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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노즈, 미국 울타뷰티 입점’ K뷰티 긴장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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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뷰티 업계에서 꽤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 플라워노즈가 미국 최대 뷰티 매장인 울타뷰티에 입점한 것이다. 12월 7일부터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했는데, 립스틱부터 아이섀도, 블러셔까지 총 62가지 제품을 내놓았다. 가격은 8달러에서 45달러 사이로 꽤 다양하다.

울타뷰티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미국 전역에 1,40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진 뷰티 전문 체인이다. 작년 매출이 약 16조 7천억 원 정도 되는 거대한 유통 회사인데, 아무 브랜드나 입점시키는 게 아니라 확실한 팬층이 있거나 잠재력이 있는 브랜드만 받아준다고 한다.

플라워노즈가 뭐길래

플라워노즈는 2016년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특징은 뭐랄까, 공주 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화려한 패키지와 파스텔톤 색감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곳에서 엄청 예쁘게 나와서 젊은 세대들이 좋아한다. 실제로 인스타와 틱톡 팔로워가 수백만 명이라고 하니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올해 매출 전망이 약 2,000억 원 정도 된다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울타뷰티에 입점하기 전에도 어반 아웃피터스나 아마존 같은 곳에 이미 들어가 있었고, 어반 아웃피터스에서는 입점한 지 3개월 만에 뷰티 카테고리 상위 5개 브랜드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동안 울타뷰티는 K뷰티 천국이었는데

사실 울타뷰티에서 아시아 브랜드라고 하면 대부분 K뷰티였다. 라네즈, 조선미녀 같은 스킨케어 브랜드들이 주로 자리 잡고 있었고, 올해도 아누아, 메디큐브, 티르티르, 퓌, 언리시아 같은 새로운 한국 브랜드들이 계속 들어갔다. 7월에는 아예 K뷰티 월드라는 플랫폼과 손잡고 전국 매장에 K뷰티 전용 매대를 만들기도 했다.

울타뷰티 입장에서도 K뷰티는 정말 효자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나 올랐는데, 회사 측에서 직접 “K뷰티 라인업이 스킨케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메이크업 쪽에서도 K뷰티가 확장할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가 들어왔다는 건 나름 의미가 있다. 미국 주류 유통 채널에서 C뷰티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슬슬 보이기 시작한 C뷰티

플라워노즈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도 노리고 있다. 10월에 성수동에서 2주 동안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2만 7천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 공식 온라인 매장도 열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화장품 수입액이 약 740억 원으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기마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화장품이 한국에서도 점점 더 많이 팔리고 있다는 얘기다.

K뷰티와 C뷰티, 뭐가 다를까

업계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아직 기초 화장품 쪽에서는 C뷰티가 K뷰티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한다. K뷰티는 효능이나 성분으로 이미 탄탄한 명성을 쌓아놓았으니까. 하지만 색조 화장품은 좀 다르다.

C뷰티는 패키지가 정말 화려하고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간다. 뭔가 수집하고 싶게 만드는 느낌이랄까. 독자적인 브랜드 세계관 같은 것도 확실하게 만들어놓는다. 이런 식으로 K뷰티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C뷰티는 독특한 브랜딩과 패키징으로 인스타나 틱톡에서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면서 “특히 색조 화장품을 만드는 한국 브랜드들은 자기만의 감성과 세계관을 만들어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플라워노즈의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울타뷰티 입점을 두고 “해외 확장에서 중요한 이정표이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맞춰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인 것 같다.

K뷰티가 스킨케어로 쌓은 명성에 더해서 색조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시점에, C뷰티가 색조 쪽 강자로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가 된 셈이다. 미국이나 한국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경쟁이 펼쳐질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거니까 나쁠 건 없다. K뷰티든 C뷰티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하면 우리는 더 좋은 화장품을 쓸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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