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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티, 새로운 도약 앞둔 반도체 장비의 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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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미세화 시대, HPA가 필수가 된 이유

생성형 AI의 등장은 반도체 산업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고성능 AI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잡기 위한 공정 미세화가 필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미세 공정 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곧 미세 공정에 최적화된 장비를 보유한 기업들의 수혜로 직결된다.

반도체가 미세화될수록 트랜지스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면 결함 문제가 심화된다. 식각, 증착 등 반복적인 공정 과정에서 실리콘 격자 구조에 손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치유하지 않으면 전류 누설이 발생해 반도체 성능이 크게 저하된다. 전통적으로는 고온의 FGA(Forming Gas Annealing) 방식으로 수소 어닐링을 진행했지만, 최신 HKMG(High-K Metal Gate) 트랜지스터 구조는 고온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HPA(High Pressure Annealing), 즉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다. HPA는 기존 600℃ 이상의 고온 대신 최대 450℃의 상대적 저온에서 고압으로 수소를 침투시켜 계면 결함을 치유한다. 100% 수소를 사용하여 댕글링 본드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열에 민감한 최신 트랜지스터 구조에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부터 메모리까지, HPA 수요 확대 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GAA(Gate-All-Around) 구조로의 전환이 HPA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nm 공정부터 나노시트 기반 GAA를 적용했고, TSMC도 2nm부터 GAA를 도입할 예정이다. GAA는 채널을 게이트가 완전히 둘러싸는 구조로 누설 전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해 계면 결함 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나노시트 간 틈이 약 10nm에 불과해 일반 대기압 환경에서는 수소가 내부까지 침투하기 어렵다. 저온 고압의 HPA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부터 미국 텍사스 Taylor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며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월 62.5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TSMC는 2026년 165.6만장, 2027년 198.6만장으로 급격히 증설하며, 2nm 양산 역시 같은 기간 대폭 확대한다. 인텔(Intel)도 1.8nm 공정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며 파운드리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NAND 플래시 메모리는 고단화 트렌드가 HPA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스토리지 수요로 NAND 제조사들은 앞다퉈 400단 이상의 초고층 3D NAND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2026년 400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키옥시아(Kioxia)는 332단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고단화될수록 수백 단을 적층한 구조에서 위에서 아래까지 관통하는 채널홀 에칭 과정의 중요성이 커진다. 채널이 길어지며 계면 손상과 결함이 누적되는데, 고온 어닐링은 층과 재료 간 열팽창 계수 차이로 인한 구조 변형 위험이 있다. 또한 저압 환경에서는 수소가 수백 단 아래까지 충분히 확산되기 어렵다. 결국 저온 고압의 HPA만이 초고단 NAND의 수율 및 성능 개선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도입도 HPA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구리 패드 간 직접 접합을 위해서는 표면 평탄화가 필수인데, CMP 후 평탄화 어닐링 과정에서 HPA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DRAM 분야에서도 1b, 1c nm 공정으로의 전환이 진행되며 HKMG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1b 공정부터 HPA를 도입해 이전 세대 대비 빠른 수율 성숙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HBM의 고층화와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도 HPA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다.

예스티, HPSP 독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다

현재 전 세계에서 HPA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단 두 곳, HPSP와 예스티뿐이다. 지금까지는 HPSP의 독무대였으나, 예스티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법적 리스크는 해소 국면

HPSP는 2023년 8월 예스티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예스티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적 소송이었다. 예스티는 2021년부터 HPA 개발에 착수했고 2022년 8월 특허를 출원했다. 그러나 HPSP는 예스티 장비가 고객사 퀄테스트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인 2023년 중순에야 소송을 제기했다. 더욱이 보유한 6개 특허 중 하나만을 대상으로 소송을 걸고, 이후 다른 특허로 추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시간 지연 의도가 명확했다.

2024년 10월 특허심판원의 첫 판결에서 예스티가 패소하며 주가는 4거래일 만에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2025년 4월 재심판에서 예스티가 승소하며 상황이 역전되었다. 특허심판원은 예스티 장비의 회전체결링과 내부 챔버 구조가 HPSP 특허와 명확히 구분된다고 판시했다.

