 메타는 600~6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각국 정부도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40억 유로 투자를 유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구글클라우드와 공동으로 100억 달러를 투자해 AI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도 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 싱가포르의 전력 모라토리엄, 홍콩의 정치 리스크, 일본의 지진 등 주변국의 약점 속에서 한국의 우수한 전력 품질과 통신 인프라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마이크로소프트, AWS,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베팅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미래 산업 생태계의 근간이다. 50조원 규모의 투자는 반도체, 전력, 건설, 냉각 설비 등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대한민국을 아시아태평양의 디지털 거점으로 격상시킬 것이다.
국민성장펀드의 첫 번째 메가 프로젝트로 선정된 전남 해남 솔라시도는 그 시작점이다. 신재생 에너지와 AI 인프라가 결합된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확실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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