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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 들어간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드디어 완공 앞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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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통도사역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온산국가산업단지가 나온다. 에쓰오일 온산공장 정문을 지나 10분쯤 더 들어가면 언덕 위 전망대에서 거대한 공사 현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바로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 2,580억원을 투입한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규모가 어느 정도냐면 축구장 123개를 합친 크기인 약 88만㎡ 부지에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2018년 6월 계획을 발표하고, 2023년 1월 공사를 시작했으니 벌써 2년 가까이 지났다. 현재 전체 설계와 구매, 건설 공정의 85.2%가 완료됐고, 실제 시공 공정률은 73%에 달한다.

완공 예정 시점은 2025년 6월이다. 첫 삽을 뜬 지 42개월 만이다. 현대건설 현장실장은 설계 기간을 빼면 실제 시공은 30개월 정도라고 말한다. 이제 완공까지 8개월 정도 남았다. 완공 후에는 생산 제품의 수율과 품질을 점검하는 시험 운전을 거쳐서 2025년 하반기쯤 본격적으로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

세계 최초로 상업 가동되는 TC2C 기술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은 TC2C라는 기술이다. TC2C는 Thermal Crude-To-Chemicals의 줄임말인데, 기존 원유 정제 시설과 비교했을 때 같은 양의 원유를 넣어도 나프타 같은 석유화학 원재료를 훨씬 많이 뽑아낼 수 있는 공정이다.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원천 기술이 들어갔고,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업 가동된다. 기존 시설보다 석유화학 원재료를 3~4배나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건설 현장은 생산 공정과 설비에 따라 패키지 1, 2, 3으로 나뉜다. 패키지 1에는 TC2C와 스팀 크래커가 있고, 패키지 3에는 저장 탱크가 건설되고 있다. 패키지 2는 5킬로미터쯤 떨어진 울주군 당월 지역에 있는데, 이곳에는 폴리머 공장이 들어선다.

스팀 크래커는 나프타나 LPG, 부생가스 같은 걸 850도의 열로 분해해서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같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설비다. 샤힌 프로젝트의 스팀 크래커는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데, 단일 설비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스팀 크래커의 핵심 장치인 크래킹 히터는 총 10기가 설치되는데, 높이가 무려 68미터에 달한다. 현재 4기는 이미 설치가 끝났고, 나머지 6기는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저장 탱크는 모두 21기가 들어선다. 여기에 패키지 1에서 생산된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같은 석유화학 제품을 담아뒀다가 파이프를 통해 패키지 2의 폴리머 공장으로 보낸다. 폴리머 공장에서는 에틸렌을 원료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같은 걸 만든다.

연간 생산량과 공급 계획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에틸렌 180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부타디엔 20만톤, 벤젠 28만톤 같은 기초 유분이 생산된다. 이 중에서 대부분의 에틸렌은 폴리머 공장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여러 합성 소재를 만드는 데 쓰인다.

에쓰오일은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남은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걸 울산 석유화학 공단에 있는 다른 업체들한테 배관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울산과 온산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과 장기 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와 함께 신규 배관망 같은 인프라 구축 공사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샤힌 프로젝트에서 만든 석유화학 원료를 배관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다운스트림 생산업체들이 원료 조달도 쉬워지고 물류비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일본 시장으로 석유화학 원료 수출을 늘리려고 하고 있고,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에서 중요한 거점이 될 거라고 예상한다.

9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 샤힌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정부나 관련 업계와 협력해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완공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25년 하반기 상업 가동이 시작되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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