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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업은 왜 우리나라 주식시장 문을 두드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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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들이 잇따라 부진한 성과를 보이면서, 이게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 증시가 외국 기업을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에 뭔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훨씬 적극적이다

우리랑 경쟁하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 같은 아시아 주요 시장들을 보면 외국 기업 상장 유치에 훨씬 더 공을 들이고 있다. 대만만 해도 직상장뿐만 아니라 대만예탁증권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외국 기업들이 자기네 상황에 맞춰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장할 수 있게 해놨다. 2008년부터 규제당국 차원에서 외국 기업의 대만 증권거래소 상장을 적극 장려하면서 자본시장 국제화를 밀어붙여왔다.

싱가포르거래소도 마찬가지다. 규제를 완화하고 상장 비용 부담을 줄여주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상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과 단일 규제 신고로 양쪽 시장에 다 상장할 수 있는 듀얼 상장 체계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성장하는 기술이나 신성장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외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홍콩거래소도 최근 기술 기업이나 바이오 기업을 겨냥해서 상장 유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 기업들을 끌어들이려고 제도 개선에 열심이다.

상장 이후 관리도 중요한데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장 이후에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도 경쟁국들이 우리보다 시스템을 훨씬 잘 갖춰놨다.

대만은 자국 시장에 상장하는 외국 기업한테 현지 대리인을 반드시 지정하도록 하고, 상장 이후에도 계속 공시 의무를 부과해서 거래소와 투자자 사이에 정보가 막히지 않게 해놨다. 외국 기업이라도 일정 비율 이상의 자국인 사외이사를 두도록 해서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상장 이후 관리 책임이 계속 유지되게 만들어놨다.

싱가포르와 홍콩도 해외 기업 유치를 확대하면서도, 상장 이후에 현지 책임자나 자문인 제도를 통해서 공시나 회계, 규정 준수 여부를 계속 점검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공시와 책임 주체를 명확하게 해서 사후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숫자만 늘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 상장을 확대하려면 단순히 상장 숫자를 늘리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기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관리 체계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외국 기업 상장은 단순히 상장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성사되는 문제가 아니다. 해당 기업을 시장이 제대로 평가하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과거 중국계 기업 사례처럼 실사와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 이후 시장 평가에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런 경험이 쌓이면 외국 기업 상장 자체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결국은 시장 논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을 잘 받는 게 중요하고, 국내 기업이 나스닥 같은 해외 증시로 나가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래소의 유치 노력보다는 100% 시장 논리로 봐야 한다.” 또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같은 곳들은 우리나라랑 산업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점도 해외 기업 상장 개수가 차이 날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한국 증시가 외국 기업한테 매력적인 시장이 되려면, 그냥 많이 유치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먼저다. 상장 이후에도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관리하고,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게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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