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가 코스피에 상장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2024년 11월 화려하게 시작했던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

11월 6일 기준으로 더본코리아 주가는 24,450원이다. 공모가가 34,000원이었으니 약 28% 정도 떨어진 셈이다. 상장 첫날 장중에 64,500원까지 올랐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주가는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거래대금도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더 걱정스러운 건 거래대금이다. 상장 직후인 작년 12월만 해도 하루 평균 55억원 정도 거래됐는데, 지금은 5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거래대금이 10분의 1이 된 것이다.

거래대금이 줄어든다는 건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식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만 해도 35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이 2분기 15억원, 3분기 8억원으로 계속 줄더니 최근에는 5억원까지 내려왔다. 투자자들이 더본코리아 주식을 사고파는 일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만 남았고, 평균 손실률은 32%

지금 더본코리아 주식을 들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다. 올해 들어 개인들은 224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같은 기간 기관은 215억원, 외국인은 18억원을 팔아치웠다. 쉽게 말해 개인만 사고 기관과 외국인은 빠져나간 셈이다.

네이버페이 데이터를 보면 더본코리아를 보유한 5,632명의 평균 매수가는 36,130원이다. 현재 주가가 24,450원이니 평균 손실률이 32.3%에 달한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면서도 계속 물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더본코리아 주가가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전반적으로 내수 경기가 안 좋았다.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니 가맹점 매출이 떨어졌고, 이는 더본코리아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여기에 식품위생법 위반 등 여러 논란도 겹쳤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 지원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을 투입했는데, 이게 단기 실적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것이다. 5월부터 방송 활동을 중단했는데, 시장 전문가들은 이것이 주가 하락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본다.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자산이 백종원 대표의 브랜드 파워인데, 그가 방송에 안 나오니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식어버린 것이다.

백종원 방송 복귀에 기대를 거는 이유

지금 개인투자자들이 유일하게 기대하는 건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다. 다행히 곧 두 개의 프로그램에서 백 대표를 다시 볼 수 있다.

이달 중으로 MBC ‘남극의 셰프’가 첫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12월에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이다. 시즌1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백 대표가 다시 방송에 나오면 더본코리아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날 거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백 대표가 방송에 나올 때마다 그가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주목받았던 게 사실이다.

단기 반등은 가능할까

솔직히 말하면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만으로 주가가 공모가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방송 복귊가 단기적인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실적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할 때 조달한 969억원으로 M&A 같은 확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의 시간표가 2027년까지로 잡혀 있다. 즉, 당장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큰 이벤트는 없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처음부터 백 대표 개인의 인기가 강점이자 약점이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방송에 나오지 않으니 시장의 관심이 더 빠르게 식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와의 온도차가 크다

더본코리아의 부진은 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68%나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더본코리아는 20% 넘게 떨어졌다. 코스피 유통업종 65개 종목 중에서도 58등이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동안, 더본코리아 주주들은 손실을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작년 12월 이후로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투자할 때 생각해봐야 할 것들

더본코리아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몇 가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는 분명 긍정적인 요소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맹점 매출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는지,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되고 있는지, M&A 같은 성장 전략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외식업 전체의 경기 흐름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백종원이라는 브랜드 파워도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가맹사업이라는 특성상 경기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최근의 각종 논란들도 부담 요소다.

지켜봐야 할 시점

당장 12월에 공개되는 흑백요리사 시즌2의 반응이 중요할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시즌1처럼 큰 인기를 끌면 더본코리아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실제 매출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언제 다시 매수세로 돌아서는지도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개인만 사고 기관과 외국인이 파는 구조가 계속되면 주가 반등은 쉽지 않다.

결국 더본코리아 주가가 회복되려면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와 함께 실적 개선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조금 더 기다리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현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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