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뉴스"연금 더 받고 정년도 늘린다" 그런데 청년들은 화가 났다

“연금 더 받고 정년도 늘린다” 그런데 청년들은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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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를 보면 참 이상한 풍경이 펼쳐진다. 회사에서는 40대가 팀장이 되고 부장이 되면서 조직의 중심을 잡고 있는데, 정작 나라의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는 이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30대는 말할 것도 없다.

2025년 현재 국회의원 평균 나이가 56.3세라고 한다. 역대 최고령이다. 제헌국회 때는 47세였으니 거의 10년이나 늘어난 셈이다. 숫자로만 봐도 심각한데, 실제 구성을 보면 더 놀랍다.

22대 국회에는 20대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30대는 14명, 40대는 30명인데 50대는 150명이나 된다. 60대도 100명이고 70대 이상도 6명이다. 사실상 1960년대에 태어나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른바 86세대가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의원들은 왜 이렇게 적을까

법적으로는 출마 나이 제한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젊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19대 국회만 해도 40대 의원이 26.7%였는데, 지금은 10%로 줄었다. 반대로 60대 이상은 23%에서 35%로 늘었다.

한 30대 정치인은 세대 갈등에 관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관계자 말로는 “선배 정치인들 눈치가 보여서 걱정이 된다”고 했다더라. 이 말 한마디가 지금 한국 정치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드러난 문제

올해 3월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이 통과됐다. 보험료는 9%에서 13%로 올리고, 받는 돈은 43%로 올린다는 내용이다. 여야가 합의해서 찬성 193명, 반대 40명으로 통과시켰다.

그런데 반대표를 던진 40명 중에 15명이 30대와 40대 의원이었다. 전체 의원 중에서 30대 40대가 얼마나 적은지 생각하면, 젊은 의원들 대부분이 반대한 셈이다.

법안이 통과되고 나서야 30대 40대 의원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냈다. “누가 더 받고 누가 더 내는지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더 받을 사람이 아니라 더 낼 사람부터 설득해야 하는데, 청년세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청년 세대 인식을 녹여낼 대화의 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도 “2030이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는데 결과적으로 다 묵살됐다”며 “사회적 안전망을 도외시한 것에 허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더 직설적이었다. “국회가 실제 세대 구성 비율과 가깝게 구성됐다면, 이렇게 쉽게 여야가 합의하고 넘어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정년 연장 문제가 남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금 민주당이 정년 연장을 연내에 처리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내용이다.

연금 개혁 때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붙이면, 또다시 젊은 세대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정년이 늦춰지면 당연히 청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 조직 내 세대교체도 늦어진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20대 30대의 목소리는 국회에 거의 없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국제의회연맹 자료를 보면, 단원제 의회를 가진 69개국 중에서 한국은 의원 평균 나이가 6위다. 상위권에 속하는 ‘늙은 국회’인 셈이다.

2019년 뉴질랜드 의회에서는 25세 녹색당 의원이 기후변화 법안을 토론하다가 야유를 받자 “Ok, Boomer”라고 받아쳤다. 우리말로 하면 “네, 다음 꼰대” 정도 되는 말이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 문제를 무시한다는 반발이 담긴 이 장면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 국회에서는 이런 장면을 보기 어렵다. 세대 갈등을 정면으로 드러낼 만큼 젊은 의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중심인데 국회에서는 소수

40대는 지금 회사에서 핵심 실무를 맡고 있다. 팀을 이끌고 부서를 관리한다. 시장에서는 소비와 투자의 중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유독 국회에서만큼은 2030과 다를 바 없는 소수자다.

주거, 교육, 돌봄, 일자리 같은 문제는 모두 세대 간 이해관계가 부딪친다. 이런 문제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게 국회의 역할인데, 정작 국회 구성이 특정 세대로 쏠려 있으니 제대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김영익 객원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기성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청년을 잠재적 파트너로 보지 않고 활용 대상으로만 본다. 이게 문제의 본질이다.”

해법은 있을까

김 교수는 체계적인 차세대 정치인 양성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청년들도 기회가 왔을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86세대가 30년 전 87년 체제를 만들어 민주주의를 뿌리내렸듯이, 이제 2028년 총선을 계기로 28년 체제를 향후 30년 이끌어갈 청년 세대가 정치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

결국 문제는 명확하다. 국회에 20대 30대 40대가 너무 적다.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니, 연금이든 정년이든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젊은 세대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반복된다.

더 큰 문제는 이 비용을 누가 지불하느냐다. 이제 막 세금을 내기 시작한 젊은 세대가, 그리고 앞으로 가장 오래 이 부담을 짊어져야 할 세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국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 불만은 쌓여만 가고, 이게 결국 사회 전체의 갈등으로 번진다.

18년 만의 연금 개혁이라고 자축하지만, 정작 가장 많이 낼 사람들은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 정년 연장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세대 갈등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구성이 바뀌어야 법도 바뀐다. 2028년 총선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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