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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청년은 위기·고령층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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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 청년층 일자리 21만 개 감소, 99%가 AI 고노출 업종
  • 50대 이상 일자리는 AI 고노출 업종 중심으로 증가
  • 정년연장 시대, AI가 세대 협업형 일자리 모델의 열쇠

청년 일자리 20만 개 증발, AI가 가져온 충격

한국 노동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청년층 일자리가 21만 개 줄어들었는데, 그중 20만 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사라졌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과 관리업(-11.2%),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에서 청년 고용이 급감했다.

AI가 대체하는 일자리의 특징은 명확하다. 기초적인 문서 작업, 재고관리, 데이터 입력 등 정형화된 업무들이다. 경력이 적은 청년층이 주로 담당하던 이런 업무는 AI에게 가장 취약한 영역이다. 미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마존은 생성형 AI 도입으로 관리직 등에서 약 1만 4000개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며, 내년까지 약 16만 명의 신규 고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포드, 세일즈포스 등도 화이트칼라 인력 감축을 단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50대는 늘고 20대는 줄고…역설적 고용 구조

흥미로운 점은 50대 일자리는 오히려 AI 고노출 업종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 팀장은 “AI가 경력이 적은 청년층의 정형화된 업무를 쉽게 대체하는 반면, 경력에 기반한 암묵적인 지식과 사회적 기술이 요구되는 과업은 보완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품질 감독, 안전 판단, 공정 이상 감지, 데이터 검수 등의 영역에서 숙련자의 경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업무의 속도와 반복 영역을 담당하면, 사람은 최종 판단·승인·감독 단계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경력직과 고령 인력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이다.


직무 체계 대전환, 연공서열에서 역량 중심으로

AI 기반 공정과 사무 자동화가 확산하면서 기존 직무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은 근속 연수나 연령보다 ‘업무 수행 역량’과 ‘경험의 활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인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오랫동안 정년·직무 고정 구조에 묶여 있던 인사·노무관리 부문도 AI 도입을 계기로 직무 설계와 고용 구조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고령자에게 맞는 직무 개발을 통해 고령자 AI 활용 직무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고용 유연성이 막혀 있는 지금과 같은 노동 구조에서는 직무를 전환하려고 해도 노사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노조에서 동의를 유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년연장 논란, AI가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논의되고 있는 법정 정년 연장 과정에서도 AI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쌓아온 고령 근로자의 직관과 판단력은 기업의 중요한 자산이다. 여기에 AI 활용 능력을 더하면 경험과 기술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윤창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정년 연장 세대가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고, 청년 세대가 실행과 혁신을 주도하는 세대 협업형 일자리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며 “공공부문과 대기업이 이런 모델을 선도적으로 설계하고 실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고령 인력의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 후 재고용을 새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직무와 보수에 대한 재배치가 필요하다”면서 “고령자가 AI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직무 재교육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날의 검, AI…보완인가 대체인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런 아세모글루 MIT 교수는 AI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제시했다. “기업이 AI를 단순히 인건비 절감과 자동화의 도구로만 활용한다면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생산성 향상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삼일 팀장도 “기업이 인력 축소보다는 AI와 협업이 가능한 인재 양성, AI 협업 체계 구축, 직무 재설계 등 보다 지속 가능한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급격한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한국에서 AI는 위기이자 기회다. 장기화하는 청년실업은 AI로 더욱 악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AI와 로봇, 휴머노이드 도입이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에 변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 고용 유지와 AI 활용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새로운 고용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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