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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 ‘블루오션’ 원전 해체 시장 “판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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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 고리원전 1호기 대형폐기물 처리 입찰이 이달 진행되며,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 한전KPS-오르비텍 컨소시엄, 수산그룹 세 세력이 수주 경쟁에서 맞붙는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 국내 시장 규모 11조 원, 글로벌 시장은 2050년 500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며, 이번 입찰이 해외 시장 진출의 실질적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 삽을 뜬 고리 1호기, 그 이면의 ’11조 전쟁’

1978년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전으로 가동을 시작해 40년 넘게 국가 전력의 뼈대를 지탱해 온 고리원전 1호기. 2017년 영구정지된 이후 약 8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의 ‘첫 장’이 드디어 열렸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달 17일까지 ‘고리 본부 대형폐기물 처리 용역’ 사업 입찰 계획서를 접수한다. 고리원전 1·2호기에 쓰인 원자로상부헤드(ORVH)와 증기발생기(OSG) 각 2대를 해체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99억 원이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는 작지 않다. 하지만 업계가 이번 입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업체는 총 9,000억 원 안팎에 달하는 고리 1호기 전체 해체 사업의 핵심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그뿐 아니라 2029년까지 설계 수명이 종료되는 원전 12기 해체 시장, 즉 11조 원에 육박하는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원자로상부헤드와 증기발생기 — 왜 이렇게 까다로운가

이번 입찰의 대상인 원자로상부헤드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를 밀봉해 고압·고온의 열과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핵심 기기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에서 가열된 냉각수를 이용해 터빈을 구동하는 증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두 기기 모두 가동 기간 동안 방사성 분진이 침착될 가능성이 높아, 해체 과정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작업자 보호, 환경 오염 차단,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처리까지 — 이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12년 선투자의 결실,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단연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모든 원전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직접 제작해 공급해 온 원전 제조사다. 해체 대상 기기를 처음 만든 기업이 직접 해체하는 셈이니, 기술적 이해도나 안전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점이 있다.

두산그룹이 원전 해체 시장을 단순히 ‘수주 기회’로만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미 2014년에 원자력해체센터를 설립하고 절단 장비, 건식저장용기(캐스크) 등 100여 종의 해체 전용 장비를 독자 개발했다. 10년이 넘는 선제적 투자가 지금 이 순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이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이라는 점도 업계 관계자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는 대목이다. 두산그룹은 ‘공기업 가점’ 시나리오에 대비해 한국전력기술을 컨소시엄에 추가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두산에너빌리티는 HJ중공업·한전KP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공사'(약 184억 원)를 수주하며 국내 원전 해체 1호 사업자라는 타이틀을 먼저 가져갔다. 이번 대형폐기물 처리 입찰까지 연달아 수주할 경우 두산의 독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기업의 저력, 한전KPS-오르비텍 컨소시엄

한전KPS는 국내 원전 60% 이상을 단독으로 정비해 온 전력 공기업이다. 정부와의 소통 채널이 안정적이고, 오랜 현장 경험에서 비롯된 실무 역량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2009년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 공사에서 원자로 압력강 교체 작업을 최단 기간 내에 완료한 것이 대표적인 실적으로 꼽힌다.

한전KPS가 방사성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인 오르비텍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이번 입찰의 가장 주목할 만한 포인트 중 하나다. 코스닥 상장사인 오르비텍은 지난해 말 국내 유일의 원전 해체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에 방사성 금속·콘크리트 제염 설비를 구축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2010년부터 30여 개의 해체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해 2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해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다만 체급 차이는 분명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매출(17조 578억 원)은 한전KPS와 오르비텍 양사 합산 매출(1조 6,344억 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자본력과 기술 인프라의 격차를 전문성과 공기업 신뢰도로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크호스 수산그룹, 블루오션의 선점자를 자처하다

조용히 준비해온 수산그룹도 이번 입찰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산그룹은 2020년대 초부터 원전 해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규정하고 선제적으로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원전 강소기업 세안에너텍, 코라솔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며 전략적 포진을 마쳤다. 인지도에서 밀릴 수 있지만, ‘처음부터 해체만 파고든’ 집중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500조 시장을 겨냥하다

업계가 이번 입찰을 단순한 국내 공사 수주 이상으로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대형폐기물 처리 사업은 고리 1호기 전체 해체를 앞두고 방사성 폐기물 처리 역량을 실증하는 전초전이다. 여기서 쌓은 경험과 데이터는 이후 방사선 관리구역 해체(2031년 사용후핵연료 반출 이후)와 최종 해체 종료(2037년 목표)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의 핵심 자산이 된다.

IA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영구 정지된 원전은 214기이며, 2050년까지 588기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 1기 해체에 드는 비용은 약 8,726억 원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50년 5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의 11조 원은 어찌 보면 ‘시작’에 불과한 셈이다.

국내 기업들이 대형 상업용 원전 해체 실적을 확보하면, 향후 해외 원전 수출 시 ‘건설-운영-해체’의 전 주기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단순히 원전을 짓고 파는 나라에서, 원전의 탄생부터 소멸까지를 책임지는 ‘전주기 원전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분기점이 바로 지금이다.


입찰 결과, 이르면 이달 안에 판가름

한수원은 이달 17일까지 입찰 계획서를 접수받은 후 이르면 이달 안에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십 년간 원전을 만들어온 두산의 기술력, 60% 정비 이력을 가진 한전KPS의 현장 경험, 그리고 해체만을 위해 달려온 수산그룹의 집중력이 정면으로 맞붙는 이 입찰의 결과는 단순한 공사 수주를 넘어 한국 원전 해체 산업의 첫 번째 지형도를 결정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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