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11일 전일 대비 20.58% 상승한 4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 배경에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사업 시너지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일봉, 최근 6개월)

(자료: 키움증권)
한화그룹이 핵심 사업군의 지배구조를 정리하며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했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넘기면서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구심력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이사회에서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 총 1조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율은 기존 34.7%에서 42.0%로 증가하며 최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의 록히드 마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 등 지상무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특수선 사업을 강화한 한화오션의 지분까지 매입하면서 종합 방산기업으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해군으로부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두 건 수주한 데 이어 필리 조선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던 만큼, 향후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기존 지상 방산 중심의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에 더해 조선해양 사업으로까지 확장하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방산 및 조선해양 사업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 입지 강화
이번 지분 이동은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 구도를 강화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현재 한화그룹 3형제가 지분을 나눠 가진 한화에너지의 지분 일부가 김 부회장이 지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넘어가면서 그의 그룹 내 영향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이 록히드 마틴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육해공 종합 방산기업을 구축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며, “동시에 이를 통해 김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역대 최대 실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72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0.2%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42.5% 증가한 11조2462억원, 순이익은 160.5% 늘어난 2조5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222.1% 증가한 892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폴란드에 천무 다연장 로켓과 K9 자주포 납품이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며 “환율 상승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성장 이제 시작
전문가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액은 11조6215억원, 영업이익은 1조61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48만원에서 5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집트, 호주, 루마니아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프로젝트에 대한 중동국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