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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기다림 끝에 찾아올 반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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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숫자 너머의 진실을 읽다

호텔신라는 지난 2025년 11월 4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때 시장의 첫 반응은 다소 차가웠다. 영업이익 114억원은 시장이 기대했던 18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오히려 흥미로운 신호들을 포착했다. 표면적인 숫자 뒤에 숨겨진, 그러나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구조적 변화의 조짐들이었다.

IBK투자증권은 보고서 제목을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정했고, 한화투자증권은 ‘두 가지 자신감을 엿보다’라고 표현했다. 두 증권사 모두 2025년 3분기 부진한 실적 이면에서 미래의 가능성을 읽어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과연 이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것은 투자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가?

’25년 3분기 실적, 겉으로 드러난 숫자들

호텔신라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에 그쳤다. 성장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170억원 적자에서는 흑자 전환했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18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 정도 실적이라면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먼저 영업환경 자체가 2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예상 가능한 범위 내의 실적이었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적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들이 대부분 일회성 비용이었다는 사실이다.

마카오 공항점 철수와 관련해 재고손실비용 20억에서 30억원 가량이 이번 분기에 반영되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철수와 관련된 위약금 1900억원은 영업외 비용으로 일시에 처리되었다. 이 면세점은 2026년 3월 중순에 정식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호텔 부문에서는 제주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 하락과 유지보수 비용 증가가 있었다. 이러한 요인들을 제외하고 보면, 실질적인 영업 흐름은 생각보다 견고했다고 볼 수 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면세점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약 280억원이나 개선했다.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개선이다. 호텔 사업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이익을 냈는데, 계절적 비수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매출액 구성을 보면 면세점이 8496억원, 호텔이 1716억원, 기타 레저 사업이 291억원 정도였다. 면세점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면세점 사업,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의 끝자락

면세점 산업은 지난 몇 년간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객 급감,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그리고 높은 임대료 부담까지, 삼중고를 겪어왔다. 호텔신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공항 면세점의 경우 높은 임대료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오랜 기간 회사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철수 결정은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선택이었다. 1900억원이라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카오 공항점 철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수익성 없는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인 것이다.

2025년 3분기 면세점 시장 상황은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 자체는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의 무비자 정책 확대 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트래픽은 상승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9월 말에야 실시되면서 국경절 연휴 특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면세점을 찾는 고객들의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면세점 매출의 핵심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 비중국 국적 관광객과 자유여행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양면의 칼이다. 고객층이 다변화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단체 관광객에 비해 자유여행객의 1인당 구매액이 낮다는 점에서는 단기적으로 매출 성장에 제약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가 보여준 자신감은 주목할 만하다.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에 공항점 2개 사이트를 철수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면세점 매출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조심스럽지만 시내점 중심의 매출 회복을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시내점은 공항점에 비해 임대료 부담이 낮고,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아 객단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시장의 회복 조짐도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무비자 정책으로 한국 여행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3분기 국경절 연휴에는 정부 지침이 늦어 무비자 단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문제로 보인다. 12월 연말 여행 시즌과 함께 단체 관광객의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호텔신라는 일부 소매 비중 확대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면세점은 전통적으로 도매 중심의 사업 구조였는데, 직매입 비중을 늘려 마진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들이 결합되면서 면세점 사업은 서서히 터널의 끝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 사업, 안정 속에서 찾은 성장의 단초

