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건설기계 기업들이 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말이다. 2024년 3분기 실적을 보면 주요 기업들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HD현대건설기매는 3분기에 매출 9,547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올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30%나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더 인상적이다. 매출 1조 1,302억원으로 24.2% 늘었고, 영업이익은 809억원으로 무려 290%나 급증했다. 두산밥캣도 매출 2조 1,152억원에 영업이익 1,33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9%, 6.3% 성장했다.
사실 올해 1분기만 해도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데 2분기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회복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중대형 굴착기가 잘 팔린다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북미 시장에서 중·대형 굴착기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 장비는 당연히 가격도 높고 마진도 좋다. HD현대 계열사들이 이 부문에서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실적이 좋아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들이 장비 투자를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코로나19 때 대량으로 팔린 장비들이 슬슬 교체 시기를 맞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체 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기계 기업들은 4분기부터 제품 가격도 올릴 계획이다.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가격까지 올리면 수익성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광산 장비로 새로운 시장 개척 중
요즘 건설기계 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분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광산용 장비다. 세계적으로 구리, 금, 은 같은 광물 채굴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형 굴착기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광산에서는 50톤 이상 되는 대형 굴착기를 주로 쓴다. 이런 장비는 가격도 비싸고 마진도 좋은 대표적인 고수익 제품이다. 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들은 50톤에서 125톤급까지 다양한 굴착기를 만들어서 중국과 아프리카 시장에 팔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엔진 사업 확대
HD현대인프라코어는 내년부터 엔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지금까지는 대형 굴착기용 엔진이 주력이었는데, 앞으로는 트럭용 배터리팩이나 발전기용 엔진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타타대우 모빌리티에 트럭용 배터리팩을 납품할 예정이고, AI 데이터센터용 발전기 엔진도 공급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요즘 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면서 발전기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위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작년 12월부터 군산 공장 증설 작업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쯤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작년 기준으로 엔진 부문 매출이 전체의 25%를 차지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부품과 사후관리 서비스도 중요한 수익원
건설기계를 한번 팔면 끝이 아니다. 부품 교체도 필요하고 정기적인 유지보수도 해줘야 한다. 이런 사후관리 서비스가 생각보다 괜찮은 수익원이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 말로는 아프리카, 남미, 북미에 제품이 많이 깔리면서 자연스럽게 사후관리 수요도 늘어났다고 한다. 장비를 많이 팔수록 부품 판매와 유지보수 매출도 따라서 증가하는 구조다.
👉 [긴급] 증시 하락 ‘투자 기회로’ 하락 속 주목받은 종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