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를 기록했다. 성장도 아니고 후퇴도 아닌, 그냥 멈춰버린 것이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라는 독일이 이렇게 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 올해 1분기만 해도 0.3% 성장하며 그나마 괜찮아 보였다. 미국의 관세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서둘러 수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에 -0.2%로 떨어지더니 3분기에는 아예 제자리걸음이 되어버렸다. 설비 투자는 조금 늘었지만 수출이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된 셈이다.
문제는 이게 올해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3년 -0.3%, 2024년 -0.2%에 이어 올해도 0%가 예상되니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또는 제로 성장이다. 독일 정부와 중앙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0%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연속 역성장은 간신히 피하게 됐지만, 이건 위안이 되기엔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독일 경제가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큰 타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고, 제조업 중심의 독일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까지 겹쳤다. 독일 하면 자동차인데, 미국이 각종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력 수출 산업이 타격을 받았다. 3분기에 수출이 감소한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올해 5월 새로 출범한 연립정부는 국방과 인프라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다.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의지였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책이 실물경제로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지만, 3년째 침체에 빠진 경제에 사람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사실 독일 경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다른 나라들이 반등하는 동안 독일만 계속 주저앉아 있는 형국이다. 에너지 문제, 무역 환경 변화, 산업 구조의 경직성 등 여러 구조적 문제들이 얽혀 있어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제조업 강국이었던 독일이 이렇게 오랜 침체에 빠져 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 그리고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독일이 언제쯤 이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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