2025년 3분기 호텔 실적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3분기는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호텔 업계의 성수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2025년의 경우 추석이 10월 초로 늦춰지면서 3분기에는 연휴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 오히려 비수기에 가까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호텔 사업은 1716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218억원, 영업이익률 12.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이 나온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 없이도 이 정도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은 호텔 사업의 기본적인 수요 기반이 그만큼 탄탄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 흥미롭다. 서울 신라호텔은 3분기에 6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주 신라호텔은 213억원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위탁 운영 중인 신라스테이 체인은 5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주호텔의 부진이 눈에 띄지만, 이는 오히려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제주 지역 호텔 시장은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주도에는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특히 서귀포시 일대에 레지던스와 관광호텔이 대거 들어섰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이 기대만큼 오지 않으면서 공급 과잉 상태가 되었고, 이는 객실 단가 하락과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신라호텔 제주 역시 이러한 시장 환경의 직격탄을 맞았다. 객실점유율은 계속 하락했고, 평균 객실 단가도 낮아졌다. 그럴나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공급 과잉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없는 소규모 숙박업소들이 폐업하면서 시장이 정리되고 있고, 신규 공급도 크게 줄었다. 2024년 들어 제주도 입도객 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시장 환경 개선은 제주 신라호텔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호텔신라 경영진은 제주 사이트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주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호텔 사업 전체의 영업 레버리지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 브랜드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해외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비즈니스 수요, MICE(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수요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비즈니스 호텔로 자리매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회사가 보여준 또 하나의 자신감은 4분기 전망에서 나타났다. 호텔신라 경영진은 4분기 호텔 사업 영업이익이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여름 성수기가 지난 4분기는 호텔 업계에 비수기다. 매출과 이익이 3분기 대비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우선 서울호텔과 신라스테이 사이트들의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평균 객실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매출과 이익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 사이트의 안정화도 한몫한다. 가동률과 단가가 바닥을 찍고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발목을 잡지 않게 된 것이다.

2025년 7월에 개관한 신라모노그램 강릉의 운영 정상화도 기대 요인이다. 이 호텔은 호텔 객실 315실과 레지던스 602실로 구성된 대형 리조트다. 개관 초기의 안정화 단계를 거쳐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익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등 대형 국제행사로 인한 특수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호텔 시장의 공급 부족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호텔 신축이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대규모 신규 공급이 예정되어 있지 않다. 높은 건축비와 인건비,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등으로 신규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호텔 사업자들에게는 가격 결정력을 높여주는 우호적인 환경이다.

재무제표가 말해주는 것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호텔신라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과 미래의 방향성이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2024년 호텔신라는 매출액 3조9480억원에 영업이익 마이너스 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였다. 당기순손실은 620억원이었다. 면세점 사업의 부진이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2025년과 2026년의 전망치를 보면 변곡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2025년 추정 실적은 매출액 4조1470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 위약금 1900억원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은 154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는 일회성 비용이므로 본질적인 영업 흐름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진짜 변화는 2026년부터 나타난다. 매출액은 4조2790억원으로 다소 증가하는 데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223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이 5.2%까지 올라간다. 당기순이익도 1420억원으로 돌아서면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한다. 2027년에는 영업이익 2980억원, 당기순이익 1980억원으로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이러한 급격한 개선의 배경에는 구조조정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공항 면세점 철수로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사라진다. 시내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다. 호텔 사업은 신규 파이프라인 추가와 기존 사이트 안정화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한다. 영업 레버리지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본 구조를 보면 부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5년 예상 총차입금은 1조7460억원, 순차입금은 1조1330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38.6%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신규 호텔 투자와 면세점 사업 적자 보전을 위해 차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개선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순차입금은 929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27년에는 685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도 2026년 206.8%, 2027년 177.4%로 점차 낮아진다. 재무 건전성이 회복되는 과정인 것이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추이도 의미 있다. 2024년 1270억원에서 2025년 1660억원, 2026년 3500억원, 2027년 417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한다. 현금 창출 능력이 크게 개선되는 것이다. EV/EBITDA 배수로 보면 2024년 21.3배에서 2026년 8.2배, 2027년 6.3배로 낮아진다. 기업가치 대비 현금 창출 능력이 좋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주주 입장에서 중요한 주당순이익(EPS)을 보자. 2024년 -1567원, 2025년 -4150원으로 적자가 계속되지만, 2026년 3815원, 2027년 5339원으로 흑자 전환 및 증가세를 보인다. 주당순자산(BPS)은 2025년 2만8273원에서 2026년 3만1627원, 2027년 3만6395원으로 꾸준히 늘어난다. 회사의 내재가치가 쌓여가는 것이다.

