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간판모델 아이오닉5 생산라인이 올해 세 번째 가동 중단, 글로벌 전기차 전략 변화 신호탄인가”
현대차가 전기차 간판모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공장 1공장 2라인이 이달 말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세 번째 휴업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침체와 미국 공장으로의 생산 이관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울산공장 전기차 생산라인 또다시 가동 중단
현대자동차는 1공장장 차정환 상무 명의로 울산공장 12라인 5월 휴업 실시 협조 요청 공문을 노조 1공장 사업부위원회에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아이오닉5와 코나 EV를 생산하는 해당 라인의 생산을 중단하고 휴업에 들어간다.
차 상무는 공문을 통해 “5월 초부터 생산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 상황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휴업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회사는 특히 5월 내수 진작 및 고객 부담 완화를 위해 아이오닉5를 최대 600만원 할인하는 프로모션 등을 실시했으나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울산공장 12라인이 휴업에 들어가는 것은 올해만 세 번째로, 2월 24일부터 28일까지의 첫 번째 휴업과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 두 번째 휴업에 이은 조치다.
아이오닉5 글로벌 판매 감소 추세 뚜렷
휴업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아이오닉5 글로벌 판매량 감소가 지목된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지난달 글로벌 도매 판매량이 9,61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 아이오닉5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585대로 전년 동기(2,065대) 대비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대비 올해 국내 전기차 보조금 책정이 빨라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2023년 전체 판매량(3,688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울산공장 생산량 감소에 영향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내 공장 생산 물량이 미국 공장으로 이관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한 HMGMA는 올해 1분기 1만1,033대의 아이오닉5를 생산했다. 이는 1분기 판매량을 모두 감당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HMGMA의 가동률은 이미 57% 수준까지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판매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아이오닉5의 올해 1분기 미국 판매량은 8,6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미국 시장 전체 전기차 판매량도 1분기 29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하며 전기차 캐즘(수요둔화) 현상에서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기아 EV6도 수출 물량 급감
기아의 전기차 간판모델인 EV6 역시 수출 물량 감소를 겪고 있다. 기아 IR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출시 이후 EV6의 1분기 수출 물량은 2022년 1만6,341대에서 2023년 2만1,848대로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만8,000여대로 감소했다.
기아의 경우 미국 시장 판매량 감소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V6 미국 판매량은 3,7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기아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도 EV6를 생산하고 있으나, 1분기 생산 물량은 2,032대에 그쳤다.
전기차 시장 구조 변화와 글로벌 생산 전략 재편
이번 현대차 울산공장 휴업과 미국 공장의 생산 확대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반전기차 정책 기조와 관세 정책 등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내 생산 기지의 역할이 재조정되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전략을 펼치게 될지, 그리고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 생산 비중이 확대될 경우, 국내 공장의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사항: 현대차 울산공장 및 HMGMA 전기차 생산 현황
현대차울산공장 전기차 생산 현황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전기차 모델과 생산규모는 다음과 같다.
- 아이오닉5: 울산 1공장 2라인(12라인)에서 생산
- 설계 생산능력: 연간 약 15만대 수준
- 코나 일렉트릭: 울산 1공장 2라인(12라인)에서 아이오닉5와 함께 생산
- 설계 생산능력: 연간 약 8만대 수준
- GV60: 울산 5공장에서 생산
- 설계 생산능력: 연간 약 5만대 수준
- 아이오닉6: 아산공장에서 생산(울산공장 외 참고 정보)
- 설계 생산능력: 연간 약 10만대 수준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규모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HMGMA의 생산 규모와 현황은 다음과 같다.
- 현재 생산능력:
- 설계 생산능력: 연간 30만대 규모
- 부지 면적: 1,176만㎡(약 355만평)로 여의도의 4배 규모
- 자동화율: 약 40% 수준(타 해외 공장 대비 높은 수준)
- 생산 차종: 아이오닉5(2024년 10월부터 생산), 아이오닉9(2025년 3월부터 생산)
- 향후 계획:
- 생산능력 확대: 연간 50만대까지 증설 계획
- 생산 차종 확대: 향후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 포함 최대 8개 차종 생산 예정
-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 차종도 생산 계획
- HMGMA 특징:
- 컨베이어 벨트 대신 자율이동로봇(AMR)과 자율주행운반로봇(AGV) 활용
-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 도입
- 현대모비스의 BSA(배터리 시스템) 공장, 현대트랜시스의 시트 제조시설 등 부품 공장 동시 운영
-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능력을 100만대에서 120만대로 확대하는 핵심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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