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당주 투자 열풍이 뜨겁다. 2026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시행되면서 배당금에 붙는 세금이 낮아진다는 소식 때문이다. 최고 세율 30%를 적용하는 50억원 초과 구간까지 신설되면서 고액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 전체 상장사 중에서 이번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10곳 중 1.2곳 정도밖에 안 된다. 배당주라고 해서 무조건 세금 혜택이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조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받으려면 기업이 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동시에 전년도보다 배당금을 10% 이상 늘려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배당성향 40% 이상인 회사는 254곳이었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배당금을 전년 대비 10% 이상 올린 회사는 67곳이었다. 합쳐봐야 321개 기업으로, 전체 상장사의 12% 정도에 불과하다.
포스코홀딩스, GS리테일, 고려아연, LG유플러스, 현대엘레베이터, 교촌에프엔비 같은 회사들이 배당성향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일씨멘트, 현대오토에버, 우리금융지주, 카카오뱅크, 풍산, LG전자, 셀트리온, 삼성생명, 신세계푸드, 삼성에스디에스 등은 배당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기업들이다.
세율은 이렇게 바뀐다
2026년부터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을 보면 배당금 2천만원까지는 14%가 붙는다. 2천만원 넘어서 3억원까지는 20%, 3억원 넘어서 50억원까지는 25%다. 50억원을 넘으면 최고 세율인 30%가 적용된다.
이전 정부안보다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원래 정부가 제시한 안은 최근 3년 평균 대비 배당금이 5% 이상만 늘어도 됐는데,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기준이 직전 연도 대비 10% 증가로 바뀌었다.
동국대 이준서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배당금을 전년 대비 10% 올리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매년 실적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전년도 기준으로 10%씩 올리려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처음 정부안이었다면 일부 기업들이 올해 안에 배당을 조금씩 늘려서 요건을 맞출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전략적 대응이 어렵다.
금융주는 고민이 깊다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계산이 복잡해졌다. 원래 자사주 매입 위주로 주주환원을 늘리려던 계획이 있었는데, 이번 세제 개편으로 현금배당을 더 늘려야 할 처지가 됐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을 보면 배당성향 25%를 맞추려면 신한금융지주는 분기당 약 173억원, 하나금융지주는 약 118억원, KB금융지주는 약 95억원 정도를 더 배당해야 한다. 은행들로서는 자본 건전성을 지키면서 배당도 늘려야 하니 쉽지 않은 선택이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은행주의 주주 구성이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높아서 개인투자자에게 당장 돌아가는 직접적 혜택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다만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개인투자자 기반을 넓히려는 내부 필요성도 있어서 현금배당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 추가로 지급해야 할 현금배당 규모는 약 4,4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통신주는 안정적이다
통신 3사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83%, 47%의 배당성향을 기록하고 있어서 40% 기준을 무난하게 넘긴다.
KT는 내년부터 약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찬 연구원은 총주주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KT가 통신업종 내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자금 흐름이 바뀔까
증권가에서는 이번 세제 개편이 자금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로 이자소득에서 배당소득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7월 정부안과 비교하면 세율 인하가 시장이 원하던 방향으로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투자자들이 50억 초과 구간 신설보다는 분리과세 세율 인하 폭에 더 큰 기대를 걸었기 때문에, 이번 개편이 발표 직후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촉매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배당주 투자를 생각한다면 내가 보유한 주식이 실제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배당성향이 얼마나 되는지, 앞으로 배당을 늘릴 여력이 있는지, 주주환원 정책이 일관적인지 등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고배당을 내세우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진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확실히 갈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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