증권가의 시선, 그들이 본 것

IBK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호텔신라에 대해 각각 ‘매수’와 ‘Buy’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IBK투자증권이 6만4000원, 한화투자증권이 7만6000원이다. 2026년 1월 8일 종가 4만4200원과 비교하면 상승여력은 각각 44%, 72%다.

IBK투자증권은 이전에 ‘Trading Buy’ 의견을 제시했다가 이번에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5만 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올렸다. 투자 의견을 높인 이유는 명확하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은 인내가 필요하지만 그 인내의 대가는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한화투자증권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유지했다. 대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포착한 ‘두 가지 자신감’에 주목했다. 첫 번째는 4분기 호텔 영업이익이 3분기와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수기임에도 성수기 수준의 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호텔 사업의 기본체력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2026년 공항점 철수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매출 방어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는 시내점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중국 관광객이 돌아오고 시내점 경쟁력이 발휘되면 공항점 매출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증권사 모두 단기적인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구조적 개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 3815원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주가는 PER(주가수익비율) 12.8배 수준이다. 호텔 산업의 특성상 경기 민감도가 있고, 면세점 사업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5배로, 자산 가치 대비로 봐도 크게 비싸지 않다.

특히 2027년까지 내다보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부각된다.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 5339원 기준으로는 PER 9.1배까지 낮아진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EV/EBITDA 배수도 2027년에는 6.3배로 떨어진다.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 대비 매력이 커지는 것이다.

물론 증권가의 전망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두 증권사의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구체적인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점 철수에 따른 적자 감소 효과, 시내점 회복 가능성, 호텔 공급 부족 지속, 신규 파이프라인 효과 등 정량적으로 추정 가능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투자자가 알아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

호텔신라에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 핵심적인 체크포인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 지표들의 변화가 투자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 속도다. 특히 단체 관광객의 추이가 중요하다. 12월 연말 시즌과 2026년 초 설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 수와 면세점 매출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만약 이 시기에 의미 있는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2026년 전체 실적 개선의 강력한 선행지표가 될 것이다. 반대로 회복이 더디다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시내 면세점의 매출 추이다. 공항점 철수 이후 전체 면세점 매출을 방어할 수 있는지는 결국 시내점의 선전에 달려 있다. 시내점 매출이 분기별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중국인 고객 비중은 어떻게 변하는지, 객단가는 개선되는지 등을 체크해야 한다. 2026년 상반기 실적이 특히 중요할 것이다.

세 번째는 호텔 사업의 평균 객실 단가와 객실점유율이다. 서울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의 ADR 상승세가 유지되는지가 핵심이다. ADR이 오르면서도 객실점유율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된다면, 이는 수요가 견고하다는 증거다. 특히 제주 신라호텔의 지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제주호텔의 ADR과 객실점유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다면, 이는 제주 시장 전체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호텔 사업 전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네 번째는 신규 호텔의 안정화 속도다. 2025년에 개관한 신라모노그램 강릉이 얼마나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르느냐가 2026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2025년 하반기에 개관 예정인 신라스테이 세종,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사이에 개관할 중국의 신라모노그램 시안과 신라스테이 옌청의 진행 상황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영업현금흐름과 차입금 추이다. 실적이 개선된다고 해도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된다. 분기별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를 유지하는지, 순차입금이 계획대로 감소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차입금이 줄어들면 이자비용 부담이 낮아지고, 이는 다시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리스크는 없는가? 냉철하게 바라본 불확실성

어떤 투자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호텔신라 역시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리스크 요인들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리스크는 중국 경기 둔화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 만약 중국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지출이 위축될 수 있다. 호텔신라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한중 관계 악화 가능성이다. 사드 배치 당시를 떠올려보면, 정치적 갈등이 관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현재는 양국 관계가 안정적이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을 제한할 수 있다. 이는 호텔신라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다.

세 번째는 환율 변동성이다. 면세점 사업은 달러 기반으로 상품을 매입하고 원화로 판매하는 구조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매입 원가가 올라가 마진이 압박받는다. 물론 환율 상승이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을 높여주는 측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 헤지 전략이 있겠지만 완벽한 보호는 어렵다.

