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주가는 15일 전일 대비 13.35% 상승한 23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38억원, 177억원을 투자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차트] LIG넥스원 주가(일봉)
(자료: 키움증권)
LIG넥스원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한국산 유도무기 최초 미국 수출 기대가 꼽힌다. 미국 국방부 주관 시험평가에서 한국산 유도 로켓 ‘비궁’은 최종 성능을 인정받았다.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이 지난 12일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시험발사에서 표적 6발 중 6발을 모두 명중시켰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의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국이 추진하는 개발·획득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2016년 한국 해병대에 실전 배치된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을 정밀 타격하기 위해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되었다. LIG넥스원은 수출을 위해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한 2.75인치 유도 로켓용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LIG넥스원은 ‘비궁’이 2019년 미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이번 최종 시험까지 단 한 발의 오차도 없는 명중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평가 성공은 군과 관계기관의 지원이 주효했다. 회사는 비궁이 미국 텍스트론사의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한 발사체계로 통합했으며, 해상 운용성을 검증하기까지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지원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사진] 지대함 유도무기 ‘비궁’
(자료: LIG넥스원)
특히 한국 해군의 4900톤급 상륙함인 천자봉함이 비궁 발사대와 함께 미국 무인수상정을 태평양의 미국 해역 한 가운데로 이송하고 진수하는 등 전폭 지원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FCT는 미국이 보유하지 않은 새로운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과정으로 미 해군의 요구 사항이 매우 높았다”며 “FCT를 100% 명중으로 마무리하게 돼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군이 최전방에서 비궁을 실제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신뢰도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마지막 FCT 사격 시험에는 리사 프란체티 미 해군참모총장이 시험평가 참관을 위해 헬기를 타고 한국 상륙함 천자봉함을 방문하는 등 큰 관심과 기대를 나타냈다.
LIG넥스원은 이번 시험발사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수출 계약 체결에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미 해군과 소요 제기 활동에 착수, 미 해군이 검토 중인 무인화 운용 개념에 발맞춰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 소요 제기, 예산 확보, 계약 검증 등의 단계가 남아있지만, 미국 수출 성사 시에는 미국의 동맹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LIG넥스원의 검증된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 뿐 아니라 국내 주요 방산업체 역시 미국 진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FA-50을 개량한 ‘TF-50’의 미국 해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을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입찰이 시작될 예정이며, 발주 물량은 220대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앞세워 미 국방부의 입찰 공고 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 역시 올 초 해병대 훈련장에서 FCT 시험을 치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은 미 육군의 무인차량(S-MET) 사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을 뚫을 경우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아 계약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K-방산의 호황기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올해 K-방산의 수출 실적은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018~2022년 시장 점유율 2.4%였던 K-방산의 점유율을 9%까지 끌어올려 2027년까지 전세계 4대 방산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