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BMW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 첫 모델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성공
-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독일 프리미엄 3사 모두 공략…전장사업 포트폴리오 급속 확대
- 이재용 회장 직접 나선 ‘톱다운 전장 드라이브’가 BMW·벤츠·BYD 협력으로 가시화
독일 완성차의 까다로운 문턱, 삼성이 넘었다
삼성전자가 BMW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 ‘뉴 iX3’에 프리미엄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20’을 공급했다. 뉴 iX3는 BMW가 미래 전동화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 ‘노이어 클라쎄’ 플랫폼을 적용하는 첫 양산형 모델이다. 지난 9월 독일 뮌헨 IAA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 차량은 내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도 출시된다.
BMW는 뉴 iX3 공개 당시 기존 대비 20배 높은 처리 성능을 갖춘 4개의 고성능 컴퓨터, 이른바 ‘슈퍼 두뇌’를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그 중심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오토가 자리 잡은 것이다.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로, 실시간 운행정보 제공,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 등을 가능하게 한다. V720은 기능안전성(FUSA) 검증을 거쳤으며, 멀티미디어와 CPU·GPU·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강화됐다.
독일 프리미엄 3사 모두 손잡았다
삼성전자는 2019년 아우디, 2021년 폭스바겐에 엑시노스 오토 칩을 공급한 바 있다. 이번 BMW 공급으로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아우디, 폭스바겐, BMW) 모두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뉴 iX3를 시작으로 BMW의 차세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델로 공급을 확대한다. 특히 차세대 7 시리즈 모델에는 5나노 공정 기반의 최신 제품 ‘엑시노스 오토 V920’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V920은 ARM의 전장용 CPU 10개를 탑재한 데카코어 프로세서로, CPU 성능은 약 1.7배, GPU 성능은 최대 2배, AI 연산 성능은 2.7배 향상됐다.
이재용의 ‘발로 뛰는’ 전장 드라이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3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 본사를 방문했고, 11월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났다. 삼성SDI 최주선 사장과 하만 크리스천 소봇카 CEO가 동석한 이 자리에서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에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CEO를 만나 삼성SDI의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전기차 ‘뉴 i7’을 함께 살펴봤다. 이러한 톱다운 영업이 이번 엑시노스 오토 공급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 회장의 전장사업 확대 의지는 계열사 전방위 역량 결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 차량용 패널 △하만 카 오디오·디지털 콕핏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가 하나의 생태계로 묶인다.
2조6000억 투입한 ADAS 사업 인수도 발판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의 전장 분야 대규모 M&A다.
하만이 인수하는 ZF ADAS 사업은 25년 이상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업계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하만의 디지털 콕핏과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할 수 있게 됐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2025년 422억 달러에서 2035년 1276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중심으로 2030년 매출 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시스템반도체 사업부 반등의 신호탄
이번 BMW 공급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도 의미가 크다. 모바일 AP 시장에서 고전하던 이 사업부가 차량용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시스템LSI사업부 내에 ‘커스텀 SoC 개발팀’을 신설하며 맞춤형 칩 제조 역량 강화에 나섰다.
앞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반도체 ‘AI5’와 ‘AI6’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시스템LSI사업부의 모바일·차량용 프로세서도 연달아 성과를 내면서 분기마다 수조원의 적자를 냈던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내년 실적 개선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SDV 시대, 삼성의 전장 생태계가 완성된다
BMW의 노이어 클라쎄 프로젝트는 전동화, 디지털화, 순환성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하며,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시대를 본격화한다.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배터리, 소프트웨어까지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MW 뉴 iX3에 적용된 엑시노스 오토는 BMW가 지향하는 전동화 및 SDV 전략과 부합하면서 공급사 선정에 영향을 줬다. 스마트폰, 스마트홈, 스마트카를 하나의 생태계로 잇는 AI 기반 초연결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삼성의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재용 회장이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장사업. BMW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확대로 그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삼성의 모빌리티 전략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코스피 6000시대 온다?” 매번 틀리지만 그래도 봐야하는 2026 증시 전망 총정리
👉 중국, 20년 만에 일본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등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