네 번째는 국내 소비 침체다. 호텔 사업, 특히 신라스테이의 경우 국내 비즈니스 수요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만약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 기업들의 출장 예산이 줄어들고, 개인들의 여행 지출도 위축된다. 이는 호텔 객실 가동률과 평균 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제주 지역 공급 과잉 재발 위험이다. 현재는 공급 과잉이 해소되는 추세지만, 관광 수요가 회복되면 다시 신규 숙박시설 개발이 활발해질 수 있다. 특히 대형 리조트나 펜션 등이 늘어나면 다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제주 신라호텔의 회복세가 지속가능한지는 시장 공급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여섯 번째는 경쟁 심화 리스크다.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경쟁사들도 시내점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명동이나 강남 등 주요 상권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프로모션 비용이 늘어나고 마진이 악화될 수 있다. 호텔 분야에서도 신규 럭셔리 호텔들이 서울에 계속 들어서고 있어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곱 번째는 정책 리스크다. 면세점 사업은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면세 한도 조정, 임대료 인상, 세제 변화 등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항 면세점 임대 계약 갱신 시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 다시 적자 구조로 빠질 수 있다. 정부의 관광 정책 방향도 변수다.

여덟 번째는 글로벌 여행 수요 위축 가능성이다.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이 재발하거나, 국제 정세 불안, 경제 위기 등으로 글로벌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 호텔과 면세점 모두 큰 타격을 입는다. 팬데믹 기간의 경험이 보여주듯, 이는 사업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다.

마지막으로 재무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2025년 기준 순차입금이 1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만약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면 이자 부담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금리 상승기에는 차입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을 압박한다. 재무 건전성 악화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말하는 이유

리스크를 나열하다 보니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투자 판단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리스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매력이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호텔신라의 가장 큰 강점은 브랜드 파워다. 신라호텔은 국내 최고급 호텔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7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 삼성그룹 계열사로서의 신뢰감, 일관된 서비스 품질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브랜드 자산은 경쟁사가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무형의 가치다.

두 번째 강점은 입지다. 서울 신라호텔의 장충동 입지는 대체 불가능하다. 도심 한복판에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주변이 공원으로 둘러싸여 조용하고 쾌적하다. 제주 신라호텔 역시 중문 해변의 최고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신라스테이 역시 주요 도심과 교통 요지에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입지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세 번째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다. 면세점과 호텔, 두 개의 축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면세점이 어려울 때는 호텔이, 호텔이 부진할 때는 면세점이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둘 다 어려웠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각각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

네 번째는 경영진의 의지다. 공항 면세점 철수 결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매출 감소라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수익성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는 경영진이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다.

다섯 번째는 시장 환경의 변화다. 한국은 K-컬처의 세계적 확산으로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K-팝, K-드라마,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호텔과 면세점 모두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중국 외에 동남아, 미국, 유럽 등으로 고객층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에필로그: 기다림의 끝에서

투자에는 때로 인내가 필요하다. 호텔신라는 지금 그런 인내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2025년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다. 주가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26년부터 펼쳐질 변화의 모습은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어 보인다.

면세점 사업은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거쳐 수익성 중심의 체질로 탈바꿈하고 있다. 공항점이라는 짐을 벗고, 시내점이라는 알짜 자산에 집중한다. 중국 관광객 회복이라는 외부 호재도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호텔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 위에서 신규 파이프라인을 통한 성장까지 도모하고 있다. 제주 시장의 안정화는 추가적인 개선 여력을 제공한다.

1월 8일 기준 주가 4만4200원은 2026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이다. PER 12~13배, PBR 1.5배는 결코 비싸지 않다. 특히 2027년까지 내다보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커진다. 물론 리스크는 있다. 중국 경기, 환율, 경쟁 심화 등 변수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호텔신라가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끝에서 밝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포착한 ‘두 가지 자신감’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구체적인 근거를 가진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이 말한 ‘기다림의 미학’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 당장의 실적은 볼품없을 수 있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 기다림에 대한 보상이 올 것이다. 물론 투자는 각자의 판단과 책임이다. 하지만 적어도 호텔신라는 그 기다림을 고려해볼 만한 충분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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