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자자들 사이에서 텔레그램으로 미국 주식을 산다는 이야기가 화제다. 국내에서만 400만 명이 넘게 쓰는 텔레그램 메신저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같은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텔레그램 주식토큰이 뭔데?

백드파이낸스라는 곳에서 만든 엑스스톡이라는 게 있다. 미국 주식 1주를 담보로 토큰 1개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 주식이면 ‘NVDAx’라고 표시되는 식이다. 실제 엔비디아 주식 가격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거래해보니 1분도 안 걸렸다.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를 텔레그램 지갑으로 보내고, 바로 주식토큰을 샀다.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24시간 거래에 수수료도 없다

일반 미국 주식은 한국 시간으로 밤에만 거래할 수 있다. 그런데 주식토큰은 24시간 언제든지 살 수 있다. 새벽에도, 점심시간에도 마음대로 거래된다. 미국 증시가 열려 있을 때는 실제 주식 가격을 따라가고, 장이 닫히면 독립적인 시장에서 거래된다.

수수료도 지금은 없다. 빗썸 같은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를 보낼 때도 수수료가 없고, 텔레그램에서 주식토큰을 살 때도 수수료가 없다. 이벤트 기간이라 그런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지금은 공짜다.

세금도 없다. 주식토큰은 가상자산으로 분류되어서 현재는 양도소득세나 보유세 같은 게 없다. 미국 주식을 직접 사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건 그런 게 없다는 얘기다.

1달러만 있어도 투자할 수 있다

기존 주식은 1주 단위로 사야 하니까 엔비디아 같은 비싼 주식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주식토큰은 1달러만 있으면 된다. 원하는 금액만큼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살 수 있다. 10달러어치만 사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고, 100달러어치 사고 싶으면 그것도 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토큰을 아주 작게 나눌 수 있어서 그렇다. 사실상 원하는 금액만큼 정확히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판매도 쉽다. 팔고 나서 다시 국내 거래소로 현금을 보내면 된다. 주식처럼 예수금 정산일도 없어서 바로 출금할 수 있다.

어떻게 거래하나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빗썸 같은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를 산다. 그걸 텔레그램 지갑으로 보낸다. 텔레그램 안에서 원하는 주식토큰을 고르고 사면 끝이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해외 거래소를 거칠 필요도 없고, 텔레그램 안에서 다 해결된다. 팔 때도 마찬가지다. 텔레그램에서 팔고 테더를 받은 다음, 그걸 다시 국내 거래소로 보내서 현금화하면 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주식토큰을 산다고 해서 실제 주식을 갖는 건 아니다. 중개기관이 발행한 토큰에 대한 권리만 갖는 거다. 주식 가격이 오르면 수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투표하는 그런 권리는 없다.

텔레그램에 자산을 두고 거래해야 하니까 플랫폼을 믿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해킹이나 시스템 문제가 생기면 곤란할 수 있다.

장외 시간에는 실제 주식 가격과 약간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물론 증시가 다시 열리면 마켓메이커가 가격을 맞춰주긴 하지만, 일시적으로 괴리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글로벌 시장은 벌써 뜨겁다

엑스스톡은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거래량 118억 달러를 찍었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같은 주식부터 ETF까지 60개가 넘는 미국 증권을 토큰으로 만들었다. 바이비트, 크라켄, 비트겟 같은 큰 거래소에도 다 상장됐다.

미국에서는 로빈후드가 유럽에서 토큰 기반으로 24시간 주식 거래 시장을 열었다. 나스닥도 SEC에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세계적으로 이 흐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규제 때문에 고민이다

문제는 국내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금가 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증권사는 가상자산 시장에 못 들어가고, 가상자산거래소는 증권 시장에 못 들어간다.

증권업계에서는 답답해하고 있다. 토큰화가 세계적인 흐름이라면 자금 관리와 준법 감시 능력이 있는 증권사가 오히려 크립토 시장에 들어가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막고만 있다가는 혁신 기회도 놓치고 사업 안정성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주식토큰이 제도권 안에서 거래되는 곳은 독일 같은 유럽 거래소들이다. 미국도 SEC가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거래소들은 규제 밖에서 영업하니까 이걸 막을 방법이 없다.

세금 회피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도 걱정거리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주식토큰으로 몰리면 양도소득세도 보유세도 다 피할 수 있으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통제가 어려워진다.

새로운 투자 방법, 어떻게 봐야 할까

텔레그램 주식토큰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24시간 거래되고, 수수료도 없고, 1달러만 있어도 투자할 수 있다. 세금도 현재는 없다.

하지만 리스크도 분명하다. 실제 주식을 소유하는 게 아니고, 플랫폼을 믿어야 하고, 가격 괴리 가능성도 있다. 규제가 어떻게 바뀔지도 모른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단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 편리하고 저렴한 건 맞지만, 그만큼 새로운 위험도 있다는 걸 알고 접근해야 한다. 기존 방식과 새로운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기 투자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시장을 바꾸고 있는 건 분명하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올 텐데, 그 변화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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