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500, 내년 목표치 평균 7,629…10% 상승 전망하지만 변동성 확대 예상
- AI 투자 주도권 변화: 인프라에서 ‘활용’ 기업으로 이동
- 중간선거 변수로 하반기 시장 변동성 커질 가능성
3년 연속 강세, 그러나 속도 조절 국면 진입
월가가 바라보는 2026년 미국 증시는 여전히 청신호다. 그러나 속도계는 분명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CNBC가 주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S&P500지수의 내년 말 목표치 평균은 7,629로 나타났다. 12월 29일(현지시간) 종가 대비 10.5% 높은 수준이다. 목표치 중간값은 이보다 약간 높은 7,650으로 10.8% 상승을 의미한다.
이는 2025년 예상 상승률 17.4%에 비해서는 둔화된 것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 전략가 21명 모두 2026년 증시 하락을 예측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S&P500이 2023년부터 4년 연속 상승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가장 긴 상승 행진이 된다.
오펜하이머는 8,100으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고, 도이치뱅크 8,000, 모건스탠리 7,800, 펀드스트랫 7,700이 뒤를 이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100으로 가장 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낙관론 우세한 이유
현재 S&P500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 수준으로 역사적 상단에 도달해 있다. 그럼에도 월가가 낙관하는 이유는 ‘트리플 호재’ 때문이다.
첫째,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 만료되면서, 비둘기파 인사의 선임이 확실시된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셋은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인물로, 시장에서는 완화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둘째, 재정 부양 효과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Bill)을 통한 감세와 재정지출이 경기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세합동위원회는 이 법안으로 2025~2026년 870억 달러 규모의 감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셋째,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다. LSEG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026년 주당순이익(EPS)은 312달러로 올해 대비 15% 증가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AI 조기 도입 효과로 기업 이익 성장률이 내년 0.4%포인트, 2027년 1.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팩트셋은 2026년 S&P500 기업들의 EPS 추정치를 309.22달러로 제시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예고했다. 가트너는 전 세계 AI 지출이 올해 1조5,000억 달러에서 2026년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간선거가 던지는 변수
2026년의 가장 큰 변수는 11월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다.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는 중간선거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주식 트레이더 연감에 따르면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해의 하반기에는 S&P500지수가 평균 6.6%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은 “1946년 이후 중간선거 연도의 연간 평균 하락률은 18%로 대통령 임기 4년 중 가장 높았다”며 “S&P500 지수의 연평균 상승률도 3.8%로 가장 낮았고, 상승 빈도는 5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간선거 이후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증시가 반등하는 패턴도 나타났다. 1946년 이후 중간선거 직후 1년 동안 S&P500지수가 하락한 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는 통계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취임 첫해부터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만큼, 2026년에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국민 불만이 높은 물가나 반이민정책 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AI 투자 전략의 대전환: 인프라에서 활용 기업으로
내년 증시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AI 2막’이다. 2025년까지는 반도체, 서버, 전력 등 AI 인프라 구축 기업들이 상승을 주도했다면, 2026년에는 AI를 실제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넛은 “2026년에는 AI 인프라 기업에서 AI 도입 및 활용 기업으로 점진적인 이동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기업 전반에서 생산성 개선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이런 흐름은 감지되고 있다. 야데니리서치는 15년 만에 매그니피센트 7과 S&P500 IT·통신서비스 섹터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부문이 전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 45.2%, 선행 PER 기준 38.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집중도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업종별 투자 전략: 누가 AI 수혜를 받을 것인가
IT 섹터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다. 2026년 업종별 EPS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IT(25.6%), 소재(20.6%), 산업재(13.2%), 금융(9.0%), 유틸리티(8.9%) 순으로 고른 성장이 기대된다.
엔비디아는 2026년 1월 말부터 1년간 매출 52%, EPS 64% 증가가 예상된다. 브로드컴, AMD 등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팰란티어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상향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AI 수요 급증과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산업재 섹터는 AI 인프라 투자의 낙수효과를 누린다. 건설·엔지니어링 업종의 성장 전망치는 25%를 웃돈다. 캐터필러는 데이터센터 개발 붐에 힘입어 3분기 에너지·운송 부문 수주 잔고가 398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캐터필러의 2026년 EPS가 전년 대비 29%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틸리티 섹터에서는 비스트라가 주목받는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공격적인 데이터 인프라 투자는 막대한 전력 수요로 이어지며, 이는 비스트라를 비롯한 전력 인프라 기업들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된다.
금융 섹터도 실물경제 성장과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맞물리며 구조적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JP모건은 AI 도입으로 인한 “상당한 간접적 수혜”를 언급했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자산관리 부문에서 810억 달러의 순 신규 자금을 유치했고, 골드만삭스는 M&A와 IPO 시장 활황에 힘입어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급증했다.
가벨리 펀드의 저스틴 버그너는 “AI가 다수의 업무를 대체해 생산성 향상과 이익률 확대가 가능한 기업을 찾고 있다”며 영업과 마케팅 등에서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 유통업체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도 AI 도입에 따른 신약 개발 가속화로 수혜가 기대된다.
리스크 요인: 무엇을 경계해야 하나
낙관론 속에서도 경계해야 할 리스크는 분명하다.
첫째,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노동시장이 내년 더 약화되면서 소비를 이끌어온 중산층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내년에는 상당한 수준의 증시 멀티플(PER) 축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증시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등 밸류에이션 지표는 역사적 상위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둘째, 장기금리 상승 리스크다. 그라임스앤드컴퍼니의 케빈 그라임스는 “장기 금리 상승이 가장 큰 약세 요인”이라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5%를 넘으면 위험자산에 힘들다”고 지적했다.
셋째, AI 자본지출 피로도다. 크레센트 그로브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크레이는 “AI 자본 지출 테마가 성과 없이 막대한 지출만 이어지면서 면죄부를 잃고, 시장의 좁은 리더십이 취약점으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자를 위한 조언: 옥석 가리기가 핵심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종목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가지수 자체는 강세를 지속한다 해도 종목별로 수익률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에 투자된 상태를 유지하되 경계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고품질 성장 기업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뉴버거 버먼의 조셉 아마토는 “AI 랠리는 더 많은 기업이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을 경험하면서 진화할 것”이라며 “AI 무기상(칩·인프라 공급 기업)에서 이를 채택해 활용하는 유통,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라마 캐피털의 맥스 와서맨은 “투자자들은 가치주로 회귀하여 안정적인 이익을 찾을 것”이라며 “그동안 랠리에 동참하지 못한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디포, 맥도날드 같은 소비재 기업이나 비자, CME 같은 금융 기업이 대안으로 꼽힌다.
케스트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카라 머피는 “내년 증시가 크게 오르려면 AI 관련 기업 외 전통 산업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해야 한다”며 “자본 지출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가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하면 건강한 랠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결론: 4년 연속 상승의 해, 그러나 승자와 패자는 갈린다
2026년 미국 증시는 4년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승 폭은 둔화되고,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 중간선거를 전후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을 흔들 수 있다.
AI는 여전히 증시의 핵심 동력이지만, 투자 전략은 진화해야 한다. 인프라 구축 단계에서 실제 활용 단계로 넘어가면서,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들이 새로운 승자로 부상할 것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만큼 무작정 지수만 좇기보다는 옥석을 가리는 종목 선정 능력이 수익률을 좌우할 것이다. 경계심을 유지하되 투자 포지션은 지속하라는 것이 월가의 조언이다. 기술주 편중을 완화하고 금융, 산업재, 헬스케어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도 유효해 보인다.
2026년은 ‘선택과 집중’의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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