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하면 당연히 삼성전자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중공업이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예상 밖의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24일 삼성중공업은 3.77% 오른 2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만5450원까지 올라가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들어서만 계산해보면 주가가 무려 116%나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8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눈에 띄는 성적이다. 삼성그룹 내에서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건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주가가 이렇게 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매출이 2조6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2381억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3년 1분기부터 시작된 흑자 행진이 11개 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누적으로 따져봐도 매출 7조9081억원, 영업이익 609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목표치인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좋아진 배경에는 제품 구성의 변화가 있다. 수익성이 낮은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은 줄고,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 매출이 늘어났다. 유안타증권 김용민 연구원은 임금 협약에 따른 일회성 비용 400억원을 예비비 환입과 시운전 비용 절감으로 상쇄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가를 올리는 이유
10월 들어서만 17개 증권사가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 정도면 증권가의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상상인증권 이서연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만3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올렸다. 현재 주가에서 약 25%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위해 현지 업체와 MOU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봤다. 현재 12개월 선행 기준으로 PBR 3.8배, PER 22배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주 상황도 나쁘지 않다. 최근 라이베리아 선주로부터 3411억원 규모의 유조선 계약을 따내면서 상선 부문 연간 수주 목표 58억달러 중 45억달러를 달성했다. 달성률로 따지면 78%다. 연말까지 시간이 아직 남아 있으니 목표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가 관건
증권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현지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군함 건조, 유지보수 관리, 상선 공동건조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4분기에도 고가 물량 건조와 해양 부문 실적 증가로 마진 개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선과 해양 사업 외에도 미국 군함 관련 사업과 현지 진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조선용 로봇 개발 협력에도 나섰다.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주의할 점은 있다
물론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리스크도 있다. 조선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서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면 선박 발주가 줄어들 수 있고, 중국 조선사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미국 프로젝트도 아직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은 현재 조선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다. 11개 분기 연속 흑자에 올해만 116% 오른 주가, 여기에 17개 증권사가 동시에 목표가를 올린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중장기 성장 동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앞으로도 지켜볼 만한 종목이다.
다만 단기간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이 올 가능성도 있다. 급하게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번에 나눠서 매수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투자는 결국 본인의 판단과 책임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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