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12월 5일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나온 발언인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빨리 만드는 것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 테슬라는 물론이고 중국 업체들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정 회장도 이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앱티브와 함께 만든 모셔널이라는 합작법인이 열심히 하고 있긴 하지만, 테슬라나 중국 업체들과 비교하면 조금 늦은 편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정 회장의 다음 말이다. 격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이라는 것. 그래서 앞으로는 안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현대차그룹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하기도 했고, 구글의 자율주원 자회사인 웨이모와도 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뚜렷한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벤츠나 BMW 같은 회사들이 이미 레벨3 수준의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차에 탑재하고 있다. 레벨3라는 건 특정 조건에서는 운전자가 운전에서 손을 떼도 되는 수준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개발 속도가 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던 송창현 사장이 사임하기도 했다. 그래서 정 회장은 자율주행 사업과 연구개발 조직을 다음 주쯤 다시 정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조직을 새로 정비한다는 건 뭔가 새로운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을 포기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서는 미래 콘셉트카인 ‘비전 메타투리스모’도 공개했다.
정 회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경쟁에서 뒤처진 것에 대한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무리하게 속도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정말 안전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도 볼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아무리 빨리 개발한다고 해도 사고가 나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도 여러 번 사고와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현대차그룹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건 나름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물론 시장에서는 속도도 중요하다. 너무 늦으면 시장 자체를 다른 회사들에게 빼앗길 수 있으니까. 현대차그룹의 과제는 안전을 지키면서도 적절한 속도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균형을 찾는 것이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만하다. 조직 개편 후 새로운 전략으로 과연 테슬라나 다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그리고 안전이라는 가치를 지키면서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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