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현대서울에 가면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명품 브랜드 앞에 줄 서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는데, 유독 한 곳에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바로 2층 워터폴가든 앞에 있는 틸화이트라는 카페다.
지난주 오후 3시경 이 카페 앞에는 2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샤넬이나 디올 같은 명품 매장도 요즘은 오픈런이 사라진 마당에, 카페 앞에 이렇게 긴 줄이 생긴 건 꽤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틸화이트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일까
틸화이트는 현대백화점이 직접 만든 카페 브랜드다. 올해 8월에 문을 열었는데,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커피만 8천 잔 넘게 팔렸다. 한 달에 평균 3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고 하니, 하루에 천 명 정도는 방문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측에서는 이 카페를 단순히 커피나 디저트를 파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카페’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메뉴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공간 디자인도 상당히 공들여 만들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최근 한정 메뉴 5가지를 출시했는데, 첫 주말에만 방문객이 전주 대비 1.7배나 늘었다. 준비한 수량이 매일 일찍 동나서 오후에 가면 먹고 싶은 메뉴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카페의 특별한 메뉴들
틸화이트의 대표 메뉴는 ‘틸화이트 라떼’다. 일반 라떼에 카다멈이라는 향신료를 넣어서 조금 색다른 맛을 낸다. 카다멈은 인도나 중동 지역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인데,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은은하게 들어간다.
디저트 메뉴 중에는 ‘카다멈 바스크 치즈케이크’가 인기다. 요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바스크 치즈케이크지만, 여기는 카다멈 샹티크림을 곁들여서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익숙한 디저트에 새로운 맛을 더한 거라고 보면 된다.
재미있는 메뉴는 ‘타르틴’이다. 흑미, 피스타치오, 카카오 등 7가지 종류의 식빵 중에 하나를 고르고, 거기에 10가지 스프레드 중에서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다. 굽기 정도까지 고를 수 있어서, 나만의 조합으로 먹는 재미가 있다.
크리스마스 한정 메뉴가 완판 행렬의 주인공
연말을 맞아 나온 크리스마스 한정 메뉴는 총 5가지다. 슈톨렌 식빵, 말차 바스크 치즈케이크, 스트로베리 모카라떼, 크림 카푸치노, 초콜릿 라떼인데, 가격은 7천 원에서 1만 원 사이다. 백화점 카페치고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슈톨렌 식빵이 인기가 많다.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빵인 슈톨렌을 식빵 형태로 만들었는데, 포장이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많이 찾는다. SNS에 후기가 퍼지면서 오전 중에 품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정 메뉴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게 비주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각종 토핑을 활용해서 사진 찍기 좋게 만들었다. 실제로 매장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메뉴를 받자마자 사진부터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 같은 느낌
틸화이트의 주요 고객층은 20대에서 40대 여성이다. 전체 고객 중 80%를 차지한다고 하니, 사실상 이들을 겨냥해서 만든 공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매장 전체는 화이트 톤을 베이스로 했는데, 여기에 틸 블루라는 청량한 색을 포인트로 넣었다.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조합이다. 카페가 2층에 있어서 12미터 높이의 인공폭포인 ‘워터폴가든’을 바로 볼 수 있는데, 이 뷰가 인테리어 효과를 배로 만들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포토존처럼 활용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트리 장식도 더해져서 연말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매장 한가운데는 엄유정 작가의 드로잉 스케치가 전시되어 있다. 마치 작가의 작업실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둥 조명에도 이 작가의 그래픽이 둘러싸여 있어서, 카페라기보다는 작은 전시관 같은 분위기도 난다.
방문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더현대서울 2층 워터폴가든 앞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인기가 많다 보니 대기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특히 크리스마스 한정 메뉴를 먹고 싶다면 일찍 가는 게 좋다. 슈톨렌 식빵 같은 경우는 오전 중에 동나는 경우가 많아서, 오후에 가면 못 먹을 확률이 높다.
주말보다는 평일이 조금 덜 붐빈다. 그래도 평일에도 사람이 꽤 많은 편이니, 여유 있게 시간을 잡고 가는 게 좋다.
한 30대 여성 고객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 왔다”며 “메뉴 디자인이 사진 찍기에 너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뉴들이 시각적으로 예쁘게 나와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
현대백화점은 틸화이트를 백화점의 대표 시그니처 콘텐츠로 키울 계획이라고 한다. 다른 백화점 점포나 주요 아울렛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 메뉴도 계속 개발하고 있어서, 내년 상반기에 또 다른 메뉴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백화점 입지 특성상 가족 단위 고객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서, 고객층도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설명했다.
카페 하나로 이렇게 긴 줄을 만들어낸 건, 결국 경험과 감성을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인 것 같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을 주는 것. 그게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거라면, 틸화이트는 그 답을 제대로 찾은 셈이다.
더현대서울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 메뉴는 한정이니, 관심 있다면 서둘러 방문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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