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연이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을 필두로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기업 거버넌스 개혁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JP모건, 코스피 5000 전망으로 화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기업 거버넌스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경우 향후 2년간 코스피 지수가 50% 이상 상승해 약 5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코스피 지수(3200선) 대비 약 67%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낙관론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거버넌스 개혁 추진 방침과 임기 동안 ‘코스피 5000’ 달성 공약이 있다. JP모건은 “한국은 아시아 및 신흥국 가운데 핵심 비중확대 시장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한 시장 변동성이 나타날 때마다 추가 매수를 권한다”고 밝혔다.
특히 JP모건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2024년 초에 비해 훨씬 약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이는 관심을 고려하면 이는 더 좋은 진입 시점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남은 기간 코스피는 3200~3500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빙하기 끝났다”…아시아 1위 시장 평가
모건스탠리는 더욱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2022년 10월 “반도체 겨울이 오고 있다”며 부정적 전망을 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48쪽 분량의 ‘빙하기가 끝나간다’ 보고서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를 180도 전환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며 “일본을 제외한 신흥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 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시장이 1위”라고 평가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는 2600, 저점 전망치는 2000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원·달러 환율이 1480원으로 정점을 찍고 금리가 하락하는 4분기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좋은 진입 시점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타이밍까지 제시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아시아 반도체주가 고점 대비 40% 하락해 추가 하락 여력이 6~15%로 축소됐다”며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증시 호재”
골드만삭스는 직접적인 주가 전망보다는 거시경제 환경 개선에 주목했다.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고 기준금리가 2.2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서 “미국, 유로 지역, 중국 간 경제성장 경로가 서로 다를 것”이라며 “한국이 이러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타 글로벌 IB들도 긍정적 시각
UBS는 한국에 상당한 규모의 조사분석팀을 두고 78개 회사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며 한국을 아시아 투자의 핵심 시장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HSBC는 1897년 한국 진출 이래 꾸준히 활동해오며, 최근 현대건설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2025년을 “주가 변곡점”으로 지목했다.
전문가 “정책 실행력이 관건”
글로벌 IB들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고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거버넌스 개혁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실제로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정책의 실행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중 갈등,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변화 등 외부 리스크 요인들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이러한 글로벌 IB들의 긍정적 전망에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상승 마감했으며, 외국인 매수세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업계에서는 2025년을 한국 주식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해로 보고 있다. 다만 정책 변화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IB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그리고 ‘코스피 5000’ 목표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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