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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의료관광 100만 명 시대, 이제 뭘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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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거리를 걷다 보면 외국인 관광객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된다. K-POP이나 K-드라마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지만, 의외로 치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도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1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 환자들

2020년에만 해도 서울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6만 6천 명 정도였다. 그런데 2022년에는 14만 6천 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무려 100만 명을 돌파했다. 2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국적으로는 117만 명의 외국인이 치료를 받으러 한국을 찾았는데, 그중 85%가 서울을 선택했다.

이렇게 많은 외국인 환자가 서울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한국 의료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고, 병원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게다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비용도 훨씬 저렴한 편이다. 같은 수술을 받아도 30~80% 정도 저렴하다고 하니 환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K-컬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그게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로도 이어진 것 같다.

그런데 아직 개선할 부분이 남아있다

지난 12월 16일에 서울 중구에서 ‘2025 서울 의료관광 파트너스 데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여기서 의료관광 전문가들이 모여서 현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이 나왔다.

청담 우리들병원 김신재 국제환자센터장은 원격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외국에 있는 환자가 한국 병원에 자료를 보내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의사 입장에서는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환자를 봐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간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현재는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료관광의 성공은 방문 수뿐만 아니라 치료 결과가 결정한다. 그러려면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 그리고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 재방문이나 지인 추천으로 또 다른 외국인 환자가 찾아올 것이다.”

김 센터장의 이 말이 핵심을 잘 짚은 것 같다. 단순히 많은 환자를 받는 것보다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때는 원격진료가 허용됐었는데, 지금은 다시 막혀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원격진료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 현지 의사와 한국 의사, 그리고 환자가 함께 화상으로 상담하는 3자 협진 모델 같은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서울에서 치료받고 돌아가도 계속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생기면 훨씬 좋을 것이다.

비자 문제도 생각보다 복잡하다

제인DMC코리아의 강경아 이사는 비자 발급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외국인 환자가 한국에 오려면 일단 온라인으로 사전 인증을 받고, 그다음에 현지 한국대사관에 가서 또 신청해야 한다. 이렇게 두 단계를 거치다 보니 보통 30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문제는 긴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다. 30일이나 기다리다가는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의료관광 비자를 3~8일 안에 발급해준다고 한다. 태국이나 싱가포르 같은 곳들은 이미 의료관광 전용 비자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절차가 훨씬 간단하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빠른 비자 발급이 정말 중요하다. 메디칼 비자 전용 창구 같은 것을 만들어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시도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의료관광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관광 활성화 조례도 만들고, 5개년 기본계획도 세웠다. 서울시의회에 의료관광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다. 동남아시아나 중동 같은 새로운 시장도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고, 맞춤형 고품격 의료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외국인 환자 비대면 진료와 중증환자 비자 발급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이 실현되면 더 많은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전망

현재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상황이다. K-드라마나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고,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런 분위기에서 의료관광 관련 규제가 적절하게 개선된다면 서울의 의료관광 산업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국, 싱가포르, 일본 같은 나라들도 의료관광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 경쟁이 치열한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환자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치료 전부터 귀국 후까지 전체 과정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원격진료 특례 인정, 비자 발급 간소화, 행정 절차 개선.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이뤄져도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 같다. 한 의료관광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질 높은 의료 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의료관광 산업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이 되길 바란다.

100만 명을 달성한 지금, 다음 목표는 200만 명이 될 수도 있다. 좋은 여건은 이미 갖춰져 있으니, 이제 제도적인 부분만 보완하면 될 것 같다. 환자들이 서울에서 치료받고 돌아간 후에도 “거기서 치료받길 정말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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