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주가가 전일 대비 8.28% 하락한 5만6500원에 장을 마쳤어요. 8월 들어 상승하던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요. 가면 갈수록 하락 폭이 커지면서 20일 이동평균선을 단번에 하향 돌파했어요.
[차트] 풍산 주가 흐름(일봉, 최근 1년)
(자료: 키움증권)
보통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관련 뉴스가 많이 뜹니다. 또,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큰손이라 불리는 기관 또는 외국인이 집중 매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9일) 풍산 주가 하락에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었어요.
1. 주가 하락 속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샀다’
풍산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주식시장 큰손인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갔어요. 기관은 최근 한 달간 풍산 주식에 281억원을 투자했는데요. 특히, 주가가 4거래일 연속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기관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습니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모습입니다.
[그래프] 누적 순매수 현황(2024.8.9~9.9, 단위: 백만원)
(자료: 인리치타임스, 키움증권)
보통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종목은 주가가 오릅니다. 이에 큰손의 강한 순매수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 의문을 제기합니다. 여러 의문 중 하나는 “큰손이 목표한 매수단가와 수량을 채우기 위해 일부러 주가를 급락시켰다”는 것입니다. 단, 이러한 상황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주가 급락에도 조용한 언론사
또 다른 특이점 중 하나는 풍산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관련 뉴스’가 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날 풍산에 관한 뉴스는 ‘채권 거래’가 유일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이례적인 모습입니다.
[사진] 풍산, 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
(자료: 네이버 뉴스 검색)
3. 구리 가격을 보면 ‘풍산 주가’가 보인다… 그런데
풍산 실적은 구리 가격과 연동됩니다. 즉, 구리 가격이 올라가면 풍산 실적이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풍산 주가는 구리 선물 가격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차트] 구리 선물 가격
(자료: 구글 금융)
구리 가격만 본다면 풍산 주가가 하락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현재 큰손의 움직임만 보면 향후 구리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에 배팅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구리 가격과 큰손의 움직임을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4. 실적 성장 ‘이상 무’, 오히려 매력적이야
올해 풍산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 67% 증가한 4조6684억원, 38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요.
[그래프] 올해 연간 실적 예상치
(자료: 인리치타임스, 네이버 금융)
올해 예상 실적과 최근 주가 기준 PER은 6.48배예요. 실적 성장에도 PER이 10배에도 미치지 못해 ‘성장성 대비 저평가’라고 할 수 있어요.
증권가는 7월 29일 풍산 리포트를 집중적으로 발간했는데요. 당시 EPS를 대부분 올렸으며, 2개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상향했어요. 목표주가 평균은 8만원으로, 상승여력은 42%예요. 목표주가는 최고 8만7000원, 최저 7만2000원이예요.
정리하면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 등 투자지표는 문제가 없어보여요.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또, 증권가는 풍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어요. 물론, 기대가 큰 만큼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큰 실망감에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요. 그러나, 아직 3분기 실적 발표까지 시간이 남아 ‘어닝 쇼크’에 따른 주가 하락이 나올 때는 아니예요.
5. 풀리지 않는 의문, “강단이 필요할 때”
투자에 있어 ‘실적’은 단단한 땅과 같아요. 풍산 실적은 올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요. 물론, 땅은 ‘지진’이라는 큰 위험요소가 있듯이, 풍산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어요.
현재 실적에 대한 큰 문제가 없는 가운데, 풍산 실적을 미리 알 수 있는 ‘구리 가격’ 상승세는 꺾였어요. 물론, 구리 가격 변화에 따라 주가가 변했기 때문에 이상할 점은 없어요. 구리 가격만 보면 오늘(9일) 풍산 주가 하락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예요.
그런데, 의문이 생겼습니다. 구리 가격이 꺾인다면 기관은 보통 풍산 주식을 매도할 거예요. 구리 가격이 꺾인 만큼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추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기관은 순매수를 이어갔어요. 그들은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를 보고 있는 듯 움직였어요. 추가로 ‘외국인’도 순매수세를 이어갔어요. 두 큰손이 모두 순매수를 이어갔음에도 주가는 급락했어요.
추가로 풍산과 관련된 기사가 전혀 나오지 않았어요.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풍산 주가 급락’에 따른 유사자문업체의 광고성 기사를 제외하면 앞서 살펴본 ‘채권 거래’에 관련된 기사가 전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투자전략을 취해야할까요? 가장 이상적인 투자전략은 ‘시나리오 투자전략’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상황을 정리한 후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해 향후 시장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참고할 만한 투자전략을 정리해보면 △실적 믿음형 △큰손 따라하기 △이별이 있을 수 있어요. 물론 여러가지 전략을 섞어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나만의 투자전략을 만들 수도 있어요. 단, ‘구리 가격 변화’는 계속 확인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을 때가 바로 객관적 사실을 확인하고, 분석을 바탕으로 한 투자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강단’이 필요할 때입니다. 모든 투자결정에 따른 책임은 ‘나에게’ 있기 때문에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강단있는 행동을 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