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면서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환율 안정화에 나섰는데, 그 중심에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가 있다.
국민연금이 환율 안정의 핵심이 된 이유
국민연금은 해외에 투자한 자산이 상당하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했을 때 자산 가치가 올라가지만,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환헤지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달러가 공급되면서 환율을 낮추는 효과가 생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과 외환스와프 계약도 연장되면서 본격적으로 환헤지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유연하게 하겠다고 복지부를 통해 발표했고, 외환당국과 스와프 계약이 연장됐기 때문에 스와프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외화지준 부리 처음 도입
한국은행은 12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임시회의를 열고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금융기관이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금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외화지준 부리라고 부른다.
이자율은 미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따르는데, 현재 연준 금리가 3.5~3.75% 수준이다. 윤 국장은 “단기 미국채 금리가 3.46% 정도인데 그보다 조금 더 금리를 지급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외화 예금을 더 좋은 조건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들은 보유한 달러를 미국에서 예금이나 국채로 운용했다. 그런데 한은이 더 좋은 조건으로 이자를 주면 굳이 미국으로 돈을 보낼 이유가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외화 유출이 줄어들고 한은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실 이 조치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한다.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하면서 한은과 체결한 스와프를 활용하면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때 금융기관들이 한은에 외화를 더 많이 예치하면 외환보유액 감소 폭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외화유입 확대 조치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12월 18일과 19일 연이어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먼저 위기 대비 스트레스테스트 규제를 유예하기로 했다. 금융기관들이 평소 위기 상황을 대비해 받아야 하는 테스트 부담을 줄여주면서 외화 조달을 좀 더 쉽게 만드는 것이다.
수출기업들에 대한 원화용 외화대출도 확대한다. 수출기업들이 외화를 더 쉽게 빌릴 수 있으면 시장에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분산된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거래할 때 절차도 간소화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더 쉽게 들어올 수 있으면 그만큼 외화 유입이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외환건전성부담금을 6개월간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기관들이 외화를 조달할 때 내야 하는 일종의 세금을 없애주는 것이라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윤 국장은 “최근 여러 조치들이 나왔는데 연결해서 보면 상당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당장은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이것들이 다 연결돼 작동할 때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원달러 환율 전망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정부의 수급 대책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수급 요인에 있어서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2월 19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정규장 마감 기준 1476.3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2원 내린 수치다. 오후 5시 38분 기준으로는 1478.5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외환당국의 이런 조치들이 시장에 ‘현재 환율 수준이 고점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있던 외환 수급이 균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 한은의 외화지준 부리 도입, 정부의 규제 완화가 삼박자를 이루면서 2026년 상반기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미국 금리 정책이나 글로벌 경제 상황 같은 대외 변수들도 있지만, 최소한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모두 나온 셈이다.
앞으로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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