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사 맞지 않고 알약으로 먹는 비만약이 나온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리벨서스가 지난 22일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세계 최초의 경구용 GLP-1 비만약이 탄생했다.
리벨서스는 기존 주사형 비만약 위고비와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알약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하루에 한 번만 먹으면 되고, 임상 결과 평균 16.6%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2026년 1월 미국에서 먼저 출시되며 가격은 월 149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만 원 정도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주사 맞는 걸 꺼린다.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매주 배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앨라배마대 의대 티모시 가비 교수는 주사형 GLP-1 제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 특성에 맞춰서 주사나 알약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니 치료 옵션이 넓어진 셈이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먹는 비만약 개발 중
노보노디스크가 경구용 비만약 시장의 문을 연 지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앤디파마텍, 유노비아, 셀트리온, 종근당 같은 회사들이 각자 독특한 기술로 먹는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디앤디파마텍이다. 화이자의 파트너사로 알려진 이 회사는 오랄링크라는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이 멧세라와 함께 개발한 MET-GGo라는 약물은 전임상에서 무려 29.1%의 체중 감소율을 기록했다. 같은 용량으로 비교했을 때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가 17.7%, 바이킹테라퓨틱스의 VK2735가 18.5%였으니 확실히 앞선다. 게다가 반감기가 101시간이나 되어서 더 긴 주기로 투여할 수 있는 장기 지속형으로 개발할 가능성도 크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는 저분자 화합물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ID110521156이라는 이름의 이 약물은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임상 1상 결과를 보면 4주 동안 투여했을 때 최대 13.8%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위장관 부작용이나 간 독성 같은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글로벌 임상 2상 준비와 함께 기술이전 협상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아예 4중 작용제라는 차별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 CT-G32라는 이름의 이 약물은 여러 경로를 동시에 조절해서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서정진 회장은 최소 2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 제품보다 우수한 효능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종근당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달 CKD-514라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 먹는 비만약 개발 소식을 알렸다. 비임상 연구 결과 우수한 생체이용률 덕분에 릴리의 오포글리프론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의미 있는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먹는 비만약 시장은 얼마나 클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구용 제형이 나오면서 접근성이 높아지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주사형 비만약은 효과가 좋아도 가격이 비싸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장벽이 있었다. 하지만 알약 형태로 나오면 심리적 거부감이 줄어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약국에서 처방받아 집에서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디앤디파마텍의 29.1% 체중 감소율처럼 글로벌 선두 기업들을 뛰어넘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임상 속도와 자금력인데,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십이 성사되면 이 부분도 해결될 수 있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포인트들
임상 진행 상황이 가장 중요하다. 전임상이나 1상에서 아무리 좋은 결과가 나와도 2상, 3상을 무사히 통과해야 실제 제품이 된다. 특히 비만약은 장기간 복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안전성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기술이전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유노비아처럼 이미 논의가 진행 중인 곳도 있고, 디앤디파마텍처럼 화이자와 연결된 곳도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으면 임상 속도도 빨라지고 시장 진출도 수월해진다.
효능 면에서 차별화가 되는지도 중요하다. 단순히 체중 감소율만 높다고 좋은 게 아니라 부작용 프로필, 복용 편의성, 가격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저분자 화합물은 생산이 쉽고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펩타이드 기반은 효능이 더 강력할 수 있다. 각 방식의 장단점을 잘 살린 회사가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다.
먹는 비만약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문을 열었고, 한국 기업들도 각자의 기술로 뒤를 쫓고 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이미 앞서가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의 데이터나 셀트리온의 야심찬 목표를 보면 단순히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누가 먼저 임상을 마치고 시장에 제품을 내놓느냐의 싸움이다. 기술은 준비되어 있다. 이제 속도와 실행력이 관건이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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