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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 SK하이닉스’ 투자 전략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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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도체 업계를 보면 참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AI 붐이 일어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쭉쭉 오르고 있는데, 올해까지는 HBM이라는 고성능 메모리가 주목받았다면 내년부터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 D램의 수익성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회사 모두 올해 실적이 많이 좋아졌는데 투자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SK하이닉스는 HBM에 올인하는 모습이고, 삼성전자는 HBM도 하면서 일반 D램도 챙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이 더 현명한 선택일까.

범용 D램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

시장조사 자료를 보면 최근 DDR5 16Gb 가격이 10달러 중반대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서버용 DDR5 모듈 가격도 같이 오르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일반 D램의 기가바이트당 가격이 12~13달러까지 올라서 HBM4 추정 단가인 15달러와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고 평가한다.

단순히 가격만 오른 게 아니다.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일반 D램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HBM의 높은 제조 원가를 생각하면 2025~2026년에는 일반 D램의 매출총이익률이 HBM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HBM 생산에 집중하다 보니 전통 D램 공급이 부족해지고, 그래서 DDR 계열의 가격 협상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범용 D램이 내년 실적을 좌우할 거라고 본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내년 DDR5 마진이 HBM3E를 추월하면서 수익성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버 수요는 계속 견조한데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일반 메모리가 부족해지면서 내년 반도체 기업 실적은 범용 D램이 결정할 거라는 전망이다. 심지어 일부 범용 D램 제품의 영업이익률이 70% 근처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수익성 구조 변화는 실적 예측에도 반영되고 있다. KB증권은 2026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약 82조원, SK하이닉스는 74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 같은 일부 증권사는 상단 기준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100조원 안팎, SK하이닉스를 90조원 수준까지 거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범용 D램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전자가 가격 상승 국면에서 실적 레버리지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그래도 HBM에 집중한다

두 회사의 전략 차이는 확실하다. SK하이닉스는 신규 생산능력 투자의 중심을 HBM에 두는 전략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외신과 업계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범용 D램 공급 부족 국면이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검토했다고 전해지는데, 그럼에도 회사는 향후 도입하는 Low-NA EUV 장비를 HBM 및 고급 패키징 공정에 우선 배정하는 기조를 굳혔다.

AI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주요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중시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노린다고 볼 수 있다.

다만 HBM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수익성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베이스 다이에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되고 고난도 적층과 패키징을 거치면서 원가 부담과 수율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범용 D램은 공정 안정성이 높아서 가격 상승분이 바로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균형잡힌 접근을 한다

삼성전자는 HBM4 투자와 함께 GDDR7이나 LPDDR5X 같은 범용 모바일 D램으로 생산능력을 유연하게 배분하는 믹스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HBM이 전략적 의미가 큰 제품이긴 하지만, 메모리 기업의 중단기 실적은 결국 범용 D램과 HBM 간 제품 믹스에 의해 결정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느 한쪽에 올인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범용 D램 가격이 오르면 그쪽 비중을 늘리고, HBM 수요가 폭발하면 거기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시장이 답을 줄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이 AI 시대에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제품이긴 하지만, 단기 중기 실적은 여전히 범용 D램 및 낸드 가격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중심 전략도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거라는 얘기다.

지금 시점에서 어느 전략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는 미래 기술 주도권을 잡으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고,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미래 투자의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이다.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실제 실적 데이터가 나오면 누구의 선택이 더 현명했는지 분명해질 것이다.

당분간은 범용 D램 가격 추이와 HBM 수요 변화를 지켜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한 분기 실적만으로 승부를 판단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올해 HBM으로 웃었던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계속 웃을 수 있을지, 아니면 범용 D램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역전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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