HPSP는 이에 불복해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다른 특허로 추가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리스크는 제한적이다. 특허법원 통계상 특허심판원 심결 유지율은 83% 이상이며, 기술적 검토를 거친 이번 판결은 번복되기 어렵다. 예스티는 이미 다른 특허들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무효심판을 제기해 HPSP의 권리범위를 축소시킨 상태다.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

예스티 HPA 장비는 회당 125매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반면, HPSP는 75매에 그친다. 이론상 67% 높은 처리능력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 처리량이다. HPSP는 챔버 내 온도 편차가 ±20℃에 달해 75매 중 실제로는 25매 정도만 처리 가능하지만, 예스티는 온도 균일성을 ±5℃ 이내로 제어해 125매 대부분을 온전히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내부 챔버 기술력 격차에서 비롯된다. 예스티는 다점 센서, 분산 히터, 가스 유량 최적화 등 정밀 제어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반면 핵심 챔버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HPSP는 자체적인 설계 변경 및 개선 역량이 부족하다.

가용 온도 범위도 예스티가 우수하다. HPSP는 100~700℃인 반면 예스티는 100~900℃까지 가능하다. DRAM과 NAND는 파운드리보다 고온 열처리가 효율적이며, 향후 산화 공정용 HPO 장비 개발에도 600~800℃가 필요하므로 확장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압력 제어 능력은 예스티 30bar, HPSP 25bar로 예스티가 앞선다. 압력이 높을수록 수소 침투 농도가 높아져 계면 결함 치료 효율이 극대화된다. 예스티는 이미 국내 KGS 및 해외 ASME 인증과 43bar급 OLED 장비 양산 이력으로 고압 용기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

공정 처리 속도도 예스티가 빠르다. HPSP의 이중 챔버 방식은 냉각수 순환을 통한 간접 감온으로 자연 대류를 기다려야 하지만, 예스티는 고압 가스를 칠러로 강제 순환시키는 직접 감온 방식으로 웨이퍼 감온 속도와 온도 균일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양산 공급 임박

2025년 12월 4일 예스티는 154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공시에서 2026년부터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양산 라인에 HPA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HPA 발주가 가시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유력 수주처는 SK하이닉스와 키톡시아 등 NAND 제조사다. SK하이닉스는 예스티와 국책 과제를 수행하며 기술적 신뢰를 쌓았고, 공시에도 SK하이닉스향 장비 공급이 명시되어 있다. 키옥시아는 2025년 9월 Fab2 가동을 시작해 2026년 중 본격 양산에 돌입하며, IR 자료에서 일본 고객사가 생산성을 위해 125매 처리량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HPSP는 일본에서 HPA 특허를 보유하지 않아 법적 장벽도 없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유력하다. 예스티 IR에서 국내 파운드리 한 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혔고, 국내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2026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테일러 팹 수요 중 일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사업부의 견고한 성장

HPA 외에도 예스티의 기존 사업부들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퍼니스, 칠러, 가압 큐어 장비는 HBM 성장에 연동된다. 삼성전자가 HBM4 개발·공급 경쟁에서 선전하며 Advanced TC-NCF 공법용 가압 큐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2H24부터는 SK하이닉스에도 퍼니스 및 칠러를 공급하며 고객 다변화를 달성했다.

네오콘은 EFEM 습도 제어 장비로 2022년 개발 완료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질소 주입 방식 대비 수분 흡착 필터를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대당 가격이 기존 3.5억원에서 1.1억원으로 낮아졌다. 2H25부터 삼성전자 외 타사 거래가 가능해져 고객 다변화가 기대되며, 미국 테일러 팹에도 납품되어 파운드리 및 디스플레이 공정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OPM 40%의 고마진 제품으로, 2024년 반도체 매출의 15%,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며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

