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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규제 강화, ‘한 번만’ 걸려도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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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시장에 대대적인 칼을 빼들었다. 2025년 12월 2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앞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숨통이 꽤 조여질 것 같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다. 말 그대로 한 번만 중대한 법 위반을 해도 바로 등록이 취소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여러 번 걸려도 계속 영업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넘어가기 어려워진다.

사모펀드가 뭐길래 이렇게 규제를 강화하나

사모펀드는 쉽게 말해서 기업에 투자해서 경영에 참여하고 가치를 높인 다음 되파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투자기구다. 2004년에 제도가 생긴 이후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2007년에 9조 원이었던 시장이 지금은 153조 6천억 원까지 커졌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렇게 덩치는 커졌는데 규제는 여전히 느슨하다는 점이었다. 이억원 위원장도 “사모펀드가 단기 이익만 챙기느라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는 신경 안 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중대한 위반 한 번이면 끝

지금까지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GP가 문제를 일으켜도 등록을 취소하기가 쉽지 않았다. 거짓으로 등록했다거나, 금융위 명령을 안 따르거나, 같은 위반을 계속 반복하는 경우에만 취소가 가능했다. 그런데 이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거래한다든지 하는 중대한 위반을 한 번만 해도 바로 등록이 취소된다.

미국 SEC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고의로 증권법을 어기면 바로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그런 방식을 도입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서 1년 이상 특별한 이유 없이 영업을 안 하는 경우에도 등록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대주주 자격도 까다롭게 본다

앞으로는 GP를 설립할 때 대주주가 누군지도 꼼꼼히 살핀다. 금융회사 수준의 적격 요건을 적용해서 위법 이력이 있는 사람은 아예 대주주가 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이런 규정이 없어서 문제가 있는 사람도 사모펀드 시장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운용자산이 5천억 원 이상인 중대형 GP는 의무적으로 준법감시인을 뽑아야 한다. 모든 GP는 금융회사처럼 내부통제 기준도 만들어야 한다. 사모펀드도 이제 금융회사만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투자한 회사 정보까지 다 보고해야

이번 규제의 핵심 중 하나는 보고 의무 강화다. GP는 앞으로 운용하는 모든 사모펀드의 현황을 금융위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자산, 부채, 유동성, 투자한 기업, 레버리지, 수익률 같은 것들을 다 보고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모펀드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기업의 경영정보도 보고 대상이다. 그 기업의 자산, 부채, 유동성 같은 주요 정보를 금융위에 제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GP가 받은 보수와 그걸 어떻게 계산했는지도 보고해야 한다.

차입 비율은 지금처럼 순자산 대비 400%로 유지되지만, 200%를 넘으면 왜 그런지, 펀드 운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건지를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쓰는 걸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투자자한테도 정보를 제대로 줘야

사모펀드에 돈을 댄 출자자들, 즉 LP에게도 정보를 제대로 줘야 한다. 펀드가 어디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인수한 기업은 어떤 상황인지, GP가 보수를 얼마나 가져갔는지 같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설명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런 정보를 제대로 안 줘서 LP들이 자기 돈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직원들 권리도 보호한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면 그 회사 직원들이 가장 걱정한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사모펀드가 직원들한테 뭘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를 할 의무가 없었다.

이제는 기업을 인수하고 2주일 안에 근로자 대표한테 경영권 참여 목적이 뭔지, 고용에 어떤 영향을 줄 건지를 알려줘야 한다. 직원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모험자본은 더 많이 공급한다

규제만 강화하는 건 아니다. 금융위는 건전한 투자는 오히려 늘리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같은 큰 증권사들이 2028년까지 20조 4천억 원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한다.

이 돈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도 하고, 여러 펀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투자되기도 한다. 직접 투자가 45%, 간접 투자가 55% 정도 비율이라고 한다. 국민성장펀드에 27%를 투자하는 게 가장 큰 비중이고, 그다음이 등급이 낮은 채권 매입과 중소벤처기업 직접 투자 순이다.

코스닥 시장에도 돈이 더 들어간다. BDC나 코스닥벤처펀드에 3년간 1조 2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코스닥 시장이 요즘 힘들잖나. 이런 투자가 시장을 좀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금융위는 기대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도 전자로 관리한다

지금까지 증권 전자등록은 한국예탁결제원만 할 수 있었다. 독점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제 비상장 주식 전문 전자등록기관을 새로 만들 수 있게 허용한다.

비상장 주식은 지금까지 회사가 직접 관리하거나 손으로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주주 권리를 증명하기도 어렵고, 위조나 변조 같은 범죄에도 취약했다. 전자등록이 활성화되면 거래가 투명해지고 관리도 편해진다.

금융위는 2026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만들고, 하반기부터 허가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언제부터 바뀌나

금융위는 올해 안에 국회의원들을 통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2026년 상반기에 국회를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하려는 것 같다.

별도로 태스크포스도 만들어서 ‘PEF 위탁운용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한다. 여기에는 투자 원칙, GP와 LP 사이의 표준 계약서, 성과나 비용을 어떻게 계산할 건지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 법으로 정하는 것 외에도 업계 스스로 지킬 규칙을 만드는 셈이다.

시장 반응은

사모펀드 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규제가 강해지면 영업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는 부담이 크다. 한 번 실수하면 끝이니까 훨씬 조심해야 한다.

반면 투자자나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 투명성이 높아지고 불법 행위가 줄어들면 사모펀드 시장이 더 건전해질 테니까. 특히 사모펀드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은 정보를 더 많이 받게 되니 좋아할 만하다.

기업 인수 대상이 되는 회사 직원들도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최소한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 됐으니까.

결국 중요한 건 균형

사모펀드는 원래 일반 금융회사가 투자하기 어려운 곳에 돈을 대주는 역할을 한다. 혁신적인 기업이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 같은 곳 말이다. 이런 본래 역할을 잘하려면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하다.

그런데 규제가 너무 강해지면 사모펀드들이 위험한 투자를 꺼리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이 안 가는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규제가 너무 약하면 불법 행위가 늘고 투자자나 근로자가 피해를 본다.

이번 규제 강화가 그 균형점을 잘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법이 통과되고 실제로 시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150조 원이 넘는 만큼 그 영향은 작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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