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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 매각, 46년 필름 가공 기업 새 주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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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필름 가공 업계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가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를 보유하고 있던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원래는 기업공개를 추진하려 했는데, 최근 방향을 바꿔 매각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기대하는 몸값은 약 2조 원 수준이라고 한다.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1979년 SKC 특수필름사업부에서 시작된 회사다. 무려 46년이라는 시간 동안 필름 가공 기술을 쌓아왔다. 주로 OLED용이나 LCD용 고기능성 필름을 가공하는 일을 하고, 삼성이나 LG 같은 글로벌 전자 기업들과 패널 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다.

회사의 역사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2007년에 글로벌 화학업체 롬앤하스와 합작해서 핵심 필름 가공 기술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7년에 SKC가 롬앤하스 지분을 전부 인수해서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고, 2022년에는 SKC가 필름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한앤컴퍼니가 모회사와 함께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당시 두 회사를 합친 총 거래액이 약 1조 6000억 원이었다고 한다.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가 주목받는 이유

이 회사가 매물로 나오자마자 관심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상당히 좋다. 2024년 기준으로 매출이 4,448억 원이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213억 원인데, 이걸 계산해보면 EBITDA 마진이 27%가 넘는다. 업계에서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46년 동안 쌓아온 제조·가공 경험이 이런 수익 구조를 만들어냈다. 거기에 글로벌 패널업체들을 안정적으로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설비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소다.

왜 상장 대신 매각을 택했을까

한앤컴퍼니는 사실 지난해부터 이 회사의 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조직 정비도 하고 상장을 위한 작업들을 진행했는데,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었다.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매각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도 상장 준비를 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게 있으니, 그걸 바탕으로 약 2조 원 정도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대형 회계법인을 자문사로 두고 여러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들에게 인수 의향을 타진하는 중이다.

누가 인수에 관심을 가질까

잠재적인 인수 후보는 꽤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략적 투자자 쪽에서는 OLED 시장 확대에 대비하려는 글로벌 소재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OLED 커버필름이나 광학필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가공 역량을 직접 확보하고 싶은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조립하고 모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름 가공은 빠질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외 전자부품 업체들도 눈여겨볼 가능성이 있다.

재무적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미 검증된 현금창출력이 있고, 글로벌 완성전자 업체들을 기반으로 한 매출 구조가 안정적이며, 설비투자 부담도 크지 않으니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조건이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있다. OLED와 LCD 시장이 업황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편이고, 이 업계 특성상 고객사가 새로운 공급업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까다롭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 인수 경쟁이 꽤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공급과잉 우려를 받고 있긴 하지만, 고급 패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고부가 필름 가공 역량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패널 업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얼마나 거셀지, 일부 고객사들의 생산전략이 바뀔 가능성은 없는지 등 변수들이 남아 있다. 그래서 실사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조정될 여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름 가공은 패널 공정과 최종 고객사를 잇는 핵심 단계로 기술력과 납기 대응이 중요한 사업”이라면서 “OLED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가공 분야까지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어 인수전이 경쟁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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