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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코스피 전망 “완전히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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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만 해도 증권사들은 하나같이 조심스러웠다. “코스피 3000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코스피는 4000선을 넘어버렸다. 증권사들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지난해 말 주요 증권사 16곳이 내놓은 올해 코스피 전망을 보면 재미있다. 가장 낙관적이었던 SK증권도 상단을 3206으로 잡았다. 가장 보수적이었던 iM증권은 아예 2750을 상단으로 제시했다. 평균적으로 봐도 대부분 3000 언저리에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이렇게 전망이 틀렸을까

증권사들이 놓친 가장 큰 부분은 반도체였다. 물론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거라는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AI 붐이 이렇게까지 강력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했고, 이게 코스피 전체를 끌어올렸다.

두 번째로는 유동성 문제였다. 연초만 해도 미국 연준이 금리를 쉽게 내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긴축 기조가 오래 갈 거라고 봤던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훨씬 빠르게 금리 인하 기대감에 반응했고, 이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세 번째는 심리적인 부분이다. 코스피가 3000을 넘고, 3500을 넘고, 4000까지 가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실제로 추가 상승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비선형적인 시장 흐름을 숫자로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다.

증권사 전망의 한계

증권사들도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정책, 유동성,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라며 “모든 변수를 미리 계산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다. 증권사들은 과거 데이터와 기업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그렇게 기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갑자기 터지는 이슈, 예상치 못한 정책 변화, 투자자들의 감정 같은 요소들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올해만 봐도 그렇다. 연초에 누가 AI 반도체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할 줄 알았을까. 누가 코스피가 4000을 넘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숫자만 보고는 절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들이었다.

2026년 전망은 어떨까

올해 예측이 빗나가자 증권사들은 내년 전망을 좀 더 과감하게 내놓고 있다. 대부분 코스피 하단을 3500에서 4000 사이로, 상단을 4500에서 5500 사이로 보고 있다. 올해의 실패를 교훈 삼아 좀 더 높게 잡은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신중한 목소리도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나 내년이나 코스피가 4300을 크게 넘기 어려울 거라고 본다. 결국 전망은 전망일 뿐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AI 투자가 계속 이어질지, 반도체 실적이 계속 좋을지, 중국 경제가 회복될지. 내년에도 변수는 한두 개가 아니다. 증권사들이 아무리 정교한 모델을 만들어도 이 모든 걸 완벽하게 맞추기는 어렵다.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증권사 전망을 무시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숫자 하나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증권사가 코스피 5000을 전망했다고 해서 정말 5000이 될 거라고 믿으면 안 된다. 반대로 4000이 상단이라고 해서 절대 안 오를 거라고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전망보다 중요한 건 그 전망의 근거다. 증권사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변수를 중요하게 보는지를 이해하는 게 훨씬 유용하다. 그리고 여러 증권사의 의견을 종합해서 낙관 시나리오와 비관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한 증권사 관계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코스피 전망은 정답이 아니라 시나리오 요약에 가깝다.” 결국 특정 숫자를 맞히려고 하기보다는,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대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올해 코스피 전망이 틀렸다고 해서 증권사들을 탓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주식시장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중요한 건 시장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다. 2026년에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분명 벌어질 것이다. 그때그때 상황을 보며 판단하는 게 가장 현명한 투자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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