디스플레이 장비는 2023년 이후 감소했으나 폴더블폰 시장 성장의 수혜가 예상된다. 애플의 2H26 폴더블 아이폰 출시 예고로 UTG(Ultra Thin Glass) 장비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2025년 12월 파인엠텍과 81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PO(High Pressure Oxidation)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수직적층 메모리 대응 HPO 개발’ 국책 과제에 총괄 주관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기존 산화막 공정의 고온 문제와 CVD의 불순물 함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혁신적인 장비로, 이미 알파기를 제작해 글로벌 고객사와 웨이퍼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HPO는 HPA보다 시장 규모가 5배 이상 큰 것으로 추정되어, HPA 이후 예스티의 다음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투자 시 고려사항

긍정적 요인

  1. 구조적 수요 증가: AI 수요로 인한 반도체 미세화, 고단화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으며, HPA는 이 과정에서 필수 인프라다.
  2. 듀얼 벤더 수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협상력 유지를 위해 솔벤더보다 듀얼벤더를 선호한다. 예스티는 HPSP 독점 체제를 깨는 유일한 대안이다.
  3. 기술 우위: 웨이퍼 처리량, 온도·압력 제어, 공정 속도 등 모든 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4.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HPA 외에도 HBM 장비, 네오콘, 디스플레이 장비, HPO 등 여러 성장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5. 전방사 투자 확대: 2026~2027년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대규모 CapEx 증가가 예정되어 있다.

리스크 요인

  1. 법적 분쟁 장기화 가능성: HPSP와의 소송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다. 추가 소송 제기로 시장 진입이 지연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법리적 판단과 특허심판원 심결 유지율을 고려하면 리스크는 제한적이다.
  2. 수주 타이밍 불확실성: HPA 발주 가시성은 높아졌으나 정확한 시점과 규모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방사의 투자 계획 변경이나 경기 둔화로 지연될 수 있다.
  3. 경쟁 심화: HPSP가 기술 개선을 통해 격차를 줄이거나, 제3의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높은 밸류에이션: 목표주가 기준 PER 26.5배는 높은 성장을 전제로 한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멀티플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
  5. 고객 집중도: 주요 매출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소수 고객사에 집중되어 있어 특정 고객사의 투자 축소 시 영향이 클 수 있다.
  6. 재무 레버리지: 과거 여러 차례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최근에도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부채비율은 59% 수준으로 안정적이나, 추가 설비투자 시 재무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모니터링 포인트

  1. HPA 수주 공시: 첫 양산 장비 PO 발표가 가장 중요한 트리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ioxia 등으로부터의 공식 수주 공시를 주목해야 한다.
  2. 법적 분쟁 진행: HPSP와의 심결취소소송, 추가 특허침해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3. 분기 실적: HPA 외 기존 사업부의 성장세 지속 여부, 마진 개선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4. 전방사 CapEx: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의 분기별 투자 계획 및 공정 전환 일정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5. 경쟁사 동향: HPSP의 기술 개발 현황, 시장점유율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

결론: 변화의 시작점에 선 기업

예스티는 오랜 R&D와 특허 분쟁을 거쳐 마침내 HPA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도체 미세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 속에서 HPA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HPSP 독점 체제는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스티의 기술적 우위는 명확하다. 생산성, 온도 균일성, 압력 제어, 공정 속도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사를 앞서고 있다. 챔버 제작 기술을 내재화하여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며, 이미 43bar급 고압 용기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

법적 리스크도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허심판원의 인용 판결은 기술적 검토를 거친 것으로 번복 가능성이 낮으며, 선제적 무효심판으로 HPSP의 추가 소송 여지를 차단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주 가시성이다. 2025년 12월 교환사채 발행 공시에서 2026년 양산 공급을 명시한 것은 강력한 신호다. SK하이닉스, 키옥시아, 삼성전자 등으로부터의 발주가 임박했다.

재무적으로는 2026~2027년 HPA 매출 인식으로 폭발적인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11.3%에서 2027년 26.7%로 상승하고, 순이익은 2024년 104억원에서 2027년 331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한다.

HPA 외에도 HBM 장비, 네오콘, 디스플레이 장비, HPO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풍부하다.

투자자들이 할 일은 단 하나, 변화하는 기업을 매수하고 홀딩하는 것이다. 예스티는 HPSP 독점을 깨고 HPA 시장의 듀얼 벤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시장을 선도하는 넘버원 플레이어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 반도체 미세화라는 구조적 트렌드 속에서 예스티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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